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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치

TK PK 뜻 | TK PK 정치색 | TK PK 의석수 | TK PK 차이

TK PK 뜻

‘TK’는 대구(Taegu)광역시와 경상북도(Kyungbuk)를 합친 말이며, ‘PK’는 부산(Pusan)광역시와 경상남도(Kyungnam)를 합쳐 부르는 용어입니다. 즉 영어 표기의 머릿글자를 따서 TK(Taegu+Kyungbuk), PK(Pusan+Kyungnam)라 부르는데, 원래는 1980년대 후반부터 언론에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대구는 과거 ‘Taegu’, 경북은 ‘Kyungbuk’으로 로마자 표기하던 관행이 있어 앞글자인 T와 K를 따 ‘TK’가 정착했으며, 부산(옛 표기 Pusan)과 경남(Kyungnam)의 P와 K를 따 ‘PK’로 불렀습니다. 오늘날에도 공식 행정구역 명칭은 부산광역시·울산광역시·경상남도, 대구광역시·경상북도로 구분되지만, 언론이나 여론조사에서는 편의상 ‘부산·경남·울산 지역을 PK, 대구·경북 지역을 TK’로 간단히 표현합니다.

역사적으로는 한반도 동남부 지역을 영남(嶺南)이라 하였는데, 영남은 경상남·북도와 대구·부산·울산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정치권에서는 영남 내에서도 세부 지역 민심이 다소 달라지는 경향을 반영해 TK와 PK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1987년 동아일보 김진현 논설위원이 대구경북을 “TK”라고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산경남(PK) 역시 같은 시기에 언론 기사 등에 등장했습니다. 이런 명칭은 영남 지역을 간단히 구분해 부르기 위해 생겨났으며, 특히 선거 여론조사나 정치 분석에서 보수 성향의 두 지역을 구별하여 일컫는 데 이용되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울산(PK)은 한반도 남동부에 위치하며, 두 지역 모두 산지가 많고 해안과 내륙으로 이어지는 분지 구조를 가집니다. 그러나 경제·문화적 배경에서는 차이가 큽니다. 과거에는 철기 문명을 꽃피운 가야국(경남)·신라(경북) 등의 역사적 뿌리로 영남 전체가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PK 지역은 항만과 조선·자동차 등 중공업 중심지가 되었고, TK 지역은 전통적으로 유교문화가 강하고 섬유·기계 같은 경공업과 중소기업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이처럼 지리와 역사의 차이가 명칭 탄생에도 영향을 주었으며, 현대 정치에서는 TK와 PK 두 지역 간 미묘한 성향 차이를 드러내기 위해 이 용어들이 쓰이고 있습니다.

TK PK의 정치색 변화

TK와 PK는 해방 이후 영남 지역의 핵심적인 정치권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군사정권 시절(1960~1980년대)에는 박정희, 전두환 등 영남 출신 지도자가 집권하면서 두 지역 주민들의 보수 성향이 강화되었습니다. TK는 그 중에서도 전두환 정권(충청 출신)이 들어선 후에도 강력한 보수 지지 기반을 형성했으며, PK 역시 박정희(경남)·노태우(경북) 집권 때 한나라당 계열 당을 중심으로 응집력을 보였습니다. 당시 민주화 운동의 주축이었던 영남의 대학생·지식인들 일부가 1980년대 말 민주화 투쟁을 이끌었지만, 전체 민심은 보수 정부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흐름이었습니다.

민주화 이후(1990년대)에도 TK·PK는 여전히 보수당 텃밭으로 분류됐습니다. 1992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경남 출신)은 TK·PK를 포함한 충청권을 묶은 ‘TK+PK+충청’ 연합 정당의 지원을 받아 당선되었고, 1997년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호남 출신)이 TK·PK보다는 상대적으로 충청·호남 연대를 기반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영남 지역출신)이 2002년과 2007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TK·PK 정치 구도에 변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2002년 대선에서 노 대통령은 PK의 일부(특히 울산 등 산업 노동자)가 결집하면서 TK와 PK의 표심에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냈고, 2007년 대선에서는 TK·PK 모두 이명박 후보(경북 출신·한나라당)에게 대다수 표를 보냈습니다.

