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펨코 뜻
인터넷 커뮤니티 펨코(FMKorea)는 2008년 10월에 축구 게임 팬들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시작된 사이트입니다. 처음에는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인 풋볼 매니저(Football Manager) 유저들의 모임으로 출발하여, 게임 공략과 선수 정보 등을 나누는 작은 커뮤니티였습니다. “FM코리아”라는 이름은 풋볼 매니저의 약자인 FM에서 따온 것이며, 이를 줄여 흔히 펨코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초기의 펨코는 오로지 축구 게임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곳이었고, 축구 매니아들 사이에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회원 수가 늘어나고 다루는 주제가 다양해지면서, 펨코는 단순한 게임 커뮤니티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 인터넷 커뮤니티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펨코의 설립 배경과 초기 목적
펨코가 탄생한 2008년 10월, 당시 국내에서는 축구 게임 풋볼 매니저의 인기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실제 축구 팀의 감독이 되어 팀을 운영하는 시뮬레이션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복잡한 전략 요소 때문에 정보를 공유할 커뮤니티의 필요성이 컸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펨코는 풋볼 매니저 정보 공유 커뮤니티로 문을 열었습니다. 설립자와 초기 회원들은 각종 게임 공략, 선수 DB 업데이트, 전술 팁 등을 게시하며 활발히 소통했습니다.
초창기 펨코의 분위기는 철저히 축구 게임 중심이었습니다. 해외 축구 리그와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 게임 내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 토론 등이 주를 이루었고, 회원들은 서로 게임 스크린샷, 데이터 패치, 유망 선수 추천 등을 공유하며 열정을 나눴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커뮤니티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 회원들끼리 어느 정도 알고 지내는 아담한 팬덤 모임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또한 게시판 구조도 풋볼 매니저에 특화된 정보 게시판과 질문 답변 게시판, 그리고 자유롭게 대화하는 잡담 게시판 정도로 단순했습니다. 요컨대, 펨코의 초기 목적은 오직 풋볼 매니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나누고 함께 즐기는 것이었으며, 다른 주제나 사회 이슈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사이트의 확장과 영향력 확대
펨코는 개설 후 몇 년 간 축구 게임 팬층을 꾸준히 모았고, 회원 수가 증가하면서 커뮤니티의 관심 분야도 자연스럽게 넓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풋볼 매니저 유저들은 대개 축구 전반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게임 외에도 실제 축구 경기와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시판이 생겨났습니다. 특히 해외 축구에 열광하는 회원들이 많아, 유럽 축구 리그 소식을 전하는 게시물이 쏟아졌고, 펨코는 점차 축구 전반을 다루는 커뮤니티로 발전했습니다.
축구 이외의 주제들도 추가되면서 사이트는 다양한 게시판을 갖춘 종합 커뮤니티로 확장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유머 게시판을 도입하여 재미있는 사진이나 밈(meme), 웃긴 이야기들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회원들은 축구 이야기 사이사이에 가벼운 웃음을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유게시판이나 일상 게시판도 생겨나 축구와 무관한 일상사나 취미에 대한 대화가 활발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펨코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개방된 공간으로 만들었고, 게임 커뮤니티에 국한되었던 영향력이 일반 대중 인터넷 문화 전반으로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10년대 중반부터는 사회 현안이나 정치 이슈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사/정치 게시판도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정치적인 색채를 띠지 않던 펨코였지만, 커뮤니티 규모가 커지고 여러 배경의 회원들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적 이슈를 토론하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사회나 정치 관련 게시판이 신설되었고, 각종 뉴스를 공유하거나 시사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로써 펨코는 단순한 취미 모임을 넘어 유머, 생활, 시사, 정치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거대 커뮤니티로 탈바꿈했습니다.
사이트의 규모 확장은 방문자 수 증가로도 나타났습니다. 회원들의 입소문과 풍부한 콘텐츠 덕분에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펨코는 이제 국내 인터넷 공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커뮤니티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실제로 2020년대에 들어 펨코는 대한민국 전체 웹사이트 방문자 수 순위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2022년 10월 통계에 따르면 펨코는 국내 웹사이트 중 방문자 수 6위를 기록했고, 커뮤니티 사이트로만 따지면 디시인사이드에 이어 2위에 오를 만큼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게임 분야에서 시작한 작은 커뮤니티가 지금은 거대한 종합 커뮤니티로 발전하여, 유머 콘텐츠부터 사회 뉴스까지 다양한 주제가 하루에도 수없이 논의되는 공간으로 변모했습니다.
펨코 주요 게시판과 커뮤니티 구조
펨코가 종합 커뮤니티로 성장하면서 여러 가지 게시판과 독특한 운영 구조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현재 펨코 내에는 축구, 게임, 유머, 시사 등 다양한 주제별 게시판이 존재하며, 그 중에서도 회원들이 특히 많이 이용하는 인기 게시판들이 있습니다.
먼저 펨코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축구 관련 게시판들이 활발합니다. 해외축구 게시판은 펨코를 상징하는 코너 중 하나로,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축구 경기와 선수들에 대한 소식, 분석, 하이라이트 영상 등이 공유됩니다. 국내 축구(K리그)보다 해외 축구 리그에 대한 게시물이 훨씬 많은 것이 특징인데, 이는 펨코 이용자들이 유럽 축구에 열광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유럽 챔피언스리그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같은 주요 경기 직후에는 해당 경기와 선수들에 대한 글이 쏟아져 나오며, 커뮤니티 메인 화면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축구 스타 손흥민 선수가 활약한 날이면, 다음날 펨코에는 손흥민 관련 글들이 즐비하고 수많은 댓글이 달리는 식입니다. 이런 점에서 펨코는 해외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성지와 같은 공간이 되었습니다.
