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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치

어대명 뜻 | 구대명 뜻 | 다른 정치 인물들과의 비교 및 관련 사례

어대명 뜻

한국 정치권에서 등장한 신조어 ‘어대명’은 “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의 약칭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전 경기지사)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강한 대세론(大勢論)을 담고 있습니다. 이 표현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즈음부터 지지자들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 후보들을 크게 앞서고 있었고, 일각에서는 그의 대세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누가 뭐래도 결국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 바로 ‘어대명’이라는 표현입니다.

‘어대명’이라는 말의 뿌리를 살펴보면, 과거에도 비슷한 맥락의 표현들이 간혹 사용되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2017년 조기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때는 “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뜻의 ‘어대문’이란 말이 일부에서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것이 대중적으로 크게 유행하지는 않았지만, 2021년 이재명 후보의 경우에는 ‘어대명’이라는 줄임말이 더욱 폭넓게 쓰이며 정치권 전반에 인지도를 얻었습니다. 특히 온라인에서 시작된 이 표현이 언론 기사 제목이나 정치인들의 발언에서도 자연스럽게 등장할 정도로 대중적인 정치 용어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한편 ‘구대명’은 ‘90%대 득표율의 이재명’이라는 뜻으로, ‘어대명’ 현상이 극에 달한 상황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즉 경쟁자들을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이재명 후보가 90% 이상 득표하는 상황을 빗댄 말입니다. 이 용어는 민주당 내부 경선이나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매우 높을 때 등장했는데요. 90%에 육박하는 득표율은 민주정당의 경쟁 구도에서는 이례적이어서, 이를 강조하거나 비꼴 때 ‘구대명’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어대명’이 “어차피 이재명이 될 것이다”라는 대세론을 뜻한다면, ‘구대명’은 실제로 이재명이 거의 몰표에 가깝게 승리했다는 결과론적인 상황을 표현합니다.

요컨대 ‘어대명’과 ‘구대명’은 모두 이재명 후보의 독보적인 위상과 인기를 배경으로 탄생한 용어입니다. ‘어대명’은 그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나 기정사실화를 담고 있고, ‘구대명’은 그 전망이 현실로 나타나 압도적 득표로 증명되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두 용어 모두 민주당 지지층 내부의 기대 또는 분위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정치 경쟁의 경직성이나 일방적 구도에 대한 우려를 담는 뉘앙스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등장 배경과 역사적 맥락

‘어대명’이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떠오른 것은 2021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계기였습니다. 그해 초중반까지만 해도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전 국무총리) 등이 경선을 준비하며 경합이 예상되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여론의 흐름은 이재명 후보 쪽으로 크게 기울었습니다. 각종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인 1위를 달리자,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결국 후보는 이재명으로 정해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표현이 “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입니다. 애초에는 지지자들이 인터넷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에서 사용하던 응원성 멘트에 가까웠지만, 점차 언론과 정치권도 이 용어를 인용하며 경선 판세를 요약하는 데 쓰게 되었습니다.

