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프 뜻 | 의사 직급체계 (전문의, 펠로우, 레지던트, 인턴) | 의사 성장경로
안녕하세요. 최근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병원 속 의사들의 다양한 직급과 역할에 관심을 갖게 된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드라마를 보다 보면 인턴, 레지던트, 펠로우, 전문의 같은 용어가 종종 등장하지만, 막상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혼동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대한민국 병원 기준으로 의사들이 어떤 경로를 거쳐 성장하고, 각각 어떤 직급(직위)으로 불리는지 알기 쉽게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짧게는 의과대학 6년 공부부터 시작해 길게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단계의 수련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한 명의 전문의가 탄생합니다. 지금부터 인턴, 레지던트(전공의), 펠로우(전임의), 전문의 등의 개념과 역할, 그리고 병원 내 위계 질서와 협력 구조까지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드라마 속 모습과 현실의 차이도 함께 살펴볼게요. 🙂
의사도 등급이 있다? 병원 의사 직급 이해하기
의사라 하면 모두 다 같은 의사로 보일 수 있지만, 병원 내에서는 다양한 직급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는 의사가 전문성을 쌓아가는 단계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한데요. 우선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사 직급들을 한눈에 살펴보겠습니다.
- 인턴(수련의, Intern) – 의과대학 졸업 후 첫 1년 차 수련 의사
- 레지던트(전공의, Resident) – 인턴 수료 후 전문의 수련과정에 있는 의사 (보통 1~4년 차 전공의)
- 치프 레지던트(Chief Resident) – 레지던트 중에서도 가장 선임인 수련의 (보통 마지막 연차 레지던트)
- 펠로우(전임의, Fellow) – 전문의 자격 취득 후 추가 전문 분야 연수를 하는 의사
- 전문의(보드) – 해당 전문과목의 전문의 자격을 획득한 숙련 의사
- 교수(스태프) – 대학병원 등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수련의를 지도하는 경력 전문의 (직책상 교수급 의사)
위 용어들은 각각 의사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나타내는 호칭이에요. 이제 하나씩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턴 (수련의) – 의사 경력의 첫 걸음
의과대학(의학과)을 6년간 마치고 국가고시를 합격하면 의사면허를 취득하게 됩니다. 막 의사 면허증을 딴 초보 의사가 병원 현장에서 처음으로 맡는 역할이 바로 인턴입니다. 인턴은 수련의라고도 부르며, 영어로는 Intern, 흔히 1년차라고 말해요. 인턴 과정은 1년 동안 진행되며, 이 기간 동안 초보 의사는 여러 과를 돌며 폭넓은 임상 경험을 쌓게 됩니다.
인턴은 정식 의사 면허가 있지만, 아직 전문의 과정에 들어가기 전 단계이기 때문에 “실습하는 의사”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인턴 기간 동안 여러 과를 순환(rotations)하기 때문에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다양한 진료과를 몇 주씩 돌아다니며 경험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폭넓은 기초 임상 역량을 쌓고, 나중에 자신이 전공하고 싶은 전문과목을 정하기 위해서예요.
인턴의 일상은 어떨까요? 하루 일과는 보통 매우 이르고 바쁘게 시작됩니다. 아침 일찍 담당하는 병동의 입원 환자들 상태를 확인하고, 진찰 기록지(차트)를 작성하며, 혈액 채취나 검사 예약 같은 기본 업무를 도맡습니다. 인턴은 병원의 여러 잔일(?)을 담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예를 들어:
- 환자의 기초 활력징후(혈압, 맥박 등) 체크 및 경과 기록
- 채혈, 심전도 검사, X-ray 촬영 오더 등 각종 검사 보조
- 상급의사(레지던트나 전문의)의 회진 참여 및 지시 받은 업무 수행
- 응급 상황 발생 시 초동 조치 및 바로 보고하기
이처럼 인턴은 병원의 막내 의사로서 기본적인 의료 행위를 배우고, 환자 관리의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해요. 여러 과를 순환하며 스스로 어떤 분야에 적성이 맞는지 느껴보기도 합니다. 인턴 기간이 끝나면 본인이 지원하고 싶은 전문과(전공)를 선택해 레지던트 과정에 지원하게 됩니다.