게임 게시판 역시 펨코의 핵심 영역입니다. 원래 풋볼 매니저 게시판이 모체였지만, 지금은 그 외에도 다양한 게임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같은 인기 온라인 게임에 대한 게시판이 따로 있어서, 게임 플레이 이야기나 e스포츠 대회 소식, 공략 정보 등이 공유됩니다. 게임 섹션에서는 최신 게임 출시 소식이나 게임 관련 이슈들도 자연스럽게 다루어지며, 펨코 이용자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게임 취미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한편, 유머 게시판은 펨코의 트래픽을 견인하는 또 하나의 인기 코너입니다. 이곳에는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는 웃긴 이미지, 밈(meme), 일상 속 웃지 못할 에피소드, 재치있는 패러디 콘텐츠 등이 올라옵니다. 펨코 전체에서 유머 관련 게시물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서, 많은 이용자들이 즐겁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펨코에서는 재미있는 게시물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는 경우가 흔한데, 이러한 글은 수만에서 십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커뮤니티를 넘어 SNS나 타 사이트로 퍼져나가기도 합니다. 웃음을 주는 콘텐츠 덕분에 펨코는 게임과 축구에 관심 없는 이들에게도 “재미있는 짤방 보러 가는 곳”으로 알려지게 되었을 정도입니다.
시사/정치 게시판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게시판에서는 국내외 뉴스, 사회 문제, 정치 현안 등에 대한 글이 공유되고 토론이 이루어집니다. 본래 축구 게임 커뮤니티였던 펨코가 시사 분야까지 다루게 된 것은 커뮤니티 확장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회원들은 각종 뉴스 기사나 이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올리고, 댓글로 토론을 벌입니다. 다만,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한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진이 엄격한 게시판 규칙을 정해 두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나치게 특정 정치 성향을 선동하는 글이나, 과도한 비방, 욕설이 섞인 글은 제재 대상이 됩니다. 이러한 운영진의 관리 노력 덕분에 펨코에서는 기본적인 토론 매너와 커뮤니티 질서가 비교적 유지되고 있는 편입니다.
펨코만의 독특한 게시판 기능과 구조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그 중 하나가 게시물 평가 시스템인데, 모든 게시물에는 회원들이 “추천”과 “비추천”을 표시할 수 있는 버튼이 달려 있습니다. 펨코에서는 이를 조금 특이하게 부르는데, “추천”을 할 때는 “포텐 올리기” 버튼을 누른다고 하고, “비추천”을 할 때는 “방출” 버튼을 누른다고 표현합니다. 이것은 펨코의 기원이 축구 매니저 게임인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축구 용어로 “포텐”(potential)은 잠재능력을 뜻하고, “포텐이 터지다”는 표현은 잠재력이 폭발적으로 발휘된다는 뜻인데, 펨코에서는 추천을 많이 받아 인기 게시물이 된 경우를 “포텐 터졌다”고 부릅니다. 반대로 “방출”은 축구 구단에서 선수를 방출(내보낸다)하는 것에 빗대어, 비추천을 누르는 행위를 뜻합니다. 회원들이 어떤 글을 읽고 재미있거나 유익하다고 생각하면 포텐 올리기를 눌러 추천해주고, 반대로 문제적이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방출을 눌러 의사를 표합니다.
이러한 추천/비추천 시스템은 펨코의 메인 페이지 구성과도 연결되는데, 펨코에는 “포텐 터진 게시판”이라는 별도의 공간이 있습니다. 이는 일정 수 이상의 추천을 받아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게시물들이 모아지는 곳입니다. 말하자면 회원 투표로 선정된 실시간 인기글 모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회원들은 개별 게시판을 일일이 둘러보기보다 이 포텐 터진 게시판을 통해 현재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는 글을 한눈에 확인합니다. 이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은 기본 조회수가 수만 회에 이르고, 펨코 전체 회원들의 주목을 받기 때문에 추가적인 댓글과 토론이 활발하게 이어집니다. 이러한 구조는 좋은 콘텐츠가 빠르게 부상하고 널리 공유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동시에 부적절한 콘텐츠는 회원들의 비추천(방출)에 의해 걸러지도록 작용합니다.
커뮤니티 운영 측면에서도 펨코는 회원제 기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게시물 작성과 추천/비추천 등의 활동은 모두 회원 가입을 해야만 가능합니다. 비회원은 눈으로 게시물을 읽는 것만 가능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계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펨코의 회원 가입은 여타 커뮤니티에 비해 제한과 절차가 조금 엄격한 편입니다. 예를 들어, 계정 생성 시 본인 인증을 요구하여 이메일 인증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문자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또한 회원 이름(닉네임)을 정할 때 정치적이거나 반사회적인 문구, 지나치게 선정적인 표현, 욕설 등이 담긴 닉네임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입 기준은 커뮤니티 내에서 과도한 분쟁 유발자나 악성 계정을 미리 걸러내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펨코 운영진은 “깨끗한 커뮤니티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회원 관리를 엄격히 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회원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제재를 가하는 편입니다.
펨코는 한때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도 운영했는데, 이를 통해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가능하도록 하면서도, 부작용도 일부 나타났습니다. 익명 게시판에서는 별도의 닉네임 없이 글을 쓰다 보니 평소보다 과감한 주장이나 무책임한 글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었고, 이는 몇 가지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은 뒤의 논란 섹션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결국 펨코는 익명 게시판의 운영 원칙을 재정비하고, 부적절한 사용에는 강력한 대응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과거 펨코에는 “수용소” 게시판이라는 특수한 공간이 존재하기도 했습니다. 수용소 게시판은 일반 이용자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비밀 게시판으로, 주로 성인 유머나 다소 자극적인 내용의 글들이 올라오는 곳이었습니다. 본래는 성인 인증을 거친 회원들만 접근 가능한 숨겨진 공간으로 운영되었으나, 이곳에서 일어난 여러 문제로 인해 현재는 폐쇄된 상태입니다. 수용소 게시판의 폐쇄 결정은 커뮤니티가 자정능력을 발휘하여 건전한 운영을 추구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구조와 제도들을 통해 펨코는 규모가 커진 이후에도 비교적 질서를 유지하며 운영되고 있습니다.