2021년 경선 국면에서 ‘어대명’ 분위기는 상당했습니다. 실제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재명 독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고, 경쟁 후보 측이나 당내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같은 당 경선 주자였던 김두관 전 지사는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공개적으로 “‘어대명’ 구도만으로는 본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선거 결과가 예정되어 있는 선거는 정치 후진국에나 있는 일”이라며 경선이 한 사람에게 쏠려가는 상황을 경고했습니다. 이처럼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재명 후보의 대세론을 바라보는 경계심이 존재했고, ‘어대명’이라는 신조어는 그러한 논쟁의 한 가운데에 있었습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인 건 맞는데, 그렇다고 그의 높은 비호감도를 줄이는 방법이 뾰족하게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 인기와 동시에 높은 비호감도라는 양면성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2021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은 예상과 달리 후반부에 접전 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이재명 후보가 승리하여 본선 후보가 되었습니다. 다만 본선(2022년 3월 대통령 선거)에서는 불과 0.73%p 차이로 석패하면서 대통령에 당선되지는 못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본선에서 아깝게 패배하자, 일각에서는 ‘어대명’ 대세론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경선 국면부터 “이재명이면 이긴다”는 안이한 분위기가 당내에 퍼지면서 정책 혁신이나 중도층 확보 노력이 부족했고, 이것이 본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취지의 반성이었습니다. 실제로 경선 당시 김두관 전 지사가 “‘어대명 경선’으로는 본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했던 말이 현실이 됐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어대명’이라는 흐름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역사적 사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 대통령 선거 이후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후보의 입지는 오히려 강화되었습니다. 대선 패배 후 열린 당 대표 선거(전당대회)에서 이재명 후보(당시에는 국회의원으로 복귀)가 출마 의사를 밝히자, 다시금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즉 대선 이후에도 당권 경쟁에서 이재명 후보의 독주가 예상되면서, ‘어대명’이 또 한 번 등장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표’의 의미로 쓰였지만 약칭과 발음이 같아 혼용되었는데, 맥락상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고 이해되었습니다. 실제 2022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대표에 당선되었습니다. 경쟁 주자였던 박용진 의원 등은 경선 내내 “어대명이라는 체념을 깨고 새로운 기대감을 만들겠다”며 도전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출마 선언 당시 “어대명이라는 체념을 박용진이라는 가슴 뛰는 기대감으로 바꾸겠다”고 포부를 밝혔으나, 당내 조직 표심은 이미 이재명 후보 쪽으로 기운 상태였습니다. 결국 이재명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 등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며 당대표에 선출되었고, 이로써 ‘어대명’ 구도가 현실화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구대명’이라는 표현도 탄생하게 됩니다. 2022년 전당대회 당시 이재명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77% 안팎으로 집계됐지만, 일부 지역이나 권리당원 투표에선 80~90%에 달하는 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2024년 말 가상 시나리오로 거론된 조기 대선 또는 차기 대선 경선을 통해 이재명 후보가 거의 득표율 90%에 육박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사람들은 기존의 ‘어대명’보다 한층 극단적인 ‘구대명’을 입에 올렸습니다. 실제로 2025년 초 민주당이 hypothetical하게 실시한 당내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최종 득표율 89.77%를 기록하며 후보로 선출되었습니다. 이는 역대 민주당 대선 경선 사상 가장 높은 득표율로, 말 그대로 90%에 가까운 몰표였습니다. 이처럼 현실에서 ‘90%대 득표 이재명’이 나타나자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어대명을 넘은 구대명”이라는 표현을 썼고, “역대 최고 득표율”, “사실상 이변 없는 승리”라는 분석이 이어졌습니다.

역사적으로 돌아봐도, 전국 단위 정당의 경선에서 한 후보가 90% 안팎의 지지를 받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1997년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경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압승을 거뒀지만 이인제 후보 등이 30~40%의 표를 가져갔고, 2012년 새누리당 경선 때 박근혜 후보도 약 80%대 득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그보다 훨씬 높은 득표율을 얻은 것입니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이를 두고 “DJ(김대중)나 박근혜 때보다 더 높은 득표율, 민주당 내 견제세력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고 평했습니다. 요컨대 ‘구대명’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맥락은 이처럼 이재명 후보 독주의 절정을 상징하며,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도 보기 드문 당내 일극체제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사용 사례 및 시기별 맥락