일반인이 흔히 하는 오해: 인턴이라고 하면 아직 의사가 되기 전 단계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인턴도 엄연한 의사입니다. 다만 경험이 적어서 모든 것을 감독하에 배우는 단계일 뿐이지요. 또 “인턴”이라는 단어 때문에 그냥 병원 직원이나 실습 학생으로 오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인턴은 의사 면허가 있는 정식 의사임을 기억해 주세요.
레지던트 (전공의) – 전문의가 되기 위한 본격 수련
레지던트는 인턴을 마치고 정해진 전문 과목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수련을 받는 의사를 말합니다. 우리말로는 전공의(專攻醫)라고도 합니다. 흔히들 인턴과 레지던트를 통틀어 전공의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보통 일상에서는 인턴은 따로, 레지던트를 전공의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지던트는 각 과별로 수련 기간이 3~4년 정도이며, 이 기간 동안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을 쌓고 임상 기술을 연마하게 돼요.
예를 들어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대부분의 과는 레지던트 4년 과정이고, 가정의학과나 예방의학과 등 일부 과는 3년 과정인 곳도 있습니다. 외과 중에서도 신경외과처럼 수술 난이도가 높고 방대한 분야는 5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어요. 레지던트 기간은 보통 R1, R2, R3, R4 등으로 연차를 구분하며, 1년차 레지던트를 R1, 마지막 년차인 4년차 레지던트를 R4라고 부릅니다.
레지던트의 역할과 일상은 인턴 때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전문적이고 막중합니다. 이제는 자신이 선택한 과에서 주치의로서 환자를 직접 맡아 진료하고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하거든요. 물론 지도 전문의 (보통 교수님)의 감독과 지도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병원에서 환자 곁에 상주하며 치료의 대부분을 수행하는 건 레지던트들입니다.
레지던트의 하루는 매우 길고 빡빡합니다. 이들의 주요 업무와 일상을 살펴보면:
- 아침에 담당 환자 회진: 입원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진찰하여 경과를 기록합니다. (이때 인턴이 같이 다니며 보조를 하죠.)
- 진단 및 치료 계획 수립: 환자별로 필요한 검사 결과를 검토하고 상급의와 상의하여 치료 방향을 결정합니다.
- 수술 및 시술 참여: 외과 계열 레지던트의 경우, 크고 작은 수술에 어시스턴트로 참여하거나 간단한 수술은 직접 집도하기도 합니다. 내과 계열은 각종 시술(예: 내시경, 심장 초음파 등)에 참여합니다.
- 당직 근무: 레지던트는 밤에 병원을 지키는 당직 빈도가 높습니다. 응급환자가 오거나 입원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불려가는 사람이 레지던트예요. 밤새 응급 수술을 하거나 중환자 케어를 하느라 숙면을 못 이루는 날도 많습니다.
- 컨퍼런스 및 공부: 수련 과정이니만큼, 주기적으로 증례 발표나 저널 발표 등 컨퍼런스를 하며 공부합니다. 환자를 돌보느라 바쁘지만 짬짬이 전문 지식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도 레지던트의 일과 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레지던트는 환자 진료의 실무 최전선에서 뛰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병동에서 환자가 제일 자주 만나게 되는 의사도 레지던트인 경우가 많아요. 환자분들은 가끔 레지던트에게 “선생님은 전문의세요?”라고 묻기도 하는데, 레지던트는 아직 전문의 시험을 준비 중인 수련의입니다. 하지만 해당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집중적으로 익히고 있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성장한 상태죠.
