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뜻 퀀텀 뜻 | 양자 관련주 양자 대장주 | 양자 산업 현황 및 미래 전망
오늘날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가 바로 양자(Quantum)입니다. 언론에서도 “양자 컴퓨팅이 기존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다”, “양자 암호로 해킹이 불가능한 통신망을 구축한다” 등 흥미로운 기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양자라는 말이 너무 어렵고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양자란 도대체 무엇이며, 양자 기술이란 게 왜 그렇게 대단한 것일까요? 이번 블로그 글에서는 일반 독자분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양자의 개념부터 설명하고, 이미 현실에서 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양자 기술 분야와 사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또한 2025년 현재 기준으로 세계 주식시장에서 주목받는 주요 양자 기술 기업들을 정리하고, 각 기업들의 기술적 강점과 현황, 이른바 “양자 대장주“로 불리는 기업들의 사업과 투자 동향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전문 용어들도 최대한 알기 쉽게 풀어가며, 양자 기술의 세계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양자 뜻 퀀텀 뜻
우선 양자(量子)라는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양자라는 말은 원래 물리학 용어로, 아주 작은 물리량의 단위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빛은 연속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광자라는 작은 에너지 팩켓 단위(양자)로 존재합니다. 20세기 초 등장한 양자역학은 원자나 전자 같은 미시세계의 입자들을 설명하는 이론인데, 이 세계에서는 우리 일상 상식과 다른 신기한 현상들이 나타납니다.
- 입자의 이중성: 아주 작은 입자들은 때로는 알갱이(입자)처럼 행동하고, 때로는 파동처럼 행동합니다. 빛이 파동인 동시에 입자(광자)이기도 하고, 전자도 마찬가지로 파동-입자 이중성을 지닙니다. 마치 축구공이 동시에 파도처럼 퍼져나가는 것과 비슷한 기묘한 현상이지요.
- 양자 중첩: 양자 세계의 입자는 한 가지 상태로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여러 상태가 겹쳐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중첩(superposition) 상태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고전적인 컴퓨터에서는 비트(bit)가 0 또는 1 한 가지 값만 갖지만, 양자 비트(큐비트, qubit)는 0과 1 두 상태를 동시에 가지는 중첩 상태가 가능합니다. 이 말은 하나의 큐비트로 두 가지 값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양자 얽힘: 두 개 이상의 양자 입자가 서로 깊이 연결되어 하나처럼 행동하는 현상을 얽힘(entanglement)이라고 부릅니다. 얽힌 입자쌍은 서로 거리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하나의 상태를 공유하는데, 한 입자의 상태를 측정하면 즉시 다른 입자의 상태도 결정됩니다. 이 과정이 두 입자 간에 초광속으로 정보가 전달되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특이한 현상이라 아인슈타인이 “멀리 떨어진 두 입자의 귀신 같은 행동”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 확률적인 결과: 양자 세계에서는 어떤 물리량을 측정하기 전까지는 그 값이 확정되어 있지 않고, 측정 순간에 확률적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예컨대 전자의 위치나 속도는 측정하기 전까지 여러 가능성이 중첩되어 있고, 막상 측정하면 특정 값으로 ‘튀어나오는’ 것입니다. 이때 어떤 값이 나올지는 확률적으로만 예측 가능합니다. 이처럼 양자역학은 철저히 확률에 기반한 세계입니다.
이렇듯 양자 현상들은 직관에 반하고 묘한 느낌을 주지만, 중요한 것은 이미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기술이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레이저, 반도체 트랜지스터, MRI(자기공명영상) 장치, LED 등이 모두 양자역학의 원리를 응용한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기존 기술들은 양자의 특성을 간접적으로 이용한 1세대 양자 기술에 속하고, 오늘날 화제가 되는 “양자 기술”은 양자의 중첩, 얽힘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2세대 양자 기술을 가리킵니다. 이제 이러한 첨단 양자 기술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어떻게 활용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양자 기술의 주요 활용 분야
양자 기술이라고 하면 크게 양자 컴퓨팅(Quantum Computing), 양자 센서(Quantum Sensing), 양자 암호 통신(Quantum Communication)의 세 가지 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분야에서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기존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성능이나 기능을 이끌어내고 있는데요, 하나씩 그 개념과 실제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양자 컴퓨팅 – 새로운 계산 패러다임
양자 컴퓨팅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한 차세대 계산 기술입니다. 기존 컴퓨터는 비트(bit)라는 최소 정보단위를 사용하여 0 또는 1의 값을 처리합니다. 반면 양자 컴퓨터는 앞서 설명한 큐비트(qubit)를 정보 단위로 사용하는데, 큐비트는 0과 1 두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중첩 상태가 가능하죠. 예를 들어 2개의 큐비트는 동시에 4개의 값(00, 01, 10, 11)을 표현할 수 있고, 3개의 큐비트면 8개 값의 동시 표현이 가능하듯이, 큐비트 수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중첩 상태가 늘어납니다. 또한 큐비트들 사이에 얽힘 상태를 만들어 계산을 수행하면, 서로 상관관계를 가진 양자 연산을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양자 컴퓨터는 동시에 여러 가지 경우를 한꺼번에 계산함으로써 어떤 문제에서는 고전 컴퓨터보다 월등히 많은 연산을 병렬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양자 컴퓨터는 소인수분해나 데이터베이스 탐색 등 특정 문제들에서 고전 컴퓨터보다 지수적으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음이 알려져 있습니다. 1990년대에 개발된 쇼어(Shor) 알고리즘은 큰 수를 소인수분해하는데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보였고, 그로 인해 향후 양자 컴퓨터가 개발되면 현재의 RSA 암호체계 등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어 충격을 주었습니다. 