펨코 이용자층 및 특징
펨코의 이용자층은 한국의 여타 대형 커뮤니티들과 비교해볼 때 몇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성별 분포를 보면, 펨코는 전형적인 남성 중심 커뮤니티로 분류됩니다. 통계에 따르면 펨코 이용자의 약 70~80%가 남성이며, 여성 회원은 20% 남짓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남초 커뮤니티”인 셈인데, 이는 펨코가 애초에 축구와 게임이라는 전통적으로 남성 관심사가 높은 주제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재는 여성 회원들도 어느 정도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나 주요 관심사는 남성 회원들의 취향과 성향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연령대 측면에서는, 20대와 30대의 젊은 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펨코 이용자 중 25세에서 34세 사이의 비율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18세~24세, 35세~44세 순으로 이용자가 많았습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펨코의 핵심 이용층은 대학생부터 사회 초년생, 그리고 30대 직장인까지의 비교적 젊은 성인 남성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커뮤니티의 시작이었던 풋볼 매니저 게임 팬들이 해당 연령대에 많이 분포했던 영향도 있고, 이후 유머나 시사 게시판이 활성화되면서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청년층이 대거 유입된 결과로 보입니다. 한편 10대 청소년이나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데, 이는 펨코의 콘텐츠가 주로 젊은 세대의 관심사에 맞춰져 있고, 또 가입 절차가 까다로운 점 등이 작용한 결과일 것입니다.
펨코 이용자들의 활동 패턴도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축구 팬이 많다는 특성 때문에, 새벽 시간대에 활동하는 회원들이 특히 눈에 띕니다. 유럽 축구 경기가 한국 시간으로 밤늦거나 이른 새벽에 진행되곤 하기 때문에, 펨코에서는 심야에 경기를 함께 보며 실시간으로 반응을 올리는 “새벽 동접(동시접속) 인원”이 많습니다. 실제로 평일 새벽에도 수만 명의 회원이 펨코에 접속해 있다는 운영진의 언급이 있었을 정도로, 펨코는 야간 활동이 활발한 커뮤니티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펨코를 가리켜 해외축구를 사랑하는 “새벽족들의 성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주요 경기 날 밤이 되면 게시판에 라이브 경기 중계글과 댓글 응원이 이어지고, 골이 터지거나 이슈가 생길 때마다 수백 개의 댓글이 순식간에 달리는 진풍경이 벌어집니다.
주 관심사가 축구, 게임, 유머이다 보니, 펨코 이용자들은 인터넷 밈과 영상 문화에 익숙하고 유희적인 댓글 문화를 즐기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재미있는 글에는 재치 있는 드립(농담 섞인 댓글)을 달거나, 유명한 짤방(이미지)을 활용해 반응하는 모습이 흔합니다. 펨코 회원들은 서로를 부를 때 “펨코 회원님” 혹은 친근하게 “펨코인” 등으로 지칭하기도 하고, 커뮤니티 내에서 통하는 약어와 은어를 능숙하게 사용합니다. 이는 뒤의 문화와 밈 섹션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대표적으로 “ㅎㅂ”(후방주의) 같은 표현이나 “포텐 간다” 등의 용어들이 일상적으로 쓰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특징은, 펨코 이용자들이 사회 현상에 반응하는 방식입니다. 20-30대 젊은 남성층이 주를 이루다 보니, 이들은 온라인 여론 형성에 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컨대 펨코에서 이슈가 된 사건이나 뉴스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토론이 벌어질 뿐만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나 여론조사 응답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펨코 회원들은 자신들의 입장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이는 한국 사회에서 젊은 남성 세대의 의견 표출 창구 역할을 커뮤니티가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이용자층의 움직임은 펨코의 정치적 성향과도 연관되어 나타나는데, 다음 장에서 다룰 정치 성향 부분에서 이러한 면모를 살펴보겠습니다.
펨코의 정치적 성향
펨코는 출발 당시에는 정치적 색채가 없는 게임 커뮤니티였지만, 커뮤니티가 성장하고 회원들의 관심사가 다양해지면서 점차 특유의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특히 2010년대 후반에 이르러 한국 사회에서 젊은 층 사이에 여러 사회 갈등 이슈가 대두되자, 펨코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토론과 입장 표명이 활발해졌습니다. 그 결과 현재 펨코는 외부에서 보기에도 뚜렷한 경향성을 가진 커뮤니티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언급할 부분은 펨코 이용자들의 전반적인 성향이 다소 보수적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주로 20~30대 남성 중심 이용자층의 사회인식과 관련이 있는데, 펨코에서는 페미니즘 및 젠더 이슈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우세한 편입니다. 예를 들어 2019년 개봉한 페미니즘 소재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펨코 커뮤니티에서는 “남성에 대한 편향적 시각이 있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고, 해당 영화의 평점 테러나 비판적 리뷰를 공유하는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이는 같은 시기 다른 남초 성향 커뮤니티들의 반응과도 맥락을 같이하는데, 펨코 이용자 다수는 급진적 여성주의나 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흐름에 반대하는 입장을 자주 표출해왔습니다. 이러한 경향 때문에 외부에서는 펨코를 “반(反)페미니즘 성향의 남성 커뮤니티”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펨코의 정치적 성향을 본격적으로 가늠할 수 있었던 사건 중 하나는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관련 논란(일명 조국 사태)입니다. 이 시기에 한국 사회는 진보와 보수 간에 큰 갈등을 겪었는데, 펨코에서는 이전까지 정치에 크게 관여하지 않던 많은 젊은 남성 회원들이 해당 이슈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게시판에는 정부와 여당(당시 더불어민주당)의 행보를 비판하는 글들이 늘어났고, 기존의 정치 게시판뿐 아니라 유머 게시판 등 다른 공간에서도 정치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펨코의 전반적인 여론이 현 정부(당시 문재인 정부) 비판적인 방향으로 기울었고, 이후 여러 사안에서 보수 야권을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의견들이 커뮤니티 내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요컨대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펨코는 정치적으로 현 정부 및 여당에 비판적인, 즉 반여권적 성향을 띠게 되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020년대에 들어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2021년의 경우 펨코 이용자들이 주목했던 일련의 사건들이 있는데, 이를 통해 커뮤니티의 성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여성 징병제 청원이 그 중 하나입니다. 