앞서 살펴본 유래와 맥락을 바탕으로, ‘어대명’과 ‘구대명’이라는 표현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시기별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시기: 이때 처음 ‘어대명’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문장이 짧게 줄어 ‘어대명’이라 불렸고,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이 이를 해시태그(#어대명)로 활용하거나 응원 구호처럼 쓰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반대로 경쟁주자 측이나 중립 성향의 네티즌들은 이 용어를 약간 비꼬는 뉘앙스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예컨대 “경선 해봐야 어대명이네”라는 식으로,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비판적 뉘앙스를 담은 것입니다. 언론에서도 경선 중반 이후 기사 제목에 “민주당 경선 ‘어대명’ 굳어지나”, “어대명 대세론”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결국 2021년 10월 이재명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선출되자, 일부 언론은 “예상대로 이재명 후보 확정…결국 ‘어대명’이었다”는 취지로 보도했습니다.
  • 2022년 대통령 본선 선거 기간: 아이러니하게도 대선 본선에서는 ‘어대명’이라는 표현이 크게 힘을 얻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양강 구도로 선거가 전개되면서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어차피 대통령은 윤석열”이라는 의미의 ‘어대윤’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2022년 3월 대선을 한두 달 앞둔 시점에 국민의힘 경선이 진행될 때는 “어대윤” vs “무야홍”이라는 흥미로운 대결 구도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무야홍’은 “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라는 뜻으로, 홍준표 후보 지지자들이 만든 구호였습니다. 결국 국민의힘 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선출되자 그의 지지자들이 전당대회장에서 “어대윤”을 외쳤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어대명’이라는 용어는 민주당 지지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당시 정치권 전반에 ‘어차피 ○○은 ○○’ 식의 표현이 유행처럼 번졌던 모습이 관측됩니다. 다만 본선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패배함에 따라 ‘어대명’은 현실화되지 못한 예측으로 남았습니다. 선거 결과가 나오고 나서는, 이 표현이 오히려 “방심을 불렀다”, “민심을 오판했다”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 2022년 민주당 당대표 선거: 대선 이후 민주당 내부 권력 구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도 ‘어대명’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당권 도전에 나서자, 그의 강력한 지지층과 조직력으로 미뤄 “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전망이 일찌감치 나왔습니다. 실제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는 각 지역 순회경선에서 연달아 과반 압승을 거뒀고, 특히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70~80%대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타 후보들을 압도했습니다. 이 시기에 당내에서 경쟁했던 박용진 의원이나 강훈식 의원 등은 언론 인터뷰와 토론회 등에서 “이재명 후보의 독주는 당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 “당원들께서 어대명 분위기에 빠지지 말고 경쟁의 장을 열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당심(黨心)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이재명 후보가 2022년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됩니다. 이때 이재명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약 77.77%로, 당대표 경선 역사상 보기 드문 압도적 승리였습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결국 어대명이었다”는 평가가 나왔고, 일부 언론은 “확대명”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습니다. ‘확대명’은 “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뜻으로, 이미 당대표는 이재명으로 확정적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말입니다. 이는 ‘어대명’과 유사한 맥락의 또 다른 신조어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다가 언론 보도에도 등장했습니다.
  • 2023~2024년 이재명 대표 체제: 이재명 대표 취임 후 민주당은 그를 중심으로 당을 재정비했지만, 동시에 당내 비이재명계(비명계) 의원들과의 갈등도 존재했습니다. 2023년 보궐선거 패배 등으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자, 일각에선 “어대명 신화도 위태롭다”, “어대명이 아니라 위대명(위태로운 이재명)”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이는 이재명 대표에게 여러 사법 리스크(대장동 의혹 등)가 불거지면서, 그가 끝까지 대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맥락에서 등장한 풍자적인 표현입니다. 실제로 2023년 가을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로 법원의 영장심사를 받게 되었을 때, 민주당 내부의 비판자들은 “당이 ‘이재명 리스크’로 총선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며 지도부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친이재명계 지지층은 결속하며 “역시 어대명”이라며 그의 자리를 지켜주었고, 이재명 대표는 법적 위기를 넘긴 뒤 단식을 종료하고 당무에 복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대명’이라는 말은 친명계 지지자들에게는 위안과 단결의 구호처럼 쓰였고, 반명계 인사들에게는 당의 쇄신이 어려운 폐쇄적 구조를 꼬집는 말로 쓰이게 됩니다.
  • 2024~2025년 조기 대선 시나리오: (가정적 상황) 윤석열 대통령 임기 중 탄핵이나 사퇴 등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거론되자, 민주당 내에서는 다시 한 번 이재명 대표를 대선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졌습니다. 이때도 변함없이 들려온 말이 “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었습니다. 2024년 말에서 2025년 초 사이 가상으로 치러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외에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이 도전했지만, 처음부터 결과는 뻔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실제 경선 내내 ‘어대명’ 흐름이 이어졌고, 이재명 후보는 각 지역 경선에서 80~90%에 달하는 몰표를 받으며 순항했습니다. 그 절정은 호남권 경선에서 나타났는데, 이재명 후보가 득표율 88.69%를 기록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SBS 등 일부 언론은 “’어대명’ 아니라 이젠 ‘구대명’인가? 호남에서 90% 육박”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재명 후보는 최종 득표율 약 89.77%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었고, 이는 곧바로 ‘구대명’이라는 신조어로 이어졌습니다. 경선 결과 발표 후 이재명 후보는 “당원의 압도적 지지에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며 “4기 민주정부 창출” 의지를 밝혔는데, 지지자들은 환호했지만 야당(국민의힘)에서는 “이게 무슨 민주주의냐”는 비판이 터져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이러한 결과를 두고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시대를 언급하며 “한 사람에게 90% 이상 표가 나오는 것은 민주주의라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렇듯 ‘구대명’ 상황은 지지자들에게는 카타르시스였지만, 상대 진영과 일부 중도층에는 민주주의의 다양성 결여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상과 같이 시기별로 정리해보면, ‘어대명’과 ‘구대명’은 주로 경선 및 당내 권력구도와 관련하여 사용되었으며, 특정 시기에는 친이재명 성향의 커뮤니티에서 응원 구호로, 또 다른 시기에는 비판적 맥락에서 풍자적으로 쓰이는 등 맥락에 따라 다르게 소화되었습니다. 특히 2021년 경선과 2024년 경선, 두 번에 걸쳐 정점을 찍으며 한국 정치 신조어로 굳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의 반응