또한 그로버(Grover) 알고리즘은 정렬되지 않은 데이터베이스에서 원하는 항목을 찾는 작업을 기존 대비 제곱근의 시간으로 (예: 원래 1억번 걸리던 탐색을 1만번만에) 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이외에도 양자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자나 소재의 거동을 정확히 모사하거나, 최적화 문제를 효과적으로 풀거나, 머신러닝에 응용하는 등 다방면의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양자 컴퓨터는 아직 초기 단계라 큐비트 수도 적고 오류도 잦지만, 최근 몇 년간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구글이 53큐비트 양자 프로세서 시카모어(Sycamore)로 특정 계산에서 세계 최강 슈퍼컴퓨터보다 압도적으로 빠른 연산을 수행해 “양자 우위(quantum supremacy)”를 최초로 실험 시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양자 컴퓨터가 특정 영역에서 기존 컴퓨터를 능가할 수 있음을 실증한 역사적 사건으로 회자됩니다. 이후 2020년대 초반에는 IBM, 구글, 중국 과학자들 등이 더 복잡한 양자 회로 실험과 양자 오류 수정의 진전을 보고하며 경쟁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구글이 새로운 양자 칩 윌로우(Willow)를 공개하며, 큐비트 개수를 늘려도 오류율이 더 이상 급증하지 않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양자 컴퓨팅에서 최대 난제인 오류 수정에 한 발 다가선 성과로 평가받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양자 컴퓨터는 어디에 쓰이고 있을까요? 아직은 수백 큐비트 미만 수준의 실험기기이지만, 일부 선도 기업들과 연구기관들은 초기 단계의 양자 컴퓨팅을 다양한 문제에 시험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화학 및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양자 컴퓨터로 분자의 전자구조를 시뮬레이션하여 새로운 물질의 특성을 예측하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전통 슈퍼컴퓨터로는 계산이 복잡한 화학 반응도 작은 양자 컴퓨터로 시도해보는 것이죠. 자동차 업계의 폭스바겐(VW)은 캐나다 D-Wave사의 양자 컴퓨터를 활용해 베이징 시내 교통 최적화 실험을 한 바 있습니다. 기존 내비게이션이 한 차량의 최단경로를 찾는 데 반해, 양자 알고리즘으로 수천 대 차량의 경로를 한꺼번에 조율하여 전체 교통량 흐름을 개선하는 방향을 모색한 것입니다. 이처럼 물류 최적화나 금융 포트폴리오 최적화 등 복잡한 최적화 문제도 양자 컴퓨팅의 기대 활용 분야입니다. 미국 JP모건은행이나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IBM, 구글 등의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최적화, 리스크 분석 실험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양자 컴퓨터가 클래식 컴퓨터보다 실용적으로 우월함을 입증한 사례는 없지만, 연구 단계에서 가능성을 검증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양자 컴퓨팅은 기존 컴퓨팅과 원리부터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의 계산 기술이며, 잠재력은 엄청나지만 그만큼 기술적 난관도 많습니다. 중첩과 얽힘을 활용한 병렬 연산 능력 덕분에 이론적으로는 특정 문제에서 기하급수적 속도 향상이 가능하지만, 실제 상용화되려면 더 많은 큐비트와 낮은 에러율, 안정적인 양자 상태 유지(디코히런스 문제 해결) 등이 필요합니다. 전 세계 정부와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는 이유도 그러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서죠. 이제 다음으로 양자 기술의 또 다른 분야인 양자 센서로 가 보겠습니다.
양자 센서 – 한계를 뛰어넘는 정밀 측정
양자 센서(Quantum Sensor)는 양자역학적 효과를 이용하여 기존보다 훨씬 미세한 변화까지 감지하는 초정밀 센서 기술입니다. 센서란 온도, 자기장, 시간, 중력 등 물리량을 측정하는 장치인데, 양자 센서는 양자 입자의 예민한 상태 변화를 활용하여 센서의 한계를 극복합니다. 쉽게 말하면, 기존 센서가 “귀로 들을 수 없었던 소리를 양자 센서는 포착한다”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볼까요?
- 원자 시계(Atomic Clock): 세상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는 다름 아닌 원자의 양자 에너지 준위를 이용한 원자 시계입니다. 원자 내부 전자가 두 에너지 상태 간에 전이할 때 방출하거나 흡수하는 빛의 진동수가 매우 일정한데, 이를 이용해 시간을 잽니다. 세슘 원자시계의 정확도는 오차 1초가 수천만 년에 불과할 정도여서, 전세계 표준시와 GPS 위성에 이 원자 시계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양자 센서는 정밀한 시간 측정을 통해 GPS 및 통신 시스템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양자 자기 센서: 우리의 뇌나 심장에서 발생하는 미약한 자기장을 측정하려면 극도로 민감한 센서가 필요합니다. 기존에는 초전도 방식의 SQUID 센서 등이 쓰였지만, 이제는 NV-다이아몬드 센서 같은 양자 센서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의 격자 내 질소 결함(NV 센터)을 이용해 자기장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는데, 이를 통해 뇌신경의 자성 신호나 심장의 생체자기 신호까지도 측정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 중국 연구진은 살아있는 생쥐의 심장에서 나오는 미약한 자기신호를 양자 센서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양자 센서가 의료 진단 분야에도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지요.
- 양자 레이더 및 중력 센서: 양자 얽힘 등을 활용하면 레이다나 중력장 센서의 성능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양자 레이더는 에너지 낮은 마이크로파 광자를 얽힘시켜 발사함으로써, 스텔스기처럼 미약한 반사 신호도 잡아낼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양자 중력 센서는 지하의 빈 공간이나 암석 밀도 차이를 감지하여 지하 구조를 파악하는 데 쓰일 수 있습니다. 이미 영국 연구팀이 양자 중력계를 활용해 지하 터널을 식별한 실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 도로 아래 싱크홀이나 지하자원 탐사에도 도움을 줄 수 있겠습니다.