2021년 4월경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성도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하게 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는데, 이는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 불거진 병역 형평성 이슈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펨코 회원들은 이 청원에 대거 동참하며, 상당히 적극적으로 청원 동의 인원을 끌어올렸습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수만, 나아가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사회적 이슈가 되었고, 언론에서도 “남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여성 징병 청원에 힘을 싣고 있다”는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 사례는 펨코 회원들이 남성들이 겪는 역차별 문제나 공정성 이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를 정치적인 목소리로 연결시키는 힘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예로 2021년 4월에 실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펨코에서 환영하는 분위기가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 선거에서 20대 남성 유권자의 상당수가 보수 야당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실제로 펨코 회원들 사이에서도 야당 후보의 승리를 기뻐하며 현 정부를 비판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눈여겨본 정치인들도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김남국 의원은 “2030 남성들의 민심을 듣겠다”며 펨코 같은 남초 커뮤니티에 직접 찾아가서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남국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과 친여 성향 커뮤니티에 “남초 커뮤니티에 가보겠다”는 글을 올렸는데, 여기서 말한 남초 커뮤니티가 바로 펨코였습니다. 그러나 이 소식이 전해지자 펨코 내부에서는 외부 정치인의 등장을 경계하고 “커뮤니티에 좌표 찍기(조직적인 외부 유입) 하지 말라”는 반발 여론이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펨코 운영진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하여 일시적으로 신규 회원 가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는 외부 세력이 한꺼번에 유입되어 내부 여론을 왜곡하거나 분쟁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는데, 이 사건을 두고 보수 야당 측 인물들은 김남국 의원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 일화는 펨코가 정치권에서도 주목할 만큼 영향력 있는 여론 공간으로 부상했고, 동시에 커뮤니티 자정 능력을 발휘해 외부 간섭을 차단하려 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펨코는 최근 몇 년 사이 친보다는 친야(보수 야당) 성향이 강한 커뮤니티로 자리잡은 모습입니다. 물론 모든 회원이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나 다수 의견의 흐름이 보수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이는 한국의 다른 주요 커뮤니티들 중 특히 남성 이용자 비중이 높은 곳들(예: 디시인사이드)과 상당히 유사한 양상입니다. 이러한 성향은 한편으로 젊은 남성 세대의 불만과 목소리를 대변하는 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부 극단적 표현이나 혐오적인 발언이 나오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받습니다. 펨코 운영진은 정치적 중립 원칙을 표방하면서도, 지나치게 선동적이거나 혐오를 조장하는 글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펨코의 정치적 성향은 “대체로 보수 성향의 남초 커뮤니티”로 요약할 수 있으며, 이는 커뮤니티 자체가 한국 사회의 특정 계층(2030 남성)의 여론 동향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펨코를 둘러싼 주요 논란들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로 성장한 펨코는 긍정적인 영향력만큼이나 여러 논란과 사건 사고에도 휘말려 왔습니다. 커뮤니티 이용자가 많고 게시물 생산이 활발한 만큼, 부적절한 콘텐츠나 일탈 행위가 발생하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곤 했는데, 여기서는 펨코에서 발생했던 대표적인 논란 사례들을 중립적인 시각에서 살펴보겠습니다.
1)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관련 논란 (2020년): 2020년 중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었습니다. 박 전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후, 그의 전 비서였던 피해 호소인에 대한 2차 가해가 온라인상에서 문제되었는데, 당시 펨코 게시판 일부에서도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경찰은 온라인상의 2차 가해 행위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고, 그 과정에서 펨코를 비롯한 몇몇 커뮤니티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습니다. 펨코는 디시인사이드, 클리앙, 이토랜드 등과 함께 이름이 거론되며 수사 협조 차원의 서버 압수수색을 받았고,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펨코 내부의 특정 이용자들이 올린 글로 인해 커뮤니티 전체가 주목받은 사례로서, 대형 커뮤니티가 가진 양날의 검과도 같은 면을 보여주었습니다. 펨코 운영진은 해당 사안에 대해 “절대 그런 2차 가해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하여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이 논란을 계기로 펨코 내부에서도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조롱이나 악의적인 게시글에 대한 자정 움직임이 일어났고, 운영진은 관련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취했습니다.