4년간(혹은 3년간)의 레지던트 수련을 마치면 전문의 시험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비로소 전문의 타이틀을 얻게 됩니다. 전문의가 된다는 것은 해당 분야의 의료 행위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격과 실력을 공인받는다는 뜻입니다.
Tip: 레지던트라는 말은 영어로 거주자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병원에 살다시피 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에요. 😅 그만큼 레지던트 시절에는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고 힘들다는 뜻이겠지요. 그래도 이 기간 동안 탄탄한 경험을 쌓는 덕분에 훗날 훌륭한 전문의가 될 수 있습니다.
치프 뜻
병원 드라마를 보면 간혹 “치프”(Chief)라는 말이 나오죠. 치프 레지던트는 쉽게 말해 레지던트들의 리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마지막 년차 레지던트(R4 등) 중에서 과 내에서 대표로 뽑히는 사람이 치프 역할을 맡게 됩니다. 수련 과정의 맏형 혹은 맏언니 격이므로, 수석 전공의 또는 의국장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의국은 해당 과의 전공의들이 속한 조직/모임을 뜻합니다).
치프 레지던트는 어떻게 선정될까요?
대부분 한 과에 마지막 년차 레지던트가 한두 명이라면 자동으로 치프가 됩니다. 만약 여러 명이라면 보통 교수님들과 상의 하에 대표 전공의 한 명을 임명하기도 하고, 때로는 레지던트들끼리 합의하여 정하기도 합니다. 성실하고 리더십 있는 선배가 치프로 세워지는 경우가 많겠지요.
치프의 역할과 권한,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우선 치프는 후배 레지던트들과 인턴들을 총괄하여 관리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냐면:
- 레지던트 및 인턴들의 근무 일정 조율: 당직 스케줄을 짜고 휴가 일정도 조정합니다. 누구에게 어느 업무를 맡길지 분배 역할도 하게 되지요.
- 교수진과의 가교 역할: 중요한 공지 사항이나 지시 사항을 교수님들로부터 전달받아 전공의들에게 전하고, 반대로 전공의들의 건의사항이나 애로사항을 교수진에게 전달하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합니다.
- 행정 업무 및 서류 처리: 전공의 수료에 필요한 서류 작업이나 병원 내 전공의 관련 행정 업무를 챙깁니다. 치프가 결재를 받아야 하는 문서들도 있고, 때로는 과내 행사 준비 등 잡다한 일도 도맡습니다.
- 응급상황 총괄: 야간이나 주말에 큰 문제가 생기면 가장 선임인 치프가 전체를 총괄 지휘하며, 필요 시 직접 뛰어들어 환자를 봅니다.
- 후배 지도: 임상적으로 어려운 케이스에서 후배 레지던트들이 상담을 해오면 조언을 주고, 인턴들에게는 처치 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하는 등 멘토 역할도 합니다.
이렇듯 치프 레지던트는 자신의 수련도 마지막이라 전문의 시험 공부로 바쁠 시기이지만, 동시에 리더로서의 책임감도 막중합니다. 그래서 흔히 치프 해보는 게 웬만한 전문의 역할만큼 힘들다고도 해요. 권한이라기보다는 책임에 가까운 직책이지만, 그래도 치프에게는 일정 조율 등에서 후배들에 대한 재량이 조금 부여되기도 합니다. 예컨대, 힘든 일이 있던 후배에게 당직 일정을 좀 조정해준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물론 어디까지나 교수님들의 큰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지만요.
드라마 속에서도 치프 캐릭터가 등장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특별히 “치프”라는 직함을 강조하진 않지만, 각 과의 4년차 레지던트들이 후배들을 이끌고 중요한 결정에 참여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현실에서 치프 레지던트들은 환자 돌보랴, 후배 챙기랴, 시험 공부하랴 여러 가지로 바쁜 나날을 보낸답니다.