- 양자 광학 센서: 양자 얽힘된 광자 쌍을 이용하면 기존 광학 센서의 한계를 뛰어넘는 측정이 가능합니다. 한 예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얽힌 광자를 이용해 적외선 영역의 미세한 변화를 가시광 측정으로 증폭시켜 읽어내는 양자 광학 센서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는 적외선으로 감지해야 하는 변화를 더 감지하기 쉬운 빛으로 변환해버린다는 개념인데, 양자 얽힘이 있어서 가능한 발상입니다. 이러한 기술로 적외선 분광이나 환경 센싱의 민감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리하면, 양자 센싱 기술은 기존의 물리량 측정 한계를 깨뜨려 극도로 정밀한 계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의료(예: 뇌파 측정), 지질탐사, 군사(잠수함 탐지 등), 통신 인프라(정밀한 시각 동기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자 센서의 활용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아직 상용화 초기지만, 가까운 미래에 우리 생활의 안전과 편의를 높여줄 눈에 보이지 않는 조력자로서 양자 센서가 활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양자 통신과 양자 암호 – 깨질 수 없는 보안
마지막으로 양자 통신(Quantum Communication) 분야를 살펴보겠습니다. 양자 통신의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양자 암호인데요, 이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절대적으로 안전한 통신을 구현하려는 것입니다.
오늘날 인터넷 뱅킹이나 카드 결제 등의 보안은 대부분 수학적 알고리즘(예: RSA, AES 등의 암호)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충분히 강력한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면 현재의 공개키 암호 체계(예: RSA, ECC)는 쉽게 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등장한 두 가지 축이 바로 양자 기반 암호 기술과 양자 이후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입니다. 후자는 양자 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새로운 수학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고, 전자는 아예 양자의 물리법칙으로부터 안전성을 보장받는 통신 방법을 쓰는 것입니다.
양자 암호통신의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양자 키 분배(QKD, Quantum Key Distribution)입니다. QKD는 두 통신자가 광자 등의 양자 입자를 주고받으며 암호키를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만약 도청자가 중간에 신호를 엿보려 하면 양자 상태가 변화하여 수신자가 이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양자 상태를 관측(측정)하는 행위 자체가 상태를 교란시키기 때문이죠. 쉽게 말해, 두 사람이 주고받는 양자 봉투를 제3자가 뜯어보면 봉투가 훼손되어 당사자들이 눈치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QKD를 통해 분배된 암호키는 도청 위험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설령 중간에서 신호를 가로채더라도 키가 엉클어져 무용지물이 되므로, 정보 유출이 원천 차단되는 셈입니다.
이미 양자 암호 통신망은 세계 여러 곳에서 실험적으로 구축되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 중국은 2016년 세계 최초의 양자 통신위성 ‘묵자호’를 발사하여 지상과 위성 간 QKD를 시연했고, 베이징-상하이 간 2,000km에 달하는 양자 암호 백본망도 구축했습니다. 유럽 역시 EU Quantum Flagship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 각국을 잇는 양자 통신 인프라를 개발 중이며, 미국도 양자 네트워크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SK텔레콤이 스위스의 ID Quantique사를 파트너로 몇 년 전부터 양자암호 기술을 준비해왔고, 실제로 국내 금융기관 망 일부에 QKD를 적용한 시범 운영도 이뤄졌습니다. 정부 기관이나 은행 사이에 양자 암호 회선을 설치하여 해킹 우려 없이 중요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이죠. 또한 한국과 미국, 유럽, 중국 등이 함께 양자 통신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여 기술의 호환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양자 암호의 장점은 이론적으로 절대 보안이 가능하다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광자를 이용한 QKD 신호가 멀리 보내면 감쇄되기 때문에 전송 거리의 한계가 있고, 이를 중계할 양자 중계기 기술이나 위성 활용 등이 필요합니다. 또한 장비 비용도 아직 비싸 상용망에 널리 쓰기엔 부담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안보나 금융, 인프라 영역에서 보안이 최우선인 경우에는 점진적으로 양자 암호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향후 10~20년 내에 양자컴퓨터로 인한 암호 위협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일찌감치 양자내성암호(PQC)와 함께 양자 암호통신망 구축을 병행하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양자 통신/암호 기술은 양자의 원리를 이용해 정보를 안전하게 주고받는 방법이며, 미래 정보보안의 판도를 바꿀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향후 완벽한 보안을 요구하는 군사통신, 금융거래, 전력망 제어 등 분야에서 양자 암호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양자 기술의 3대 분야인 양자 컴퓨팅, 양자 센싱, 양자 통신에 대해 개념과 활용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양자 기술은 “전에는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들 잠재력을 지닌, 새로운 물리 기반 기술”입니다. 물론 현재는 걸음마 단계인 부분이 많지만, 기술이 성숙해지면 우리 생활과 산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러한 가능성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양자 기술에 대한 투자와 경쟁이 뜨거운데요, 이어서는 양자 기술을 이끄는 주요 기업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양자 관련주
양자 기술의 발전을 주도하는 것은 각국 정부 연구소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들입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주식시장에서는 양자 기술 관련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2025년 현재 기준으로 주목할 만한 글로벌 양자 기술 기업들을 분야별로 살펴보고, 이들 기업의 기술적 강점과 현황, 그리고 투자 동향을 분석해보겠습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양자 대장주“로 거론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IonQ – 이온 트랩 양자컴퓨터의 선구자
아이온큐(IonQ)는 2015년에 설립된 미국의 순수 양자 컴퓨팅 기업으로, 세계 최초로 상장에 성공한 양자컴퓨터 스타트업입니다. 2021년 10월 아이온큐는 스팩(SPAC) 합병을 통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여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이때부터 한국의 해외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아이온큐는 대표적인 양자 기술 대장주로 각광받았습니다.