2) ‘수용소’ 게시판 불법 촬영물 유포 논란 (2021년 초): 앞서 커뮤니티 구조 부분에서 언급했던 비밀 게시판 ‘수용소’에서는 오랫동안 선정적이거나 일탈적인 콘텐츠가 공유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2021년 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펨코 수용소 게시판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신체 노출 사진이 동의 없이 유포되고 성희롱이 난무한다”는 폭로성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이 청원은 삽시간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약 23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고, 주요 언론에서도 이 내용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청원에 담긴 주장에 따르면, 펨코 내부의 비밀 게시판에서 일종의 불법 촬영물 혹은 사생활 사진들이 공유되었고, 다수의 익명 회원들이 이를 두고 성적 조롱을 일삼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어 온라인에서 큰 공분을 샀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펨코 운영진은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사이트 공지를 통해 “해당 게시판에서의 부적절한 활동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커뮤니티 운영상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게시판을 폐쇄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용소 게시판을 영구 폐쇄함으로써 문제의 소지를 없애고, 향후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규정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또한 운영진은 “외부 제보 이전에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하여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관계 당국에 협조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펨코는 한동안 “불법 촬영물 방조 커뮤니티”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신속한 게시판 폐쇄 조치와 재발 방지 약속으로 어느 정도 위기 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은 커뮤니티의 익명성과 폐쇄성이 결합될 때 어떤 위험이 생길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고, 펨코 회원들 사이에서도 자정 노력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3) 집단 성범죄 모의글 파문 (2021년 5월): 2021년 5월에는 펨코 익명 게시판에 충격적인 내용의 글이 올라와 다시 한 번 사회적 논란이 되었습니다. 한 익명의 작성자가 “자신이 과거에 집단 성폭행 및 가학적인 성행위를 저질렀다”고 고백하는 글을 게시한 것인데,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했다는 듯한 구체적인 서술이 담겨 있어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했습니다. 이 글이 퍼져나가자 피해자를 자처하는 이는 없었지만, 글만으로도 충분히 혐오스러운 범죄 자랑으로 받아들여졌고, 즉각적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해당 글의 작성자를 찾아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불과 이틀 만에 청원 동의자가 8만 명을 넘을 정도로 국민적 공분이 일었으며, 경찰 역시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사실 관계 확인 및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펨코 운영진은 이 사건에도 신속히 대응했습니다. 문제가 된 글은 이미 삭제된 상태였지만, 5월 3일 자로 커뮤니티 공지사항을 통해 “관계 당국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표명했습니다. 또한 운영진은 해당 글을 올린 이용자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를 내놓았는데, 작성자는 익명 게시판 외에는 다른 활동 기록이 거의 없는 신규 회원(혹은 일회성 계정)이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이는 곧 그 이용자가 커뮤니티의 주 이용층이라기보다는 외부에서 한 번 글을 쓰고 사라진 인물일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게다가 얼마 후 일각에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이 펨코 회원이었다”는 근거 없는 루머가 온라인에 퍼지자, 펨코 운영진은 즉각 반박하면서 “해당 루머의 근거로 지목된 계정은 사실 펨코에 회원가입 절차를 완료하지 못했고 인증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처럼 펨코 측은 커뮤니티 이미지를 훼손하는 악성 루머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하여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자 노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익명 게시판에 올린 집단 성범죄 고백 글은 허위 글이었습니다. 작성자는 실제로 그런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단순히 관심을 끌거나 혼란을 야기할 목적으로 거짓된 내용을 써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 자체가 워낙 중대한 범죄 모의였기 때문에, 경찰은 해당 작성자를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였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펨코는 다시 한 번 언론 지면에 오르내렸고, 익명성을 악용한 허위 글의 위험성과 그 파급력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실제 범죄는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커뮤니티로서는 큰 홍역을 치른 셈이며, 이후 펨코 내부에서는 익명 게시판 운영에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되었습니다.
4) 그 밖의 논란 및 이슈: 이 외에도 펨코는 대형 커뮤니티답게 크고 작은 이슈에 종종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예컨대 일부 회원들의 도 넘는 혐오 표현이나 정치적 편향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지적받아온 부분입니다. 여성이나 특정 지역, 집단을 비하하는 발언이 나올 때마다 다른 이용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고, 커뮤니티 외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펨코 운영진은 커뮤니티 이용 수칙을 통해 차별적 표현 금지 등을 공지하고는 있지만, 워낙 이용자 수가 많다 보니 100% 통제가 어렵다는 한계도 드러났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펨코에 올라온 정보가 외부로 퍼져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어떤 일반인이 작성한 폭로 글이나 제보 글이 펨코를 통해 널리 확산되어 언론이 이를 받아쓰는 일도 있었는데, 이때 정보의 신빙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적도 있습니다. 커뮤니티 특성상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도 빠르게 공유되는 만큼, 가짜뉴스 유통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펨코 사용자들 스스로도 “팩트 체크”에 신경 쓰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외부 기관이나 미디어에서도 주요 커뮤니티 발 정보를 검증하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펨코는 대한민국의 거대 온라인 커뮤니티로 성장하면서 여러 긍정적 영향력과 동시에 부정적 논란에도 휘말려 왔습니다. 특히 성 관련 사건, 혐오표현, 정치 편향성 등에 관련된 이슈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를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하고 커뮤니티 문화를 개선해나갈지가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다행히도 펨코 내부에는 건강한 토론 문화와 자정 노력도 존재하여, 논란이 될 때마다 이에 대한 비판적 논의와 자율 정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펨코가 단순히 문제적 공간이 아니라, 스스로 발전하고 정화할 수 있는 역동적인 커뮤니티임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와의 비교 (디시인사이드, 루리웹 등)
펨코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다른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들과 비교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펨코는 디시인사이드, 루리웹, 클리앙, MLB파크 등과 함께 국내에서 손꼽히는 커뮤니티 중 하나인데, 각 커뮤니티마다 생겨난 배경과 문화, 성향이 저마다 다릅니다. 여기서는 특히 펨코와 자주 비교되는 디시인사이드(DCinside)와 루리웹(Ruliweb)을 중심으로, 펨코의 특징을 상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디시인사이드와의 비교: 디시인사이드는 1999년에 시작된 국내 최초의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로, 펨코보다 역사가 훨씬 깊습니다. DCinside(줄여서 디씨)는 원래 사진 이미지 공유 갤러리로 출발했지만, 이후 주제별 “갤러리”라는 이름의 수많은 하위 게시판들을 갖춘 거대한 종합 커뮤니티로 진화했습니다. 디시인사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익명성과 자유분방한 문화입니다.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ㅇㅇ” 등 익명 닉네임으로 글을 쓸 수 있고, 각 갤러리마다 성격이 천차만별이라 통일된 규칙보다는 자율성이 강합니다. 결과적으로 디시는 혼란스럽고 거칠지만 창의적인 밈의 산실로 불리며, 수많은 인터넷 유행어와 밈(meme)을 탄생시킨 곳이기도 합니다.