펠로우 (전임의) – 전문의 이후의 추가 수련 과정
펠로우(Fellow)라는 말도 요즘 종종 들리는데요. 펠로우는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증(보드)을 딴 의사가 추가로 받는 연수 과정을 의미합니다. 우리말로 전임의(專任醫) 또는 임상강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세부 전문 분야를 더 공부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전문의가 되었으니 수련은 끝난 것 아닌가? 싶지만, 의학 지식의 세계는 넓고도 깊어서 원하는 사람들은 더 배우기도 해요. 특히 대학병원 등에서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더욱 키우고 연구를 하기 위해 펠로우 과정을 거칩니다. 펠로우는 보통 1~2년 정도 한 분야에 전념하며, 교수급 선배들에게서 더욱 고급 지식과 술기를 전수받습니다.
예를 들어 내과 전문의가 된 후에도 심장내과,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등 세부 분과 전문의가 되기 위해 펠로우를 할 수 있습니다. 외과 계열도 마찬가지로, 일반외과 전문의 이후 간담췌외과, 대장항문외과 같은 세부 전공을 펠로우로 연마하거나, 또는 로봇 수술 같은 새로운 술기를 배우는 경우도 있지요.
펠로우의 위치는 병원에서 약간 애매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미 전문의 자격을 가진 의사이므로 환자를 independently 진료할 수 있는 실력은 있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더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해당 과의 전문의 스태프(교수)들 아래에서 지도를 받습니다. 한편으로 레지던트보다는 상위 연차여서 레지던트들을 교육하거나 함께 연구를 하기도 합니다.
펠로우의 일상 역시 바쁜 편입니다. 대학병원 펠로우라면 본인 이름으로 외래 환자를 진료하기도 하고, 수술의 퍼스트 어시스턴트(1조수)로 참여하여 실력을 쌓습니다. 또한 논문 작업이나 연구에도 참여하여 학술적인 역량을 키우기도 해요. 펠로우 기간 동안 학회에 발표를 하거나 논문을 내는 것이 추후 교수로 임용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펠로우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전문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면 펠로우를 하지 않아도 전문의로서 일할 수 있어요. 펠로우는 선택 사항이지요. 하지만 대학병원에 남아 교수로 진로를 이어가고 싶거나, 특정 분야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을 희망하는 의사들은 펠로우를 거치게 됩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레지던트 생활을 다룬 경우가 많아 펠로우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진 않지만, 현실 병원에서는 펠로우 선생님들도 환자 진료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답니다.
전문의 – 드디어 인정받은 전문 분야 의사
전문의는 말 그대로 어떤 전문 과목의 전문가가 된 의사를 뜻합니다. 레지던트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시험에 합격해야 얻을 수 있는 타이틀이지요. 전문의가 되면 해당 분야에서는 독자적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공인받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과 전문의, 정형외과 전문의, 피부과 전문의 등으로 불리게 되죠.
전문의 자격을 얻은 후 의사들은 다양한 길을 선택합니다. 누군가는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남아 직원(스태프) 의사로 일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개인 병원(개원)을 열기도 합니다. 또 필요에 따라 앞서 언급한 펠로우 과정을 거쳐 더 세부 분야로 나아가기도 하죠.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과장님” 혹은 “교수님”이라고 부르는 병원의 주치의들은 대부분 해당 과의 전문의들입니다. 특히 큰 병원에서는 전문의들 중에서도 대학의 교수 직함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교수급 전문의라고 부르기도 해요. 전문의들은 각자의 전문 분야 환자를 진료하면서, 인턴/레지던트들의 지도 감독자 역할도 수행합니다.
전문의의 일상적인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 외래 진료: 전문의는 외래에서 환자를 직접 진찰하고 진단을 내립니다. 수련의를 교육하는 병원이라면 옆에서 레지던트가 보조하며 배우기도 합니다.