아이온큐의 기술적 강점은 “이온 트랩(Trapped Ion)” 방식의 양자 컴퓨터라는 점입니다. 공동창업자인 김정상 듀크대 교수와 크리스 먼로 메릴랜드대 교수는 이온트랩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진공 상태에서 전자기장으로 이온(전하를 띤 원자)을 가두고 레이저로 제어하여 양자 연산을 구현하는 기술을 상용화했습니다. 이온트랩 방식의 최대 장점은 상온에서 작동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양자컴퓨터(특히 초전도 방식)는 절대영도에 가까운 극저온에서 동작해야 하지만, 아이온큐의 장비는 실험실 실온 환경에서도 운용할 수 있어 유지보수가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또한 이온 자체가 동일한 원자들이어서 큐비트 간에 개별 편차가 거의 없고,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이온큐비트는 몇 초 이상의 긴 결맞음 시간(coherence time)을 가져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기에도 유리합니다.
아이온큐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미 여러 기관과의 파트너십, 계약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미국 공군연구소(AFRL)와 2020년에 체결한 약 5,45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은 양자컴퓨팅 업계 최대 규모의 상업 계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계약을 통해 아이온큐는 국방 분야에 양자 컴퓨팅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양자 스타트업으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수익원입니다. 또한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으로 전기차 배터리 화학물질 시뮬레이션 연구를 진행하는 등 산업 분야 응용에도 적극적입니다. 현대차와는 차량 3D 객체 인식 문제에 양자 머신러닝을 적용하는 공동 연구도 발표하는 등, 자동차 제조사가 양자 컴퓨팅을 미래 기술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의 한 예를 보여주었습니다.
아이온큐의 양자 프로세서는 현재 수십 개 수준의 논리 큐비트를 구현하고 있으며, “알고리즘적 큐비트”라는 독자 지표로 성능 향상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2022년 아이온큐는 11 알고리즘 큐비트(#AQ 11)를 달성했다고 했고, 2024년에는 새로운 시스템 IonQ Forte를 통해 #AQ 35까지 성능을 끌어올렸다고 합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양자 컴퓨터가 유용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효과적 큐비트 수를 나타낸 것으로, 기하급수적 계산 능력과 직결됩니다. 아이온큐는 로드맵 상 2025년경에는 #AQ 64를 달성하고, 그 이후 수백 개 이상의 물리 큐비트를 광학적으로 연결하여 규모를 확장할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기존 이터븀 이온 대신 바륨 이온을 활용해 99.9%에 달하는 2큐비트 게이트 정확도(Fidelity)를 시현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도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아이온큐 경영진은 “2030년대에 연 10억 달러 매출”이라는 야심찬 목표도 공언하고 있습니다.
투자 측면에서 아이온큐는 상장 직후 한때 시가총액이 수조 원에 달하며 엄청난 기대를 받았으나, 2022년을 거치며 주가 변동성이 상당했습니다. 양자컴퓨터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과 추가 자본이 필요하다는 현실론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 등이 “실용적인 양자컴퓨팅은 아직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언급을 했을 때 아이온큐 주가가 큰 조정을 받는 등, 양자 테마의 주가 변동성이 높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2023~2024년에 아이온큐는 기술 성과 발표와 함께 주가가 재도약하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아이온큐를 양자컴퓨팅의 순수 플레이어(pure-play)로 여기며 미래 성장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동시에 단기 실적 부재와 기술 리스크를 주의 깊게 지켜보는 분위기입니다. 향후 몇 년간 아이온큐가 기술 로드맵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실제 유용한 양자솔루션을 출시할 수 있다면 양자 분야의 선두주자로서 엄청난 보상이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Rigetti Computing – 실용화에 도전하는 초전도 양자 컴퓨팅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양자 컴퓨팅 기업으로, 아이온큐와 함께 양자 스타트업 투톱으로 불렸습니다. 2013년 설립된 리게티는 2022년 3월에 스팩 합병으로 나스닥에 상장하였으며, 이 회사 역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한때 양자컴퓨팅 대장주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리게티의 창업자 채드 리게티(Chad Rigetti)는 전직 IBM 양자컴퓨팅 연구원 출신으로, 창업 후 자체 양자 칩을 개발하며 “풀스택(full-stack) 양자컴퓨팅” 서비스를 표방해 왔습니다.
리게티의 기술 접근법은 초전도 큐비트(Superconducting Qubit) 방식입니다. 초전도체란 절대온도 0K(-273℃)에 가까운 극저온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는 물질인데, 이 성질을 이용해 초전도 회로를 구성하면 인덕터와 커패시터로 이루어진 조셉슨 접합 소자가 큐비트로 동작합니다. 구글, IBM 등 빅테크도 같은 초전도 방식을 채택하고 있죠. 초전도 양자칩의 장점은 반도체 공정을 활용한 집적화에 유리하여 많은 수의 큐비트를 칩 위에 올릴 수 있고, 게이트 연산 속도가 빠르다는 것입니다. 다만 항상 수밀리켈빈(-273℃ 부근)의 극저온 냉각을 해야 하고, 외부 진동이나 전자기파에 민감해 실험실 환경이 복잡한 단점이 있습니다.