이에 비해 펨코는 회원제 기반으로 운영되어 익명보다는 고정 닉네임 문화가 중심입니다. 디시인사이드처럼 순수 익명 게시글이 허용되는 공간은 펨코에서는 제한적이며, 대부분의 활동은 로그인 상태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로 인해 회원 간의 유대감이나 정체성이 비교적 형성되는 편이고, 완전히 얼굴 없는 다수가 모인 디시와는 다른 커뮤니티 정체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시에서는 같은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익명 유저들이 시시때때로 충돌하고 사라지지만, 펨코에서는 꾸준히 활동하는 고정닉 회원들이 있고 서로를 인식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범과 평판이 작용합니다. 이는 커뮤니티 분위기에 차이를 만드는 요소로, 펨코가 디시보다 상대적으로 정돈된 느낌을 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게시판 구조 면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디시인사이드는 수백 개가 넘는 세분화된 갤러리들로 구성되어 각 갤러리마다 완전히 다른 주제와 성향이 존재하지만, 펨코는 비록 다양한 게시판이 있기는 해도 하나의 사이트 안에서 통합된 운영진과 일관된 규칙 아래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포텐 터진 게시판(인기글 모음)처럼, 펨코는 전체 커뮤니티 차원의 메인 스트림 콘텐츠를 보여주는 공간이 있는 반면, 디시인사이드는 그런 종합 인기글 시스템보다는 각 갤러리별 인기글 위주입니다. 쉽게 말해, 펨코 이용자들은 축구 게시판에서 놀든 유머 게시판에서 놀든 결국 메인에 모여서 함께 화제를 소비하는 경향이 있지만, 디시 이용자들은 자신이 속한 갤러리 내에서 활동하며 커뮤니티가 분산되어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화적인 면에서는 두 커뮤니티 모두 남초 성향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디시인사이드 쪽이 훨씬 과격하고 거친 표현이 많이 허용되는 편입니다. 디시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각종 인터넷 유행어와 밈을 만들어 낸 원천지인데, 동시에 일베(일간베스트)와 같은 극단적인 분파 커뮤니티가 탄생할 정도로 일탈적 서브컬처도 강합니다. 펨코는 디시에서의 그런 극단성보다는 조금 더 중도 성향의 대중적 남초 커뮤니티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시의 일부 갤러리에서는 노골적인 혐오 표현이나 사회적 금기를 깨는 조롱 문화가 만연하지만, 펨코에서는 운영 정책상 그런 정도의 도발적인 콘텐츠는 비교적 빨리 제재되거나 비추천을 받아 묻히곤 합니다. 또한 디시에서는 주제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이용자층도 취향별로 분절되어 있지만, 펨코는 축구와 게임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어느 정도 공유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서 전체적인 커뮤니티 결속력이 더 강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요약하면, 펨코와 디시인사이드는 둘 다 대형 종합 커뮤니티이고 남성 이용자가 주축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운영 방식과 문화적 톤에서 꽤 큰 차이가 있습니다. 펨코가 좀 더 회원 친화적이고 체계적인 분위기라면, 디시인사이드는 익명성과 자유를 바탕으로 한 혼돈의 매력이 있는 셈입니다.
루리웹과의 비교: 루리웹(Ruliweb) 역시 펨코와 비교될 때 빠지지 않는 커뮤니티입니다. 루리웹은 원래 2000년대 초반에 시작된 비디오 게임 커뮤니티로, 주로 콘솔 게임과 일본 애니메이션 등 오타쿠 문화를 다루던 곳이었습니다. 현재는 게임뿐만 아니라 일상 이야기, 유머, 사회 이슈 등도 함께 다루는 종합 커뮤니티로 발전했지만, 여전히 게임 정보의 보고(寶庫)이자 많은 게임 팬들의 놀이터로 유명합니다.
루리웹과 펨코의 가장 큰 공통점은 둘 다 특정 취미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종합 커뮤니티로 확장했다는 점입니다. 펨코가 축구 게임과 축구팬으로 시작했다면, 루리웹은 콘솔 게임(특히 플레이스테이션 등)과 만화/애니메이션 팬들이 주류를 이루던 커뮤니티였습니다. 두 사이트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일반 유머 게시판이나 사회 이슈 토론 공간 등이 생겨났고, 이용자 층도 다양해졌습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보면 펨코와 루리웹 모두 게임/취미 게시판과 더불어 커뮤니티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게시판들을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용자 성향과 분위기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루리웹은 전통적으로 IT/게임 업계 종사자나 하드코어 게이머, 서브컬처 팬층이 많았고, 비교적 연령대도 펨코보다 조금 높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30대에서 40대까지의 비율이 펨코보다 높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 또한 루리웹은 과거부터 진보 성향의 이용자들이 꽤 모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2017년 이후에는 루리웹 내 정치 게시판(유머 게시판을 가장한 정치 토론) 이용자들이 친정부적이거나 진보적인 의견을 활발히 개진해왔고, 실제로 루리웹에서 조직적으로 여론몰이나 댓글 활동을 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적도 있습니다. (예: 과거 대선 시기에 루리웹 이용자가 다른 사이트에 특정 후보 암살 예고글을 올려 물의를 빚은 사건 등.) 