이러한 신조어들은 주로 온라인에서 탄생하고 퍼져나간 만큼, 디시인사이드(DC Inside), 에펨코리아(FMKorea), 트위터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반응과 논의가 나타났습니다. 먼저 디시인사이드의 경우, 정치 성향 별로 여러 갤러리(게시판)이 존재하는데, 이재명 갤러리와 같은 친이재명 성향 공간에서는 ‘어대명’이라는 표현이 자부심과 희망의 상징처럼 쓰였습니다. 지지자들은 이재명 후보의 행보나 지지율 소식을 공유하며 “역시 어대명!”, “명통령 가즈아” 등의 글을 남겼고, 이 표현 자체가 일종의 밈(meme)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반면, 디시인사이드의 정반대 성향 게시판이나 중립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어대명’을 다소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디시 중도정치 마이너 갤러리 등에는 “어대명 추대 선거냐, 우리는 들러리냐”는 식으로 민주당 경선 방식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실제 한 이용자는 “당장 이재명이 무슨 선언을 해도 어차피 이길 거고 대통령 확정이다. 대세는 못 막는다”라는 글을 올려, 이재명 후보의 위치를 강조하면서도 경선 경쟁이 무색해졌음을 꼬집었습니다.

에펨코리아(FMKorea) 역시 2030 남성 이용자가 많은 커뮤니티로 정치 이슈에 예민한 곳인데, 이곳에서도 ‘어대명’은 화제가 됐습니다. 다만 에펨코리아에서는 친여 성향과 친야 성향 이용자가 혼재되어 있어, ‘어대명’을 두고 토론이나 말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친이재명 성향의 이용자들은 “이 정도면 대세, 국민의힘은 긴장해야” 같은 반응을 보인 반면, 반대 성향 이용자들은 “민주당은 토론도 없이 이재명으로 가는구나”, “어대명이 아니라 독재명 아니냐”는 비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90%에 가까운 득표율 소식이 전해졌을 때는 에펨코리아 게시판에서도 “북한 선거도 아니고 90%라니”, “구대명 실화냐” 같은 놀라움과 조롱 섞인 댓글들이 추천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온라인 상의 반응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극명히 갈렸지만, ‘어대명’이라는 용어 자체는 이미 서로 다른 진영 간에도 통용되는 언어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줍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는 해시태그와 짤막한 멘트로 ‘어대명’이 확산되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어대명 해시태그를 달며 이재명 후보 관련 소식을 전파했고, 특히 경선 시즌에는 “#어대명_이재명화이팅”과 같은 응원 문구가 트렌드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반면 정치에 관심 많은 2030 세대의 유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패러디한 콘텐츠도 나왔습니다. 예컨대 어떤 이는 ‘어대명’을 패러디해 ‘어망명’(어차피 망한 건 명확) 같은 말을 만들며 이재명 후보의 어려운 상황을 풍자하기도 했고, 또 다른 쪽에서는 ‘명불패’(이재명은 불패다)라는 말로 응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밈 문화는 정치적 진지함을 희석시키는 동시에, 젊은 층이 정치에 흥미를 갖고 참여하도록 하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한편, 언론 매체들의 반응도 흥미롭습니다. 초기에는 ‘어대명’ 같은 인터넷 신조어를 기사에 직접 언급하는 경우가 드물었으나, 차츰 이 표현이 널리 알려지자 기사 제목이나 본문에 그대로 인용하는 사례가 늘었습니다. 특히 경선 막바지나 전당대회 즈음에는 주요 신문, 방송사에서 “민주당 경선 어대명 굳히나”, “어대명 입증한 이재명 후보”, “어대명 넘어 구대명 현상” 등의 문구를 사용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언론은 이 용어를 해설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신문 지상에 “‘어대명’은 ‘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의 준말로, 대세론을 의미한다”고 풀이해주는 설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정치 신조어를 다루는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이 단어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는데, 일부 평론가는 “‘어대명’이라는 말 자체가 경쟁 부재를 반증한다”, “민주주의 건강성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친이재명 성향의 평론가는 “그만큼 한 후보에게 힘이 실리는 건 유권자들의 뜻”이라며 정당한 흐름으로 보는 시각을 내놓았습니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과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어대명’과 ‘구대명’은 그 자체로 큰 화젯거리였습니다. 지지자들에게는 밈과 응원이 되고, 반대자들에게는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되었으며, 언론에게는 현상을 압축하는 키워드로 기능했습니다. 이를 통해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의 존재감과 논쟁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었고, 용어 하나만으로도 다양한 스펙트럼의 여론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치권과 사회에 미친 영향