리게티는 2017년에 8큐비트 칩을, 2018년에 19큐비트 칩 “아스펜(Aspen)”을 공개하며 업계를 선도했으나, 이후 IBM과 구글이 수십백큐비트대로 앞서나가면서 상대적으로 주춤했습니다. 한때 리게티의 기술 난항설과 인력 유출 등이 보도되며 주가가 크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232024년에 리게티는 기술 개선 성과와 새로운 로드맵을 발표하며 재도약에 나섰습니다. 2024년 말 리게티는 84큐비트 양자 프로세서 “Ankaa-3” 시스템을 출시했는데, 이 시스템에서 중간값 99.5%의 이큐비트 게이트 충실도(2-qubit gate fidelity)를 달성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리게티 프로세서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오류율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드디어 게이트 성공률 99%대에 진입하여 실용적 양자 컴퓨팅의 필수 조건인 오류율 저감에 진전을 보인 것입니다. 또한 리게티는 이 새로운 칩 아키텍처로 향후 수백 큐비트까지 확장하고, 여러 칩을 모듈식으로 연결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리게티의 비즈니스 모델은 양자컴퓨팅 서비스(QCaaS, Quantum Computing as a Service)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자체 양자 클라우드 플랫폼을 운영하며, AWS 브라켓(Braket)이나 MS 애저(Azure)를 통해서도 리게티 양자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기관이나 기업 고객들이 리게티 하드웨어를 활용해 양자 알고리즘을 테스트하도록 지원합니다. 구체적으로, 리게티는 정부 연구 프로젝트에도 다수 참여하여 수익을 얻고 있는데, 미 국방성(DARPA) 과제나 영국 양자컴퓨팅 개발 컨소시엄 등에 파트너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러한 협업은 리게티가 기술 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리게티 주식은 아이온큐 못지않게 롤러코스터를 탄 종목입니다. 상장 후 초기에는 미래 성장 기대감으로 급등했지만, 기술 지연과 재무 손실로 주가가 많이 하락해 시가총액이 한때 1억 달러대까지 쪼그라들기도 했습니다. 2024년에도 연간 2억 달러의 큰 손실을 내었고 추가 투자 유치 압박이 있다는 소식에 시장이 실망했습니다. 다만 2024년 말 기술 성과 발표 이후로는 주가가 약간 반등하며 장기적 가능성에 재주목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리게티의 향후 관건은 기술 경쟁력 확보와 사업 안정화일 것입니다. 초전도 양자칩 분야는 IBM, 구글 같은 공룡들과 경쟁이 불가피한데, 리게티가 틈새를 공략해 독자적 상용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그리고 충분한 자본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 생존과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D-Wave Quantum – 양자 어닐링의 개척자
디웨이브 퀀텀(D-Wave Quantum)은 캐나다 벤쿠버에 위치한 세계 최초의 양자컴퓨터 상용화 기업입니다. 1999년 설립되어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디웨이브는, 2011년 이미 첫 번째 상용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출시하며 양자컴퓨터 시대의 문을 연 선구자입니다. 다만 디웨이브의 양자컴퓨터는 아이온큐나 리게티처럼 범용 게이트 기반 양자컴퓨터가 아니라, 양자 어닐링(Quantum Annealing) 방식이라고 하는 특수 목적형 양자컴퓨터라는 점에서 결이 조금 다릅니다.
디웨이브의 양자 어닐링 기술을 간단히 설명해보죠. 어닐링은 금속을 서서히 식혀서 내부 응력을 제거하듯이, 양자 어닐링은 시스템을 양자역학적으로 서서히 바닥 상태(최저 에너지 상태)로 이끌어내는 과정입니다. 디웨이브 머신에서는 수천 개의 초전도 큐비트들이 특정 방식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는데, 초기에는 모든 큐비트를 중첩된 양자 상태로 준비한 뒤 서서히 특정 문제의 해답이 담긴 에너지 지형에 이들 큐비트를 적응시켜나갑니다. 그러면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가장 에너지 낮은 상태(그게 바로 주어진 문제의 최적해)를 향해 수렴하게 됩니다. 요컨대 디웨이브 컴퓨터는 복잡한 최적화 문제를 푸는 데 특화된 양자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예를 들어 물류 경로 최적화, 공장 공정 스케줄링, 머신러닝의 최적화 등 다양한 조합최적화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디웨이브의 하드웨어는 현재 5,000개가 넘는 큐비트를 장착한 양자 어닐링 머신 “Advantage” 시리즈로 진화했습니다. 큐비트 수로만 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큐비트를 보유한 양자컴퓨터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닐링 방식의 큐비트는 게이트 모델 큐비트와 성격이 다르고, 얽힘을 극대화하기보다 서멸(decoherence)을 활용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습니다. 디웨이브는 2018년과 2020년에 자사의 양자컴퓨터가 특정 최적화 문제에서 고전 알고리즘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여 “양자 어드밴티지(quantum advantage)”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2023년 디웨이브 측은 실제로 유용한 실생활 문제에 대해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며 업계의 관심을 모았는데, 그만큼 자사가 해결하는 문제가 실용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폭스바겐과의 교통 시뮬레이션, 자동차 부품사인 DENSO와의 공장 최적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미션 스케줄링 등 다양한 산업 파트너 프로젝트를 통해 자사 기술의 유효성을 입증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디웨이브는 오랜 업력을 통해 글로벌 고객 풀도 상당합니다. 록히드마틴, 구글, NASA 등은 디웨이브 머신을 직접 구매하거나 클라우드로 활용해왔고, 현재는 디웨이브가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 Leap를 통해 원격으로 양자컴퓨팅 접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2년 디웨이브도 미국 증시에 상장하여 양자기업 반열에 올랐는데, 상장 당시 약 12억 달러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아이온큐, 리게티와 마찬가지로 상장 후 주가는 하락세를 겪어 2023년에는 한 자릿수 억달러 수준의 시총으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투자자들이 디웨이브에 대해 가진 의문 중 하나는 “양자 어닐링이 과연 얼마나 시장을 넓힐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범용 양자컴퓨팅이 완성되면 어닐링 방식은 일부 영역에 국한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어, 디웨이브는 이에 대응하여 게이트 기반 양자컴퓨터 개발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즉, 기존 강점인 어닐링 기술은 더욱 개선하면서 동시에 범용 양자 프로세서도 연구하여,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종합 양자 회사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입니다.