최근 선거까지(2010년대~2020년대) TK와 PK는 여전히 보수 정당의 강세 지역이지만 변화의 조짐도 나타납니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경북 출신) 당선 시 TK에서는 무려 80~90% 이상이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 몰표를 주었으며, PK 역시 대체로 70%대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이후 PK 일부 지역(부산 진구·울산 북구 등)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등 보수 일변도 판도가 조금씩 흔들렸습니다. 최근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TK·PK에서도 개혁 성향의 목소리가 늘어나, 과거처럼 전 연령대가 고루 같은 정당을 지지하는 모습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 제21대 총선 결과를 보면, TK(대구·경북) 지역에서는 국민의힘 계열이 대부분의 지역구 의석을 가져갔으나 PK(부산·울산·경남) 일부에서는 민주당이 의석을 일부 확보했습니다.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TK는 여전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압승 지역이었고, PK도 상당한 격차로 국민의힘을 지지했지만 과거만큼 절대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TK와 PK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과 비교했을 때 보수색이 계속 유지되고 있으나, 민주화 이후 30년 동안 노년층과 청년층 간 지지 정당이 갈리고 있으며, 선거 때마다 특정 이슈나 정당 내 분열에 따라 민심이 요동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제22대 총선 기준 TK PK 의석 수 및 주요 정당 분포 현황

2024년 4월 실시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보면, TK(대구광역시·경상북도)와 PK(부산광역시·경상남도·울산광역시)의 의석 배분에서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났습니다. TK 지역(대구 12석·경북 13석, 합계 25석)에서는 국민의힘 계열이 전석을 차지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TK 지역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했고, TK 의석 25개 중 모두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이는 TK 지역의 전통적인 보수 성향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반면 PK 지역(부산 18석·경남 16석·울산 6석, 합계 40석)에서는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이면서도 일부 민주당계 후보들도 선전했습니다. PK 전체 40석 중 국민의힘은 34석을 확보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산 1석(사하을구), 울산 1석(남구갑), 경남 3석(진주갑·을, 창원성산구) 등 총 5석을 차지했고, 나머지 1석(울산 북구)은 진보정당(진보당)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부산지역 18석에서는 국민의힘 17석·민주당 1석이 나왔고, 경남지역 16석에서는 국민의힘 13석·민주당 3석, 울산지역 6석에서는 국민의힘 4석·민주당 1석·진보정당 1석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22대 총선에서는 여전히 TK·PK 모두 국민의힘 계열 의석이 절대 다수이며 민주당 의석은 PK 일부에만 국한됐습니다. TK 지역에서는 국민의힘(보수진영)이 전통적으로 ‘절대 권력’ 지위를 유지했으며, PK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되 민주당이 일부 의석을 얻어 경쟁 구도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두 지역 모두 보수당 우위가 확연하지만, PK 쪽은 TK보다 상대적으로 다소 더 다양한 정치색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TK PK 사회문화적 특징

지역 민심

TK와 PK 지역의 민심(여론)에는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두 지역 모두 한때 ‘영남 정서’로 묶이며 보수적 성향이 강했습니다. 대구·경북(TK) 민심은 전통적으로 ‘강력한 보수’로 불려 왔습니다. 유교적 가치가 깊게 뿌리내린 TK는 정치 성향에서도 국가안보·시장경제를 중시하는 보수층이 많고, 전통적 산업 사회를 중시해 왔습니다. 또한 TK는 1970~80년대에 박정희·전두환 정권의 ‘수혜지’라는 인식이 있어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가 굳건합니다. 최근에도 TK의 고령층 상당수는 보수정당에 일관되게 표를 던지며, 변화에 신중한 기조가 드러납니다.

부산·경남·울산(PK) 지역의 민심 역시 전통적으로 보수 우세였지만, 대도시 부산과 산업 도시 울산을 포함해 비교적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TK와 약간 다릅니다. PK 지역은 노무현 대통령(경남 출신)이 강조한 대로 ‘영남도 균열’ 현상이 종종 보였습니다. 예컨대 1997년 대선 때 PK 일부 유권자들은 김대중 후보(영남 출신)에 우호적이었으며, 2002년 대선에서도 PK 내 일부 지역(진주, 울산 등)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이 형성되었습니다. 최근 세대 분화도 두드러집니다. 부산과 울산의 젊은층, 특히 20~30대는 TK보다 민감하게 진보정당이나 제3당의 메시지에 반응해 왔습니다. 2020년대 들어 서울 등 수도권과의 소통 강화 노력도 있어 PK의 시민정서에는 상대적으로 개혁적 목소리가 늘어나는 편입니다.