이러한 사례들로 미루어볼 때, 루리웹은 펨코와 달리 정부 여당 지지 성향의 젊은층이 어느 정도 포진한 커뮤니티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루리웹 위키나 외부 평가를 보면 “루리웹은 대체로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정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는 언급이 있고, “북유게”라는 속어가 등장할 정도로 정치색 논쟁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북유게’는 루리웹 정치 유머 게시판을 일컫는 은어로, 일부에서는 친북 성향이 짙다고 비꼬는 표현이었습니다.) 반면 펨코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보수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편이어서, 정치적으로 두 커뮤니티는 정반대에 서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인터넷 상에서 펨코와 루리웹을 가리켜 각각 “남초 보수 커뮤니티” vs “진보 성향 커뮤니티”로 대비시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물론 루리웹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고 펨코에도 진보적인 회원이 없진 않겠지만, 커뮤니티 다수파의 분위기를 비교하면 이렇다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두 커뮤니티 간의 이용자 유입/유출이나 충돌도 가끔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회 이슈에서 펨코 쪽 의견과 루리웹 쪽 의견이 극단적으로 갈릴 때, 서로의 커뮤니티 글을 가져와 비판하거나 “우리와 저쪽은 다르다”는 식의 담론이 형성되곤 합니다. 이는 한국 인터넷 공간에서 커뮤니티별 성향 차이가 얼마나 뚜렷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운영 정책 면에서 보면, 루리웹은 펨코보다 관리자 개입과 규칙이 체계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게시판별 게시물 분류 체계나 고정 공지 등이 잘 정비되어 있고, 문제가 되는 글이나 회원에 대한 제재도 비교적 엄격히 이루어진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펨코 역시 운영진이 있긴 하지만, 루리웹은 커뮤니티의 나이만큼이나 조직적 운영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루리웹에서는 게시글에 자동으로 주제 말머리가 붙는다든지, 추천/비추천 외에 funny, helpful 같은 다양한 평가 버튼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펨코는 상대적으로 간결한 추천/비추천 시스템과 자유로운 글쓰기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펨코와 루리웹은 둘 다 취미 커뮤니티에서 출발하여 성장한 점에서는 닮았지만, 정치 성향과 이용자 문화에서는 차이를 보입니다. 펨코가 젊은 남성 중심의 스포츠/게임 커뮤니티로서 보수적이고 대중적인 색채를 띤다면, 루리웹은 게임/서브컬처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진보적이고 좀 더 매니아 성향의 색채가 가미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두 커뮤니티 모두 한국 인터넷을 대표하는 공간이지만, 서로 다른 목소리와 문화를 보여주며 온라인 여론의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펨코는 MLB파크나 클리앙 등의 커뮤니티와 비교되기도 합니다. MLB파크는 야구 팬들이 주축인 커뮤니티이고, 클리앙은 IT/전자기기 마니아와 직장인 남성들이 많은 커뮤니티입니다. MLB파크는 과거 한때 극단적 보수 성향 사이트인 일베저장소와 대척점에 서서 진보 성향 야구 커뮤니티로 평가받기도 했으며, 클리앙은 안정적이고 매너 있는 토론 문화로 유명합니다. 펨코는 이러한 사이트들 가운데 규모 면에서 최상위권에 속하며, 성향 면에서는 MLB파크나 클리앙보다 보수적인 편이고, 문화 면에서는 디시인사이드보다는 절제되어 있지만 유머와 밈을 즐기는 점은 공유하고 있습니다. 각 커뮤니티마다 고유의 분위기가 있지만, 펨코는 그중에서도 스포츠와 젊은 남성 문화의 색채가 강한 공간이라는 점이 비교를 통해 드러납니다.
펨코의 커뮤니티 문화와 밈
마지막으로, 펨코 내부에서 형성된 독특한 문화와 밈(meme)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모든 커뮤니티에는 그곳에서만 통하는 은어, 유행어, 밈이 있기 마련인데, 펨코 역시 오랜 기간 성장하면서 자체적인 문화 코드와 유머 감각을 발달시켜 왔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펨코 이용자들 사이의 공동체 의식을 높여주기도 하고, 외부인이 보기에는 신기하거나 때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앞서 몇 가지 언급했듯이, 펨코에는 특유의 용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포텐”과 “방출”입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추천”과 “비추천”으로 불릴 이 기능을 펨코에서는 각각 이렇게 부르는데, 이제는 이 말이 펨코 문화에 완전히 자리잡았습니다. 예를 들어 재미있는 글이나 좋은 정보 글이 올라오면 회원들은 댓글로 “포텐 가자!”, “포텐 예상” 등의 반응을 보입니다. 이는 “이 글은 추천을 많이 받아 인기글이 될 것이다”라는 뜻으로, 하나의 응원 혹은 기대 표시입니다. 반대로 질 낮은 글이나 어그로(남들을 화나게 하려는) 글에 대해서는 “방출각”이라고 표현하며 비추천 의사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방출각”이란 “이 글은 곧 비추천을 많이 받아 내려갈 것 같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용어들은 원래 펨코 내부에서 탄생한 은어였지만, 워낙 많은 이용자들이 사용하다 보니 이제는 다른 커뮤니티 사용자들까지 그 의미를 알 정도로 널리 퍼진 상태입니다.