- 입원 환자 치료 총괄: 입원 환자 치료는 레지던트가 주치의를 맡지만, 최종 책임은 전문의에게 있습니다. 중요한 의사결정 (수술 여부, 치료 방향 등)은 전문의가 내리고 지시합니다.
- 수술 및 시술 집도: 외과계 전문의의 경우 크고 중요한 수술은 직접 집도하며, 레지던트나 펠로우가 어시스트합니다. 내과계도 복잡한 시술이나 처치는 전문의가 주로 담당합니다.
- 컨퍼런스/교육: 전문의는 전공의들을 가르치기 위해 컨퍼런스나 강의를 진행하기도 하고, 함께 증례 토론을 하며 지도를 합니다. 의과대학생 교육에도 참여하기도 합니다.
- 행정/관리 업무: 과장이나 교수인 경우 해당 진료과의 운영, 병원 내 회의 참석, 연구 과제 수행 등 행정적인 일도 맡게 됩니다.
전문의는 더 이상 수련의가 아니므로 병원 내 공식적인 직급의 최종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문의가 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평생학습은 필수예요. 의학 지식이 계속 발전하니 최신 치료법을 따라잡아야 하고, 또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늘 노력해야 합니다.
일반인이 흔히 하는 오해: 간혹 환자분들이 병원에서 진료의를 보고 “저 분이 전문의인가요, 교수인가요?” 헷갈려 하세요. 교수는 직함이고 전문의는 자격이므로, 교수님들도 모두 전문의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반대로 전문의라고 해서 다 교수는 아니에요. 대학병원이 아닌 곳에서 일하거나 개업한 전문의는 교수라는 호칭을 쓰지 않습니다.
교수 (스태프) – 숙련된 전문의, 그 이후
병원에서 환자들이 최고 책임자로 여기게 되는 “교수님”이라는 호칭은 의사 직급 중 특별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교수는 대학병원 또는 의과대학과 연계된 병원에서 교육과 연구, 진료를 모두 담당하는 의사에게 주어지는 직위입니다. 쉽게 말해, 경력있는 전문의가 대학에서 교수 임용이 된 경우 교수라는 직함을 갖게 되죠.
의사에게 있어서 교수는 하나의 커리어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전문의를 취득한 후 펠로우를 거치고 나서, 일정한 연구 업적이나 임상 경험을 쌓으면 의과대학에서 임상 교수진으로 채용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교수로 시작해 부교수, 정교수 등으로 승진하기도 하지요.
교수가 된 의사는 병원에서 스태프(staff)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는 전공의와 대비되는 말로, 병원의 정식 진료 스태프라는 뜻이에요. 전공의들이 수련하는 동안 월급을 받으며 배우는 입장이라면, 교수는 병원의 정규 직원으로서 의료진을 이끌고 책임지는 입장입니다.
교수(스태프) 의사의 역할은 전문의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추가로 교육자이자 연구자의 역할이 더해집니다:
- 환자 진료의 최종 책임: 교수는 해당 분야 환자 치료에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고, 문제 발생 시 법적·윤리적 책임도 집니다.
- 전공의 및 의대생 교육: 교수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후학 양성이에요. 전공의들에게 의술을 가르치고 지도하며, 의대생들의 임상 실습을 도와 이론과 실제를 연결시켜 줍니다.
- 의학 연구: 임상 교수들은 환자를 보면서 동시에 연구도 수행합니다.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거나 논문을 발표하여 의학 발전에 기여하지요.
- 병원 운영 참여: 교수들은 병원 내 여러 위원회나 회의에 참석하여 의료 정책 결정이나 운영에 목소리를 냅니다.
흔히 큰 병원에서 환자들은 “교수님 진료를 받겠다”고 하기도 하는데, 이는 그만큼 경험 많고 권위 있는 전문의에게 진료받고 싶다는 뜻일 거예요. 다만 현실적으로 교수급 의료진은 환자 수가 많아 일일이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긴 어려우므로, 앞서 말한 팀 단위 진료(전문의+전공의 협력 체계)로 진료가 이루어집니다. 그래도 최종적인 의사소통과 설명은 교수 또는 전문의가 직접 해주고, 중요한 수술이나 시술도 교수진이 맡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됩니다.