2024년 들어 디웨이브는 상업 성과와 수익성 개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발표된 바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 신규 계약 예약이 전년 대비 120% 증가하여 2천만 달러를 넘겼고, 최초로 온프레미스(주문 제작) 양자컴퓨터 판매도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꾸준히 기업 및 연구기관 고객을 확보하며 매출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이지요. 물론 여전히 적자기업이고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긴 업력에서 나오는 풍부한 특허와 노하우, 그리고 기존 고객층은 디웨이브의 자산입니다. 투자자들은 디웨이브가 향후 몇 년 내에 기술적 한계를 돌파해 보다 뚜렷한 양자 우위 사례를 만들어낼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만약 어닐링이든 게이트든 확실한 상용 솔루션을 입증한다면, 오랫동안 저평가된 주가도 재평가 받을 여지가 있을 것입니다.
Arqit Quantum – 양자암호로 그리는 사이버 보안의 미래
아르킷 퀀텀(Arqit Quantum)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양자 암호 기술 기업입니다. 2017년 설립되었고, 2021년 9월 SPAC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하였습니다. 아르킷은 앞서 살펴본 기업들과 달리 양자 컴퓨팅 하드웨어가 아니라 양자 통신/암호 응용 분야에 집중한 회사입니다. 따라서 투자 테마로 보면 양자컴퓨팅주라기보다는 사이버 보안주 성격이 강합니다.
아르킷의 주력 제품은 QuantumCloud™라는 양자 보안 키분배 플랫폼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Arqit이 사용한다는 “양자 암호”가 꼭 광자를 직접 이용한 QKD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Arqit은 처음에는 양자위성을 이용한 글로벌 QKD 서비스를 구상했지만, 기술적 제약과 비용을 고려해 현재는 양자 난수와 기존 암호기술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보안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구체적으로 Arqit 플랫폼은 중앙에서 양자 난수원을 이용해 매우 복잡한 대칭키를 생성하고, 이를 수학적 함수로 복호화하여 각 종단 단말이 동일한 대칭키를 동시 생성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얻은 대칭키를 이용해 통신을 암호화하면 제3자가 중간에 통신 내용을 절대 해독할 수 없다는 것이 Arqit의 주장입니다. 요컨대 중앙 관리형 양자 보안 키분배 네트워크를 소프트웨어로 구현하여, 전 세계 어디든 양자 안전한 통신 세션을 만들 수 있게 하는 서비스라 볼 수 있습니다.
Arqit의 이 기술 접근법은 순수 QKD와는 달라 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Arqit은 군사·국방 등 최고수준 보안 수요가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 국방부, 일본 방위성, 미국 연방기관 등과 Arqit 솔루션 테스트 협력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또한 영국 거대 통신사 BT와 파트너십을 맺고 통신망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아르킷은 “양자 컴퓨팅 시대에도 안전한 암호”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특히 IoT 기기나 클라우드 간 연결에 양자 보안 키를 공급하는 용도로 자사 플랫폼을 밀고 있습니다. 전세계 어디서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양자 보안을 적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습니다.
재무적으로 보면 Arqit은 아직 초기 매출 단계이며, 상장 이후 투자자의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해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태입니다. 스팩 상장 당시 약 4억 달러 자금을 조달했으나, 2022~2023년 중 일부 기술적 실행 지연과 목표 미달 등의 이슈로 단기 투자심리가 약화되었습니다. 일례로 Arqit이 2024년 3월까지 몇 건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을 기대했는데 이것이 지연되어 실적이 밀렸다는 소식에 주가가 크게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일부 리서치에서는 Arqit의 기술 모델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여 논란이 있었지만, 회사 측은 자체 암호 기술이 여전히 유효하며 사업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Arqit의 경우 양자컴퓨팅 기업들보다 상용화 시점이 더 가깝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미 시제품 형태의 QuantumCloud를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을 전후해 만약 대형 계약이나 매출 성장이 가시화된다면, 현재 낮아진 주가 평가도 반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 시장은 경쟁도 존재하는데, 스위스의 ID Quantique나 미국의 PQShield 등 양자 보안을 표방하는 여러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한 “양자 내성” 수학적 암호 표준이 보급되면 양자암호에 대한 수요가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어, Arqit은 기술 우월성과 시장 필요성을 동시에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Arqit Quantum은 사이버 보안의 양자 업그레이드를 꿈꾸는 회사로, 아직은 미래 가능성에 투자하는 단계이지만 실제 수익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점에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있습니다.