두 지역 모두 지역주의에 대한 의식은 여전합니다. TK는 ‘호남패권(전남·전북 등의 세력 우위)’, PK는 ‘수도권 편중’에 대한 반감을 공유하면서 영남권 이익을 수호하려는 연대 의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TK는 타지역(특히 호남)과의 갈등과 대립 구도에서 보수 결집도가 높고, PK는 상대적으로 산업계, 노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교차합니다. 예를 들어, TK에서는 전통적 산업 종사자가 많아 보수 노선이 단단한 반면, PK에서는 현대자동차·조선·금융 등 산업 다양성 때문에 보수층 내부에서도 의견 차이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TK는 ‘영남 내 최우선 보수 텃밭’, PK는 ‘경쟁적인 영남의 한 축’이라는 성향이 있어 지역 여론이 조금 다르게 나타납니다.

교육

두 지역 모두 교육열이 높고 우수한 대학이 집중된 지역입니다. 대구경북에는 경북대학교(포항공대 포함), 계명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등 주요 사립·공립 대학이 있으며, 과거 한글 창제의 기반이 되는 활발한 학문 전통을 자랑합니다. 영남대, 경북대 등은 의대·공대가 강하고 연구 중심대학으로 발전해왔습니다. 부산경남울산에는 부산대학교, 경상대학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창원대학교, 동아대학교, 부경대학교 등 국·공립대와 여러 사립대가 있습니다. 특히 울산과학기술원은 공학계열 연구 중심 대학으로 주목받습니다. 고교 수준에서도 두 지역 모두 서울·수도권에 비해 치열한 입시 경쟁을 보이나, 경기·인천 등 수도권보다는 진학률이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다만 대도시를 포함한 양 지역은 사립 중고교와 특목고가 많아 교육 자원은 풍부한 편입니다.

학력 분포를 비교하면, PK 지역 내 대도시(부산, 울산)는 학력이 높은 편이나, 경남 일부 농어촌 지역은 학력 평균이 낮을 수 있습니다. TK 지역은 대구시는 서울에 버금가는 교육 인프라를 갖춘 반면, 경북 산간지역은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합니다. 최근 두 지역 모두 지방 인구 감소와 수도권 유출로 인해 인재 육성이 고민거리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남대·경북대 등은 지역 대학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부산·울산·경남지역도 정부의 ‘지방대학 지원 정책’을 활용해 혁신과 특성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종교

영남 지역 전반은 기독교와 불교가 공존하지만, 지역별로 편차가 있습니다. TK 지역(대구·경북)은 전통적으로 개신교(특히 장로교·감리교)가 세력을 크게 형성해 왔습니다. 대구·경북 곳곳에는 대형 교회와 신학교(예: 대구침례신학대학원 등)가 많고, 한때 보수주의 교계 영향이 정치·사회적으로 두드러지기도 했습니다. 반면, 경주, 안동 등 역사유적 중심지에는 오래된 사찰과 불교문화도 남아 있어 불교 신도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TK에서도 천주교(대구대교구)나 원불교(동산범종사) 같은 종파가 지역민들 사이에 안정적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PK 지역(부산·경남·울산)은 대도시 부산 내 개신교와 천주교가 모두 발달해 있고, 경남 해인사·합천 해인사 같은 유명 불교 사찰도 많습니다. 부산지역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백양사, 범어사가 있으며, 울산 신불산과 경주 불국사·석굴암 등 지역 불교 유산이 풍부합니다. 이외에 양산 통도사(부산 근교) 같은 사찰이 있어 PK에서도 불교 신도층이 상당합니다. 한편 해운대, 광안리 등 해변 도시 특성상 각종 종교 행사가 열리며, 다양한 종교 축제와 기도회로 지역 사회가 활성화되는 모습도 보입니다.

요약하면, TK는 개신교의 영향력이 특히 크고 보수 기독교 문화가 뚜렷한 편이며, PK는 부산·울산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불교와 개신교가 고르게 분포해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두 지역 모두 종교단체가 사회복지·봉사활동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지역 행사에도 종교계 참여가 뚜렷합니다.