이처럼 ‘어대명’과 ‘구대명’ 현상이 부각되면서, 정치권 내부와 사회 전반에도 여러 영향이 나타났습니다. 첫째로, 정당 내부 민주주의와 경쟁 구도에 대한 논쟁이 촉발되었습니다. 민주당의 경우 ‘어대명’ 분위기가 짙어지자, 당내에서 “반명 연대”(반(反)이재명 연대)나 97그룹(세대교체론을 주장하는 90년대 학번 70년대생 그룹)의 도전 등 견제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실제 2022년 당대표 경선 전후로 친문재인계, 비이재명계 인사들이 연대하여 이재명 후보의 독주를 견제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오히려 이재명 후보 측의 결집만 더 공고히 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는 ‘어대명’ 현상이 당내 갈등과 계파 재편을 가속화시킨 측면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당내 경쟁자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자,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로 일원화되었고 소위 친명계가 당의 주류 세력으로 떠올랐습니다. 이 과정에서 패배한 측은 당내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가령 박용진 의원은 경선 후 “결국 혼자 핀 들꽃은 꺾였다”며 아쉬움을 표현했고, 김두관 전 지사는 “어대명 경선룰을 바꿔야 한다”며 아예 경선 제도 개혁과 4년 중임제 개헌까지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논쟁들은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토론거리였으며, 결과적으로 당의 향후 방향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둘째로, ‘어대명’ 현상은 대중의 정치 인식과 기대치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자들의 기대감이 워낙 높았던 나머지, 일부 지지층에서는 승리를 망신하거나 과신하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선거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이재명이 다 이긴다”는 생각이 퍼지면서 정책 토론이나 새로운 인물 발굴 등의 과정이 부실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는 곧 유권자들이 정치권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국민들은 “민주당은 이미 정해진 사람만 추대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해버릴 수 있고, 이는 정당에 대한 흥미 저하나 냉소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2021년 민주당 경선 투표율이 초기 예상보다 낮았던 지역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한 언론은 “어대명 대세론에 경선 흥행이 저조”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결과가 빤하다고 인식되면 유권자들의 참여 동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다른 정당이나 선거 국면에서도 중요한 교훈으로 언급될 수 있습니다. 정치적 대세론이 양날의 칼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셋째로, ‘어대명/구대명’이라는 키워드가 미디어 담론에서 커지면서, 상대 정당인 국민의힘 측의 전략과 메시지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제로 굳어지는 상황을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를 역이용하려 했습니다. 예를 들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존재를 부각하여 민주당을 공격하는 전략이 쓰였습니다. “민주당은 이재명 한 사람 당”, “이재명 사당(私黨)화” 등의 표현을 써가며 민주당이 특정인에 과도하게 의존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러한 프레임은 ‘어대명’ 현상을 부정적으로 강조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은 “이재명이 민주당 후보로 나와주는 게 차라리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말로 여유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이재명 후보의 강한 지지층 외에 확장성의 한계를 지적하는 전략이었습니다. 즉, ‘어대명’으로 인해 민주당이 내홍을 겪거나 중도층에게는 거리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실제로 대선 본선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비호감도가 높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했는데, 국민의힘은 이를 지속적으로 부각시키며 대응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어대명’이라는 단어 하나가 불러온 파장은, 여야 모두의 선거 전략과 담론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넷째로, 사회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이러한 신조어의 등장은 정치에 대한 대중의 흥미와 참여를 높이는 이점도 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어대명’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경선 판도를 간단명료하게 표현하여 쉽게 회자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복잡한 여론조사 수치나 delegate 산출 방식 대신 “어차피 이재명이잖아” 한마디로 분위기를 설명하니, 정치에 깊지 않던 사람들도 상황을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또한 인터넷상에서 밈으로 소비되며 유머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젊은 층이 정치 이벤트를 재미로라도 챙겨보게 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이런 식의 낙승 분위기가 선거의 진지함을 감소시키거나 다른 유능한 인재들의 설 자리를 줄인다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인물이 경쟁해야 발전이 있는데, ‘어대명’처럼 한쪽으로 쏠린 여론은 자칫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실제 민주당 경선에서 저조한 관심이나, 다른 후보들의 토론 기회 축소 등이 이러한 우려를 현실화한 부분입니다. 이는 곧 정치 참여의 탈진실화(“어차피 결과 정해졌는데 뭐하러 투표하나”)로 이어질 위험성도 있어, 사회적 논의거리로 떠올랐습니다.