IBM – 양자 컴퓨팅 시대를 열어가는 기술 거인
지금까지 스타트업 위주로 살펴보았는데, 양자 기술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역이 바로 IBM입니다. IBM은 20세기 컴퓨팅 역사를 만든 거대 IT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21세기에도 양자 컴퓨팅의 선두 주자로 맹활약 중입니다. 특히 IBM은 양자컴퓨팅 하드웨어를 자체 개발하면서도, 그것을 누구나 클라우드로 활용하게 하여 생태계 구축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업계에 큰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IBM이 양자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본격적인 양자컴퓨터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입니다. 2016년 IBM은 IBM Quantum Experience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5큐비트 양자컴퓨터를 인터넷으로 공개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이는 연구자나 학생들이 웹에서 직접 양자 알고리즘을 실행해볼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양자컴퓨팅 개방 플랫폼이었습니다. 이후 IBM은 큐비트 수와 성능을 점점 늘려가며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양자 프로세서를 온라인 제공해왔습니다. 2019년에는 53큐비트 “알마덴” 프로세서를, 2020년 65큐비트 “히코리”, 2021년 127큐비트 “이글(Eagle)” 칩을 발표하며 양자 하드웨어 기록을 경신해왔습니다. 2022년 말에는 무려 433큐비트를 집적한 “오스프리(Osprey)” 프로세서를 공개해 업계를 놀라게 했고, 마침내 2023년 11월에는 세계 최초로 1,121큐비트 양자 프로세서 “콘도르(Condor)”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000큐비트 시대의 개막을 IBM이 선언한 셈인데요, 이 칩은 여전히 실험 단계이고 실용적인 오류 수정이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양자컴퓨팅 스케일을 천 단위로 올렸다는 상징성이 큽니다.
IBM의 양자컴퓨터는 초전도 큐비트 방식으로, 특유의 “몽둥이(Monolithic) 큐비트 아키텍처”를 통해 비교적 안정적이고 균일한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IBM은 “양자 볼륨(Quantum Volume)”이라는 종합 성능 지표를 제시하여, 단순 큐비트 수뿐 아니라 오류율, 연결성 등을 종합 고려한 성능 평가를 주도해왔습니다. IBM 기종들은 양자볼륨 면에서도 매년 기록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하드웨어 리더십뿐 아니라, IBM은 Qiskit이라는 오픈소스 양자 프로그래밍 프레임워크를 제공하여 소프트웨어 측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대학과 연구자들이 Qiskit을 활용해 알고리즘 연구를 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Qiskit 한국 사용자 모임 등이 활동 중입니다.
비즈니스적으로 IBM은 IBM Quantum Network를 구축하여, 전 세계 200여 개 파트너(기업, 대학, 연구소 등)에 양자컴퓨팅 접속과 협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나 일본 도쿄대 등은 IBM과 파트너십으로 자체 IBM 양자컴퓨터를 배치받아 연구 중이고, 대한민국의 ETRI(전자통신연구원)도 2023년에 IBM Quantum Network에 가입하여 국내 양자 연구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IBM은 이러한 네트워크 파트너로부터 사용료를 받고 기술을 공유하며, 사실상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IBM 주식은 물론 메인 사업이 양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전체 IT서비스, 클라우드, 하드웨어 사업의 일부분이지만, 양자 리더십이 미래 기업 가치에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IBM은 2020년대 중반까지 실용적인 양자 이점(Quantum Advantage)을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2030년까지는 오류 수정이 가능한 대규모 양자컴퓨터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투자자들에게 IBM이 미래 컴퓨팅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 플레이어임을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이미 IBM은 엔비디아, 보잉, 엑손모빌 같은 기업들과 양자 연구 협력을 맺었고, 앞으로 양자컴퓨팅이 상용화되면 IBM의 기존 클라우드/컨설팅 사업과 시너지를 내며 새로운 매출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편 투자자 입장에서 IBM은 전통적인 가치주 이미지가 강해, 스타트업들처럼 극적인 주가 변동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양자컴퓨팅 기술이 현실화되는 시점에 IBM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IBM 스스로도 양자 분야 인력을 크게 늘리고 R&D 투자를 확대하면서 미래 시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IBM은 양자컴퓨팅의 기술적 판을 키워온 거인으로서, 그 성과가 가시화될수록 업계와 시장에서 더욱 조명받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Google (Alphabet) – 양자 패권 경쟁의 게임체인저
구글(Google)은 양자컴퓨팅 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빅플레이어입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Alphabet)의 한 부서인 Google Quantum AI 팀은 2019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양자 우위(Quantum Supremacy)” 달성 소식의 주인공이죠. 이처럼 구글은 상대적으로 늦게 양자 연구에 뛰어들었지만, 과감한 투자와 인재 영입으로 단기간에 업계 선두에 올라섰습니다.
구글은 2013년 캐나다 D-Wave사의 양자컴퓨터를 NASA와 함께 연구 목적으로 구입하며 양자컴퓨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곧 자체 기술 개발로 선회하여, 2014년 UCLA 교수였던 존 마르티니스(John Martinis)를 영입해 초전도 양자 하드웨어 연구를 본격화했습니다. 그 결과 2018년 72큐비트 칩 “브리스틀콘(Bristlecone)”을 개발하여 가능성을 보였고, 2019년에는 큐비트 수는 53개로 줄이되 오차율을 개선한 “시카모어(Sycamore)” 프로세서를 통해 역사적인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바로 양자 난수를 생성하고 그 분포를 측정하는 복잡한 문제에서, 시카모어 칩이 3분 20초 만에 계산을 끝낸 반면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 Summit로는 1만 년 이상 걸릴 것으로 추정되는 결과를 얻은 것입니다. 이 발표로 구글은 인류 최초로 양자컴퓨터가 고전컴퓨터를 능가하는 영역을 시연했다고 선언했고, 이는 과학계와 대중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물론 IBM이 “슈퍼컴퓨터로 며칠이면 풀 수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양자컴퓨팅의 위력을 각인시킨 사건임은 분명합니다.)