언론

TK·PK 지역에는 각각 지역 밀착형 언론사와 방송사가 발달해 있습니다. 대구경북권에는 매일신문, 영남일보, 경북일보 같은 일간지가 대표적입니다. 대구MBC, TBC, KBS대구, CBS대구 같은 방송사도 지역 뉴스를 생산하며 영향력이 큽니다. 이들 언론은 대체로 보수 성향 기사·논평이 많아 지역 정서와 비슷한 편입니다. 대구·경북 지역 언론은 대구시와 경북도 소식뿐만 아니라 신공항·신산업 등 지역 개발 이슈에 집중하여 독자들과 소통합니다.

부산경남울산권에서는 부산일보, 경남신문, 울산매일 등이 있으며, 부산MBC, KNN(부산경남 민영방송), MBC·KBS울산 등 방송사들도 지역 뉴스를 다룹니다. 부산일보·국제신문·매일신문(부산) 등은 PK 민심을 대변하는 주요 매체입니다. PK 지역 언론도 비교적 보수적 시각을 많이 보이며, 특히 PK 경제 중심지인 울산·경남지역에서는 산업 관련 보도가 두드러집니다. 부산MBC, KNN 등의 케이블과 공중파는 부산·울산·경남 전역의 행정소식과 산업계를 폭넓게 보도합니다.

최근에는 인터넷 매체와 유튜브, SNS를 통한 지역 뉴스 소비가 증가하며 지역 언론 환경이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TK·PK의 지역 언론은 여전히 주민 여론 형성에 큰 역할을 합니다. 두 지역 모두 한 방송사의 리허설 또는 정치이슈를 다루면 곧바로 지역 토론회가 벌어질 정도로, 언론 영향력이 높습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광고와 지역 행사 보도를 통해 언론-지자체 관계가 긴밀한 점도 공통점입니다.

주요 지역 행사

두 지역 모두 대표적인 문화·축제 행사들이 있습니다. TK 지역에서는 대구광역시가 매년 가을에 여는 치맥(치킨+맥주) 페스티벌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유명합니다. 경북에서는 경주 벚꽃 마라톤대회문경새재 단풍축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열려 지역민과 관광객들을 끌어모읍니다. 특히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와 경주 불국사·석굴암 관광은 TK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자원입니다. TK의 가을·겨울 축제로는 대구서문시장 근처의 뮤지컬 달성토성 국화축제와 영천의 와인터널 빛 축제 등이 손꼽힙니다.

PK 지역에서는 부산과 경남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축제가 열립니다. 부산에서는 매년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려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으며, 부산불꽃축제, 부산항축제, 가을감천문화마을 축제 등도 유명합니다. 부산 해운대 모래축제광안리 어방축제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행사입니다. 울산에서는 태화강 국가정원 물축제울산고래축제 등이 열려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많습니다. 경남에서는 진주 남강 유등축제(8월 초), 통영 한산대첩문화제, 창원 무학산 진달래축제, 산청 한방약초축제 등 지역색이 드러난 행사가 활발합니다.

이외에도 양 지역 모두 매년 개최되는 체육행사(예: 대구 국제마라톤, 부산 국제 모터쇼), 학술·산업 박람회(대구 국제섬유박람회, 부산 국제소방안전박람회) 등이 있어 지역 경제·문화 활성화에 기여합니다. 이렇게 TK·PK 지역 행사는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외부 관광객·투자가 지역으로 유입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TK PK 경제적 차이