다섯째, ‘어대명’과 ‘구대명’이 주는 충격은 한국 정치사에서의 상징성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민주화 이후 주요 정당의 경선은 늘 어느 정도 경쟁이 있어왔고, 압도적 승리라고 해도 6070% 득표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의 사례는 8090%라는 “역대급” 기록을 남기며, 한국 정당 정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이를 두고 어떤 평론가는 “민주당이 사실상 이재명 원톱 체제로 재편됐다”고 평했고, 다른 이는 “유례없는 개인기에 의존하는 정당이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 민주당은 물론 한국 정치 전반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만약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강력한 리더십 아래 당이 단결하여 효율적인 정책 추진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면, 자정능력을 상실하고 파벌 갈등이나 지도자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가 고착될 우려도 있습니다. 결국 ‘어대명’ 현상이 남긴 영향은, 기회이자 위험이라는 두 얼굴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균형을 잡느냐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질 것입니다.

다른 정치 인물들과의 비교 및 관련 사례

이재명 후보와 관련된 ‘어대명’, ‘구대명’ 현상은 매우 두드러진 사례이지만,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한국 정치사에서 유사한 맥락의 표현이나 현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른 정치 인물들의 경우와 비교하면서 몇 가지 관련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례입니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직후 조기대선 정국에서 문재인 후보는 야권의 가장 유력한 주자였습니다. 당내 경선에서 안희정, 이재명 등 경쟁자들이 있었지만 줄곧 문 후보가 우위를 지켰고, 실제 경선에서도 승리했습니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말이 나오며, 훗날의 ‘어대명’과 유사한 정서를 보여주었습니다. ‘어대문’이라는 줄임말까지 탄생했으나, 이 표현은 ‘어대명’ほど 대중화되지는 못했습니다. 아마도 문재인 후보의 이름 ‘문’이 가진 발음상의 임팩트가 덜해서였는지, 또는 당시에는 신조어로 소비될 인터넷 환경이 지금ほど 활발하지 않아서였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문재인 후보 때부터 이미 대세론을 이렇게 간단히 줄여 말하는 인터넷 문화가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후보 역시 2017년 본선에서 압승함으로써 그 대세론을 현실화했고, 결과적으로 ‘어대문’은 예언성 멘트가 되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도 비슷한 맥락을 찾을 수 있습니다. 2012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사실상 적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박근혜 대세론”이란 말이 공식적으로 나왔고, 심지어 경쟁 주자였던 김문수 전 지사조차 “대세는 기울었다”며 박근혜 후보를 추인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인터넷상에서는 “어차피 대통령은 박근혜”라는 식의 글이 돌기도 했지만, 이를 압축한 ‘어대박’ 같은 표현이 크게 유행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다만 박근혜 후보의 압도적 위상을 고려하면, 오늘날이었다면 ‘어대박’이라는 신조어도 충분히 나왔을 법합니다. 실제 박근혜 후보는 경선에서 쉽게 승리했고, 본선에서도 대통령에 당선되어 그 대세론을 입증했습니다. 재미있게도,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역설적으로 “어차피 대통령은 박근혜”라는 말이 체념과 조롱의 뜻으로 쓰인 적도 있습니다. 이는 정권 교체가 어려워 보이는 국면에서 나온 자조적인 표현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가 집권여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당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어대윤’이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2021년 하반기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윤석열 vs 홍준표 양강 구도가 형성되었는데, 윤석열 지지자들은 “어차피 후보는 윤석열”이라는 뜻의 ‘어대윤’으로 기세를 올렸습니다. 