의사가 되는 성장 경로 한눈에 보기 (의대 졸업부터 전문의까지)
지금까지 각 단계별로 살펴보았는데요. 전체적으로 의사가 되어서 한 병원의 전문의로 자리잡기까지의 과정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보통 아래와 같은 경로를 거칩니다:
- 의과대학 입학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의과대학(6년제)에 진학합니다. (일부는 대학 졸업 후 의학전문대학원으로 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현재는 거의 6년제 의대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요.)
- 의과대학 졸업 & 의사 국가고시 합격 – 총 6년(예과 2년 + 본과 4년)의 의대 교육을 마치면 의사국가시험을 봅니다. 이를 통과하면 의사면허를 취득하게 됩니다.
- 인턴 수련 (1년) – 의사 면허 취득 후 병원에서 1년간 인턴으로 근무하며 기본 수련을 받습니다. 여러 과를 돌며 임상 경험을 넓히는 시기입니다.
- 레지던트 수련 (3~5년) – 인턴 수료 후 전공과목을 선택하여 레지던트로 들어갑니다. 대부분 4년 과정이며, 이 기간 동안 해당 전문 분야의 임상 수련을 집중적으로 받습니다. (일부 과는 3년, 또는 5년 이상인 과도 있어요.)
- 전문의 자격 취득 –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나면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국가가 시행하는 시험에 합격하면 ○○과 전문의라는 자격을 얻게 됩니다.
- 펠로우 과정 (선택, 1~3년) – 전문의 취득 후 더 심화된 분야를 배우고 싶다면 대학병원 등에서 펠로우로 연수합니다. 연구와 고급 임상술기 연마를 하는 선택 과정입니다.
- 전문의로서 활동 시작 – 전문의 자격을 얻고 나면 정식으로 독립된 의사로서 활동합니다. 대학병원에 남아 임상교수(스태프)로 일하거나, 중소병원·종합병원에 취업하거나, 개인 병원을 개원하는 등 진로는 다양합니다.
위 과정까지 마치고 나면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자리잡게 되지만, 의사 커리어의 발전은 계속됩니다. 대학병원에 남은 경우 조교수 → 부교수 → 정교수로 승진하기도 하고, 병원 내에서 임상과장, 센터장 등의 보직을 맡기도 합니다. 개인 병원을 운영하는 전문의는 환자를 꾸준히 늘리고 좋은 평판을 얻어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명의로 성장하기도 하지요.
또한 남자의 경우 위 과정 중에 군 복무(군의관)를 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인턴이나 레지던트 수료 후 군의관으로 3년 복무하고 돌아와 남은 수련을 이어가곤 합니다. 여자 의사들도 결혼이나 출산으로 수련 과정을 중간에 쉬는 경우가 있어, 개개인마다 걸리는 시간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긴 여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환자 앞에 한 사람의 독립된 의사로 설 수 있기 때문에, 환자분들께서 젊은 의사를 보시더라도 그 뒤에 이미 많은 노력과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병원 내 위계와 팀워크 – 수직문화와 협력의 균형
의료진 세계에서는 위계 질서가 엄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전통적으로 선후배 문화가 뚜렷하고 상명하복식의 분위기가 있었지요. 인턴은 레지던트 선배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레지던트는 전문의(교수)의 결정에 따르는 식입니다. 특히 환자 치료에서는 경험 많은 의사의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위계가 존중되는 면이 있어요.