또 다른 펨코만의 표현으로 “후방주의”를 들 수 있습니다. 후방주의는 말 그대로 “뒤를 조심하라”는 뜻인데, 실상은 “이 게시물은 다소 선정적인 내용이나 노출이 있는 이미지가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 문구로 쓰입니다. 영어로 치면 NSFW(Not Safe For Work)와 비슷한 개념이지요. 펨코 이용자들은 성인 취향의 유머나 섹시한 이미지, 혹은 폭력적 장면이 포함된 콘텐츠를 올릴 때, 제목에 “(후방주의)”라고 표시해서 다른 이용자들에게 미리 알려주는 문화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를 줄여서 “ㅎㅂ”라고 쓰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ㅎㅂ 영상”이라고 하면 보다가 뒤에 사람이 있으면 곤란할 영상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직장이나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펨코를 이용하는 회원들끼리 생겨난 배려 문화로, 혹시 모니터나 휴대폰 화면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는 상황에서 난처해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암묵적인 약속 덕분에, 펨코에서는 때로 자극적인 게시물이 올라오더라도 제목만 보고 대략 파악하고 스스로 주의하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펨코에서 자주 쓰이는 인터넷 밈과 유행어도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한때 펨코 유머 게시판에서 “~인 십덕후”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는 어떤 대상에 과몰입한 덕후(오타쿠)를 재미있게 표현하는 말인데, 가령 축구선수 A의 열렬한 팬을 가리켜 “A 선수만 보면 환장하는 인십덕후” 식으로 우스갯소리로 부르는 식입니다. 이런 말장난은 당시 펨코뿐만 아니라 여러 온라인 공간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한 펨코 회원들은 다른 커뮤니티의 유행어도 스스럼없이 가져와 사용합니다. 디시인사이드발 밈이나, 해외에서 유행하는 짤방 등도 펨코에서 금방 전파되어 소비됩니다. 가령 디시에서 시작된 “~하면 한조” 같은 유행어나, 해외 밈인 “드레이크 표지 사진 밈” 등도 펨코 유머 게시판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퍼졌습니다. 이렇듯 펨코는 인터넷 밈의 허브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자체적으로 생산한 유행어와 외부에서 들여온 밈이 뒤섞여서 펨코만의 유머 코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댓글 문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펨코 이용자들은 댓글로 유머 감각을 발휘하는 걸 즐기는데, 인기 게시물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댓글 놀이가 펼쳐지곤 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재치있는 댓글을 달면, 그 밑에 또 다른 회원이 이를 받아치는 추가 드립 댓글을 달고, 연이어 여러 명이 릴레이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가는 식입니다. 이러한 댓글 문화는 펨코 이용자들 사이에 일종의 놀이처럼 인식됩니다. 때로는 댓글이 본문 글보다 더 웃기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많은 숨은 인재들이 댓글란에 포진해 있습니다. 또한 펨코에는 추천 댓글 기능이 있어서, 댓글도 추천을 많이 받으면 상위에 노출됩니다. 그래서 눈에 띄게 웃긴 댓글은 수십 개의 추천을 받아 베스트 댓글이 되고, 그 자체로 또 다른 웃음거리나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펨코의 댓글 문화는 유쾌하고 즉각적인 소통의 한 형태로서 커뮤니티 활동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펨코만의 밈(Meme)이 생겨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펨코 회원들이 자주 사용하는 프로필 이미지나 이모티콘 중에는 펨코 내부에서 유행한 그림들이 있습니다. 특정 만화 캐릭터 표정을 편집한 이미지나, 축구 선수의 얼굴을 합성한 웃긴 짤 등이 펨코에서 시작되어 유행 아이콘처럼 쓰이는 경우도 있죠. 또한 펨코에서 화제가 된 어떤 사건이나 인물은 커뮤니티 안에서 별명이나 밈으로 소비됩니다. (예를 들어, 과거 펨코 게시판에서 어그로를 끌었던 회원에게 붙은 별명이 계속 회자된다든지, 특정 게시물에서 나온 인상적인 문장이 유행어가 된다든지 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밈들은 펨코 회원들끼리만 알아보는 일종의 인싸 용어가 되어, 이를 알아듣는 사람들은 같은 펨코 사람임을 서로 눈치채고 더 친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끝으로, 펨코 커뮤니티 문화의 한 단면으로 “펨코 기자”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펨코에는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고 토론되는데, 때로는 회원들이 직접 팩트체크나 자료 조사를 통해 깊이 있는 정보를 발굴해내기도 합니다. 예컨대 어떤 사회적 논란이 생기면 관련 증거 자료를 찾아와 정리한 글이 올라오기도 하고, 해외 축구 이적설이 돌면 현지 기사와 기록을 모아 분석한 게시물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콘텐츠는 언론사 기자들도 참고할 만큼 양질의 정보를 담고 있어서, 회원들 사이에서는 “기레기(기자)를 뛰어넘는 펨코 기자들”이라는 농담 섞인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물론 이는 펨코 회원들의 집단 지성이 긍정적으로 발휘되는 사례로, 커뮤니티 문화의 밝은 면을 보여줍니다.
맺음말
지금까지 펨코(FMKorea)의 역사와 성장 과정, 주요 특징과 문화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2008년 풋볼 매니저 게임 팬들의 작은 모임으로 출발한 펨코는, 세월이 흐르면서 회원 수와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이제는 한국 인터넷을 대표하는 거대 커뮤니티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축구와 게임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바탕으로 형성된 강한 커뮤니티 결속력, 그리고 유머를 공유하고 일상을 나누는 자유로운 소통 문화는 펨코를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동시에 남성 젊은 층이 주류를 이루는 커뮤니티로서 특유의 정치적 성향과 사회적 목소리도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때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장으로 기능하기도 합니다.
펨코는 다양한 게시판 구조와 추천 시스템을 통해 좋은 콘텐츠가 빛을 볼 수 있게 하면서도, 엄격한 가입 절차와 운영 정책으로 무질서함을 통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이용자가 모인 공간인 만큼, 일탈적인 사건이나 부작용이 완전히 없을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커뮤니티 내부에서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이며, 펨코는 지금까지 여러 논란을 겪으면서도 스스로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이제 펨코는 단순한 취미 커뮤니티를 넘어 사회 여론에까지 영향을 주는 커뮤니티로 성장했습니다. 축구 경기 하나에도 울고 웃고, 사회 이슈에도 때로는 분노하며 연대하는 펨코 이용자들의 모습은, 인터넷 공간이 현대인의 여론 형성과 놀이 문화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펨코 특유의 유머와 밈, 활발한 댓글 소통은 온라인에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공동체 문화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펨코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모습이 바뀌고 새로운 이야기가 쌓여갈 것입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새벽의 팬”들이 만들어온 이 공간이, 지속적으로 건전한 웃음과 의미 있는 소통의 장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해봅니다. 회원들 스스로가 가꿔온 펨코의 문화와 전통이 더욱 성숙하게 꽃피우면서, 펨코가 한국 인터넷 문화의 한 축으로 오래 기억되고 사랑받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