반대로 홍준표 지지자들은 “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라는 ‘무야홍’으로 맞섰고, 온라인상에서 둘의 대결 구도가 밈화되었습니다. 이처럼 여야 모두 각자의 상황에 맞는 대세론 신조어가 등장한 것은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는 윤석열로 결정되며 ‘어대윤’이 현실화되었고, 민주당 후보는 이재명으로 결정되며 ‘어대명’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양 진영 모두 자기 진영의 대세론을 신조어로 즐겼던 셈입니다.

한편, ‘구대명’처럼 득표율 자체를 강조하는 표현은 현재까지는 이재명 후보의 사례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혹여 다른 정치인에게 90%에 육박하는 지지율이 나타났다면 비슷하게 ‘구대○’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민주사회에서 그 정도의 몰표는 흔치 않습니다. 굳이 비슷한 것을 찾자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 시절이던 1970년대~80년대에 당내에서 거의 독보적 지위를 누리던 때를 들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엔 선거가 지금처럼 자유롭지 못했고 신조어 문화도 달랐기 때문에, 김대중 총재에게 “어차피 대통령은 김대중”이라는 표현이 공개적으로 쓰이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1997년 대선 직전까지도 김대중 후보는 3수 끝에 도전하는 입장이어서,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결국 ‘어대명/구대명’ 현상은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이 갖는 특수한 맥락 – 즉, 지지층의 열광적 지지와 당내 대안 부재가 맞물려 빚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정치인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어대명’이 갖는 고유한 의미도 부각됩니다. 과거에도 대세론은 있었지만, 이를 이렇게 간결하고 직설적으로 나타낸 용어가 범사회적으로 통용된 적은 드물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신조어의 힘은, 그 정치인이 승리하든 패배하든 간에 이슈를 선점하고 담론을 주도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국민의힘이 한창 경선 토론회를 열고 있을 때도, 정작 화제는 민주당 쪽 “어대명 현상”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는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가는 효과를 낳았고, 경쟁 구도에서도 어느 정도 프레이밍 우위를 점했습니다. 물론 그러한 관심이 항상 긍정적이진 않았습니다. 동시에 이재명 후보의 사법 문제나 논란들도 부각되었고, 야당은 “어대명은 곧 사법리스크 내포”라고 공격했으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화제성 면에서는 이 단어들이 큰 역할을 했음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관련 인물들의 언급을 짚어보면, 민주당 내부의 비이재명계 인사들이 ‘어대명’ 구도를 경계하며 했던 발언들이 눈길을 끕니다. 2022년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했던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당 규정 미비로 출마가 좌절되자, 이재명 의원을 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습니다. 그녀는 “저를 빼고 ‘어대명’ 선거를 치르는 게 당 혁신에 도움이 된다고 믿느냐”고 비판하며, 이재명 의원이 자신의 출마를 막는 데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 아니냐고 의심했습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의 이 발언은 “당원이 참여하는 민주적인 경선이 중요하지, 결과를 정해놓고 가는 어대명식 경선은 당을 망친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또 다른 예로, 민주당 586세대 일부 의원들은 익명으로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새 인물 없이 한 사람에게만 매달리는 당이 되었나”라며 한탄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민주당 내에서 ‘어대명’ 현상은 민감한 주제였고, 공개든 비공개든 많은 이야기가 오갔던 것입니다.