병원 내 호칭도 위계를 반영합니다. 인턴과 레지던트들은 전문의인 의사들을 보통 “ 교수님 ” 혹은 “ 선생님 ”이라고 부릅니다. 자기보다 선배인 전공의에게도 “○년차 선생님” 이런 식으로 호칭하고요. 환자들 앞에서는 서로를 그냥 의사선생님이라고 칭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엄격한 편입니다. 회진 때도 제일 선임이 앞장서고, 막내들이 뒤따르는 모습이 전형적이에요.
하지만 환자 치료는 팀워크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위계가 전부는 아닙니다. 각 직급의 의사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수술 한 건을 하더라도 교수님이 집도하고 옆에서 전문의나 레지던트가 돕고, 인턴이 필요한 물품을 챙기는 등 한 팀으로 움직입니다. 응급 상황에서도 인턴이 먼저 환자를 보고 바로 레지던트에게 보고하면, 레지던트가 조치를 취하고 전문의에게 연락하여 최종 지휘를 받는 식으로 체계적으로 대응하지요.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수평적인 팀 문화도 많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위해서는 자유롭게 의논하고 의견을 나누는 분위기가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예전처럼 군대식 문화는 줄어들고, 후배도 선배에게 자유롭게 질문하고 의견 제시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노력들이 있습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선후배가 함께 밥도 먹고 친근하게 지내는 모습이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도 저렇게 화기애애한 과(科)도 있지만 여전히 딱딱한 곳도 있어서 병원 문화는 곳곳마다 차이가 있긴 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중심의 협력입니다. 각 직급 의사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동시에 서로를 존중하면서 환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인턴이라고 해서 무시당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환자 정보를 제일 먼저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으므로 그 역할이 존중되고, 레지던트도 전문의의 결정을 보조하면서도 환자를 가장 오래 지켜본 주치의로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위계와 협력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현대 병원 시스템의 목표랍니다.
헷갈리기 쉬운 의사 직급 용어 한줄 설명
마지막으로, 일반인이 자주 혼동하는 의사 직급 관련 용어들을 간단히 정리하고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앞에서 자세히 설명했지만, 헷갈릴 수 있는 개념들을 다시 한 번 짚어볼게요.
- 전공의 vs 전문의: 전공의는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 중인 의사를 말하며, 전문의는 수련을 마치고 전문 자격을 딴 의사입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혼동하지만 완전히 다른 개념이에요!)
- 인턴 vs 레지던트: 인턴은 수련 1년차 의사로 여러 과를 순환하며 배우는 단계이고, 레지던트는 특정 과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전문 수련 중인 의사입니다. 인턴도 전공의의 일종이지만, 보통 일상적으로 전공의라고 하면 인턴 뺀 레지던트를 가리킵니다.
- 레지던트 vs 펠로우: 레지던트는 전문의가 되기 전 단계이고, 펠로우는 전문의가 된 후 추가 연수를 받는 단계입니다. 둘 다 아직 배우는 과정이긴 하나, 펠로우는 이미 전문의이기 때문에 지위와 역할이 다소 다릅니다.
- 전임의 vs 펠로우: 전임의(專任醫)는 펠로우와 같은 말입니다. 병원에 전임으로 남아서 수련한다는 뜻으로 펠로우를 가리키는 한자어입니다. 임상강사라는 표현도 같은 위치의 의사를 뜻해요.
- 일반의: 일반의는 전문의 수련을 받지 않은 의사를 말합니다. 의사면허만 있고 인턴/레지던트를 거치지 않은 경우이지요. 보건소나 산업의학과 등에서 일하거나, 미용클리닉 등 개원할 때 전문과목을 표방하지 않으면 일반의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 주치의: 주치의는 직급 명칭이라기보다 환자의 주된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를 뜻합니다. 입원 환자의 경우 보통 레지던트가 주치의로 배정되어 환자를 관리하지만, 그 뒤에는 책임 전문의(교수)가 있습니다. 외래 환자는 해당 전문의가 직접 주치의가 되겠지요. 드라마에서는 교수들도 자신이 수술한 환자의 주치의로 나오지만, 현실에서는 레지던트가 환자의 주치의로서 매일 회진하고 상세한 설명을 돕습니다.