산업 구조 및 주요 기업

두 지역의 산업 구조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대구경북(TK) 지역은 전통적으로 섬유·기계·자동차 부품·전자 등의 중소 제조업이 강세입니다. 대구는 과거 한국의 섬유산업 중심지였고, 현재도 섬유·의류와 기계·금속 산업이 발달해 있습니다. 경북 경산에는 전자부품과 정보기술(IT) 공장이 밀집해 있고, 구미에는 삼성전자·LG전자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 POSCO의 포항제철소가 위치해 있습니다. 주요 기업으로는 POSCO(포항), 두산밥캣, LG디스플레이(구미), 삼성SDI(구미), 현대위아(경산) 등이 있습니다. TK는 또한 의약·헬스케어 분야 육성을 위한 산업단지도 추진 중인데, 대구시가 의료산업진흥재단을 통해 제약·의료기기 산업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부산경남울산(PK) 지역은 중화학 공업·조선·자동차·화학·물류 중심지입니다. 울산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공장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현대중공업 조선소, SK에너지 등 대형 제조업체가 밀집해 있습니다. 부산에는 전통적 항만물류, 철강(부산제철), 조선소(현대삼호중공업)뿐 아니라 금융기관도 많아 산업·서비스가 혼합된 구조입니다. 경남지역은 거제의 대우조선해양, 창원의 창원기계·성진기업, 진주의 금속·화학단지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 발달해 있습니다. 대표 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울산), 대우조선·삼성중공업(경남 거제), HMM(옛 현대상선·부산), 롯데케미칼(울산), LS그룹(구미·경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TK는 중소기업과 지역 기반의 전통 제조업이 많고 상대적으로 수출 비중이 낮은 편인 반면, PK는 대기업 중심의 수출 주도형 산업 구조를 가집니다. 이 때문에 PK 지역은 세계 경제 변동에 더 민감하며, TK는 국내 경기 변화에 더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울산·경남의 조선·자동차업은 수출 비중이 높아 글로벌 경기 침체나 보호무역장벽에 취약한 반면, 대구경북의 중소 섬유·전자업은 내수시장과 맞물려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이나 고부가가치 성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용 및 수출입

고용 면에서도 차이가 나타납니다. 울산과 부산은 대기업과 항만 인프라 덕분에 제조업·물류 분야의 고용이 안정적인 반면, 대구경북은 영세한 공장들이 많아 청년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실제로 통계상 대구광역시의 청년 실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다소 높은 경향을 보였고, 반면 울산광역시는 산업단지의 고용 창출로 전국 최저 수준의 실업률을 유지해 왔습니다. 경남의 일부 공업지역(창원, 진주)은 고용 규모가 크나, 농·어촌 지역은 일자리 부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수출입 측면에서는 PK 지역이 월등히 유리합니다. 부산항은 대한민국 최대의 무역항구로, 전 세계로부터 수출 물량이 대거 이곳을 통합니다. 울산항과 포항항도 주요 수출입항이며, 경남 사천공항은 국제 물류 역할을 합니다. 이로 인해 PK 지역은 전체 국가 수출액의 상당 부분을 담당합니다. 예를 들어 경남·울산의 자동차·조선 수출, 부산의 제철·기계 수출이 한국 수출의 큰 축을 이루죠. 반면 TK 지역은 포항제철소 수출 물량과 일부 전자제품 수출이 있지만 PK에 비해 수출 비중은 낮습니다. 대구지역은 중소 상품 위주라 수출액은 상대적으로 적고, 내수시장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큽니다.

지역 발전 정책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역 발전 정책에서도 TK와 PK는 서로 다른 전략이 추진됩니다. TK 지역에서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신공항) 추진이 대표적입니다. 2026년 개항을 목표로 김해공항·대구공항 기능 이관 계획이 진행 중이며, 이에 따라 신공항 주변을 첨단물류·항공산업 특화 경제자유구역으로 조성하려는 구상이 있습니다. 경북 의성에 공항 신도시를 건설하고, 대구경북 경제권을 항공물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또한 대구시는 ICT·첨단산업을 키우기 위해 ‘부품·소재산업 특별법’을 활용해 금속산업특화단지, 의료산업클러스터 조성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PK 지역에서는 동남권 메가시티 등 광역협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부산·울산·경남은 2024년 메가시티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57개 세부사업(3대 전략·12개 핵심과제)이 설정되었습니다. 주요 과제로 광역 철도망 확충(KTX 부산 연장, 광역전철), 신항만 및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확대, 친환경 에너지 전환(울산 수소그린수소 산업화), 미래 신성장산업 육성 등이 포함됐습니다. 아울러 부산시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부산민간공항 대체) 사업을 강력히 추진하여 지역 물류·관광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경남은 2030월드엑스포(부산 유치 예정), 창원국제사격장 등 시설 기반 투자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처럼 TK는 대구경북 신공항, 대구특례시 추진, 미래자동차·의료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이 주요 정책이라면, PK는 부울경 메가시티, 신항 배후단지, 가덕신공항, 항만·조선산업 지원 등을 중점 두고 있습니다. 두 지역 모두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특별교부세나 국책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지만, 상호 협력을 통한 광역인프라 건설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역 간 갈등 또는 협력 사례와 정치·경제적 영향