요약하면, 다른 정치인들과의 비교 및 여러 관련 사례를 통해, ‘어대명’과 ‘구대명’은 한국 정치 신조어 중에서도 손꼽히는 파급력을 지닌 표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단어들은 특정 정치인의 이름을 담고 있지만, 그 속에는 정치 구조의 변화유권자 심리, 정당 문화 등의 복합적인 의미가 녹아 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맥락의 표현들은 과거에도 존재했으나, 지금처럼 인터넷 밈으로 급속히 퍼지고 공식 담론에까지 영향 준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이는 시대 변화에 따른 것이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의 독특한 입지가 한몫했다고 하겠습니다.

신조어로 보는 한국 정치의 일면

‘어대명’과 ‘구대명’ 현상은 신조어를 통해 본 한국 정치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단어는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지난 몇 년간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권력구조, 지지층의 열망, 그리고 그에 대한 논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정치권 내부에서는 이러한 신조어를 둘러싸고 긍정과 부정의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지지자들은 이것이 승리의 징후라고 믿었고, 반대자들은 위험 신호로 간주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이 현상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이재명 후보 본인도 “압도적 지지에 책임감을 느낀다”는 등의 언급을 통해 이 분위기를 의식했고, 당내 다른 주자들은 앞다투어 “어대명을 넘겠다”는 도전 의지를 피력해야 했습니다. 이는 ‘어대명’이라는 말이 그만큼 현실 정치에 영향력 있는 담론이 되었음을 뜻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현상을 돌아보는 이유는, 단지 특정 정치인 이야기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대명’과 ‘구대명’은 대세론의 양면성을 일깨워줍니다. 대세론은 승리를 가져올 만큼 강력한 추진력이 될 수도 있지만, 방심과 오만을 불러일으켜 패인의 씨앗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이재명 후보 캠프 내부에서도 대선 패배 후 “초접전인 줄 알았으면 몇 %p 차로 질 거라 예측됐다면 전략을 달리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나왔다고 전해집니다. 이는 어쩌면 ‘어대명’이라는 용어가 만들어낸 집단최면의 영향일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압도적 지지는 그만큼 해당 정치인이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갖추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지지층의 성원을 확인함으로써 정치 생명이 이어졌고 야당 대표로서 존재감을 발휘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어대명’은 그에게 양날의 검과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 용어 하나의 탄생과 소비 과정을 통해 한국 사회의 정치참여 문화도 엿볼 수 있습니다. 예전보다 훨씬 많은 국민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치적 의견을 나누고, 때로는 신조어를 만들어냅니다. ‘어대명’은 그 산물이며, 이렇게 생겨난 말이 다시 언론을 타고 정치인들의 입으로 전해져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순환 구조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론의 형성과 전달이 얼마나 빠르고 입체적으로 이뤄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정치권도 이런 민심의 동향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한편으론, 특정 정치인에 대한 과도한 쏠림이 가져올 부작용에도 늘 경계심을 가져야겠습니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생명이고, 경쟁이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어대명’과 ‘구대명’이라는 표현들은 최근 대한민국 정치판을 이해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입니다. 이 용어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찬찬히 살펴보면, 그 안에는 열광과 우려, 희망과 경계가 뒤섞여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신조어의 흥미로운 여정을 통해 정치의 한 흐름을 따라가 보았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한국 정치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정치의 주인공은 국민이며, 어떠한 대세론도 민심을 벗어나서는 지속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어대명’의 시대적 배경과 영향을 살펴본 이 시간이, 독자 여러분께 한국 정치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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