- 스태프: 스태프는 병원의 정식 진료 의사(직원)를 뜻하는 말로, 전공의에 상대되는 개념입니다. 보통 전문의 이상급 의사들을 통칭할 때 “스태프 선생님”이라고 불러요.
이 외에도 간혹 “집도의”, “보조의” 같은 말도 쓰이는데, 이는 수술할 때 집도하는 의사(메인으로 수술하는 사람)와 보조하는 의사를 말합니다. 집도의는 대개 전문의(교수)이고, 보조의는 레지던트나 펠로우인 경우가 많지요. 이러한 용어들은 상황에 따라 쓰이는 표현이니 참고로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현실과의 차이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대학병원을 무대로 의사들의 삶을 비교적 리얼하고 따뜻하게 그려냈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통해 병원 현장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드라마와 현실을 비교해보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우선 드라마 속 분위기는 꽤 이상적이고 화기애애한 편입니다. 실제 병원에서도 저렇게 동기들끼리 밴드 활동을 하거나 친하게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현실의 의사들은 그 정도로 여유롭지는 않다고들 합니다. 환자 진료와 당직에 쫓기다 보면 드라마처럼 한 자리에 모여 수다 떨 시간 갖기가 쉽지 않죠. 슬의생의 주인공 5인방은 모두 40대 전문의 교수들인데, 현실에서는 그만한 경력의 교수님들이 저녁마다 모여 연습할 밴드를 갖기는 아마 힘들 거예요. 😉
또 의사-환자 관계나 선후배 간 관계도 드라마에서는 매우 인간적으로 그려졌습니다. 환자에게 친절하고 정성을 다하는 모습, 선배가 후배를 따뜻하게 챙겨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현실에서도 많은 의사들이 그러려고 노력하지만, 때로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환자 수가 너무 많아서 개별 환자에게 드라마처럼 충분한 시간을 쓰기 어렵다든지, 일부 선후배 사이는 다소 경직되기도 하지요. 드라마에 나오는 교수님들은 대체로 좋은 분들인데, 현실에는 가끔 까칠한 분이나 매우 엄격한 분도 계시니까요. 😅
특히 전공의들의 생활은 슬의생에서는 부분적으로만 묘사되었습니다. 현실의 인턴, 레지던트들은 드라마보다 훨씬 힘든 근무 환경에서 일합니다. 당직 후에도 바로 다음 날 정상 근무를 하거나, 과별로 업무량 편차는 있지만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상당하죠. 슬의생에서도 레지던트들이 고생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할 때도 많다는 것이 현직 의사들의 말입니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서는 소아외과 레지던트가 나오지만, 한때 현실에서는 소아외과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던 해도 있었을 만큼 힘든 분야거든요.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은 드라마에서는 많이 완화되어 그려진 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와 현실의 공통점도 있습니다. 의사들의 팀워크와 환자를 향한 열정은 드라마나 현실이나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사랑받은 건 의사들의 인간적인 모습과 동료애 덕분이었는데, 실제로도 많은 의료진들이 서로 의지하고 협력하면서 힘든 일들을 이겨냅니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밤을 새우고, 또 힘든 순간에 유머와 우정으로 버텨내는 모습은 현실에서도 존재한답니다.
지금까지 병원에서의 다양한 의사 직급과 그 의미, 역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처음 접하면 복잡해 보이지만, 요약하자면 의대 졸업 -> 인턴 -> 레지던트 -> 전문의 -> (펠로우) -> 전문의로 활동/교수의 흐름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이제 병원을 방문했을 때 “아, 저 분은 레지던트구나”, “저 분이 주치의인 것 같아” 하고 구분해볼 수 있을 거예요. 🙂
현실의 의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노력하며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 글이 일반 분들께 병원 의사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