영남권 내에서도 TK와 PK 간 이해관계가 상충하거나 협력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갈등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은 동남권 신공항 입지 문제입니다. 부산·경남·울산(PK)은 기존 김해공항을 대체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요구해 왔고, 대구·경북(TK)은 대구 주변 지역(밀양 등)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2016년 국책 조사에서 가덕도와 밀양이 각각 1·2순위로 나오면서 갈등이 심화되었고, 실제로 부산과 대구·경북 사이에 신공항 유치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은 정치권 공방과 지역 민심 분열을 낳았으며, 결국 중앙정부는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결정했지만 TK에서도 대구국제공항 확장 등으로 보상하려는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인프라·사업 유치 문제로 인접 지역 간 갈등이 발생하면, 각 지역의 정치인들이 국회나 청와대에 예산 배분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갈등 예로는 부산시와 대구시 간 경제자유구역 경쟁, 광역 철도 노선 연장 이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KTX 경부선 부산역 확장과 KTX 대구 연장을 두고 비용 분담을 두고 갈등이 있었습니다. 정부 예산으로 추진되는 사업은 종종 참여 지역이 늘리거나 축소를 요구하며 분란이 일어나는데, 부산·경남 쪽은 대구보다 앞선 부산항·신항 개발을 강조하고, 대구·경북 쪽은 동서축 연결과 신공항 투자에 무게를 두는 식입니다. 이 때문에 지역간 정치 리더십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한편 협력 사례도 있습니다. 최근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은 PK 내부(부산·울산·경남) 협력 사례이지만, 광역 경제권 차원에서는 TK도 연관됩니다. 경부고속선 고속화와 제2경부선(대구-부산 KTX 직선화) 사업, 광역철도 및 고속도로 확충은 TK·PK를 잇는 교통망 협력의 일환입니다. 예를 들어, 대구~부산 연결 광역철도망은 두 지역 상생 발전을 위해 부산 대구권 기업과 행정이 공동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남권연구원과 같은 기관들은 TK·PK 공동 정책 세미나를 열어 지역 경제정책 협의를 하며, 기술·산업 분야의 공동 프로젝트도 기획합니다.

정치적으로 TK와 PK가 협력하는 경우는 주로 보수정당의 영남연합을 강조할 때입니다. 과거 3당 합당(1990)이나 자유한국당(새누리당) 시절에는 TK+PK 연합을 통해 정권을 탄생시키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PK와 TK 정치인들이 손을 잡아 영남권 표심을 결집한 결과가 김영삼 정부(19931997)의 기반이 됐습니다. 반면, TK vs PK 간 경쟁 구도는 특정 선거에서 당내 주도권 다툼으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20162017년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에는 TK의 일부 중진들이 신당으로 옮겨가는 등 두 지역 간 새로운 보수 정당 경쟁이 촉발되기도 했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지역 간 갈등은 때로 예산과 정책 배분에도 영향을 줍니다. 신공항 갈등은 결국 국비 지원 이슈로 이어졌고, 가덕도 신공항 확정 이후에도 대구경북에 대한 SOC 예산 배분 협의가 필요해졌습니다. 한편 공동 협력 사업은 양 지역에 공통 이익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동서축 산업벨트(울산-경주-대구-부산) 조성은 지역 기업들의 협력 기회를 넓히고 교통 인프라를 공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KTX 직결 운행은 TK 주민들의 접근성을 개선해 부산 등 PK 지역 출퇴근을 원활히 하고, 반대로 PK 기업과 대학교가 TK 지역 인력을 쉽게 확보하도록 돕습니다.

요약하면, TK와 PK는 같은 영남 지역이지만 인프라·사업 유치를 둘러싼 갈등도 있었고, 최근에는 광역경제권과 교통망 같은 협력 사업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런 갈등과 협력은 두 지역 정치인 간 연대와 경쟁으로 반영되며, 동시에 두 지역 경제발전 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TK와 PK 간 협력은 영남권 전체의 발전을 촉진하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이익이 충돌할 때에는 지역 감정이 악화돼 정치·경제적 이해관계 조율이 중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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