이후 구글은 양자 하드웨어 규모보다는 오류 수정 및 양자 알고리즘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21년 창립 멤버였던 마르티니스가 팀을 떠났지만, 구글은 지속적으로 세계적 인재를 영입하며 연구를 확대했습니다. 2023년 구글은 새 양자 칩 “윌로우(Willow)”를 공개했는데, 이 칩은 소수의 논리 큐비트를 오류정정 코드로 묶어 오류를 누적적으로 감소시키는 구조를 가졌습니다. 그 결과 논리적 큐비트 수를 늘릴수록 오히려 안정성이 향상되는 “오류 수정의 이정표”를 달성했다고 구글은 밝혔습니다. 이는 작은 규모에서나마 양자 오류 수정이 실효성 있음을 보인 것으로, 완전한 오류보정 양자컴퓨터로 가는 길에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됩니다. 또한 구글은 이 윌로우 프로세서로 5분 만에 특정 계산을 풀었는데, 이를 현존 슈퍼컴퓨터로는 우주의 나이보다도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다소 과장되어 들리지만, 그만큼 구글이 자신들의 성과에 확신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시가총액 세계 상위권의 거대 기업이라, 양자 사업이 당장의 재무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AI 다음은 Quantum”이라는 시각 아래, 미래 준비 차원에서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양자컴퓨팅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도 구상 중인데, 이미 Google Cloud 플랫폼에 양자 컴퓨팅 서비스(Quantum Computing Service) 페이지를 통해 연구자들이 양자 알고리즘을 시뮬레이션하거나 구글 양자 프로세서를 예약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2023년에는 양자 AI 캠퍼스를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 완공하여 연구 시설을 확충했습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구글(알파벳) 주식이 양자 테마로 움직이는 일은 거의 없지만, 양자 기술에서 벌어지는 빅테크 간 경쟁은 흥미롭게 바라보는 포인트입니다. 구글, IBM,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ICT 기업들이 모두 양자 분야에 뛰어들어 인재 쟁탈과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중 구글은 2019년 양자우위 실험으로 한발 앞서 나갔고, IBM은 1000큐비트 돌파로 다시금 존재감을 보여주는 등 주고받는 양상입니다. 결국 이 경쟁의 승자가 10~20년 후 양자컴퓨팅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터이므로, 투자자들도 장기적인 시각에서 이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만약 구글이 “양자 패권”을 잡는다면 현재의 검색/클라우드 지배력에 더해 컴퓨팅 인프라까지 선점하게 되는 것이어서, 알파벳의 기업가치 역시 그에 상응하는 프리미엄을 얻게 될 것입니다.
Microsoft – 위상 큐비트로 노리는 한방 역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소프트웨어 기업 이미지가 강하지만, 양자 분야에서는 꽤 독특한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바로 “위상 양자컴퓨팅(topological quantum computing)”이라는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는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은 양자 상태 중에서도 마요라나 페르미온(Majorana fermion)이라는 특이한 준입자를 이용해 큐비트를 만들면, 외부 교란에 강하고 자연적으로 오류율이 낮은 위상 큐비트(topological qubit)를 구현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이론은 2000년대부터 제시되었지만, 실제 마요라나 입자의 존재 증명이 쉽지 않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 드디어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인 코펜하겐대 연구팀이 나노소자에서 마요라나 모드의 증거를 포착했다고 발표하면서, 위상 큐비트 연구가 탄력을 받았습니다. 만약 이 방식이 성공하면 다른 방식의 큐비트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고 스케일업에 유리한 양자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쉽게 말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근본적으로 에러가 거의 없는 완벽한 큐비트를 잡겠다는 목표인 셈입니다.
한편 MS는 자체 하드웨어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도 Azure Quantum이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양자컴퓨팅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Azure Quantum에는 아이온큐, 리게티, 퀀티늄(뒤에 설명) 등의 하드웨어를 연결해주고, MS의 최적화 솔버나 양자 영감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이를 이용해 개발자들은 MS의 고급 언어 Q#(큐샵)이나 파이썬 SDK로 양자 알고리즘을 실험할 수 있습니다. 즉,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장의 하드웨어가 없어도 플랫폼 운영과 개발툴 제공으로 양자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향후 자체 위상 큐비트 하드웨어가 완성되면 Azure Quantum에 탑재하여 단숨에 서비스형 양자컴퓨팅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포석을 깔아둔 것이지요.
MS의 이러한 접근법은 투자자들에게 다소 조용하게 비춰질 수 있습니다. 뉴스에 IBM이나 구글처럼 큐비트 숫자를 내세우는 일은 없지만, 한 방에 판을 뒤집을 만한 기술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성공 시 임팩트가 클 수 있습니다. 물론 성공 여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고, 회의적인 시선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랜 소프트웨어 왕좌 경험을 살려, 양자컴퓨팅 소프트웨어 스택과 개발자 커뮤니티를 선점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양자컴퓨팅이 보편화되었을 때 강력한 무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가 측면에서 MS의 양자 행보는 구글과 마찬가지로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래 지분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MS는 클라우드 사업 성장과 AI분야 투자 덕분에 주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양자컴퓨팅 역시 10년 후 클라우드에 탑재될 게임체인저 기술로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놓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MS 경영진은 AI와 더불어 Quantum도 전략적으로 육성 중이며, 2023년 자사 리서치 블로그에 *“10년 내 유용한 양자컴퓨터 실현”*을 기대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술적 모험을 통해 양자 분야에서 판세를 바꾸려는 잠재적 강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상 큐비트라는 꿈이 현실화된다면, MS는 한발 늦게 출발했어도 최종 승자로 부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Quantinuum (Honeywell) – 산업용 양자 기술의 숨은 강자
퀀티눔(Quantinuum)은 2021년 탄생한 통합 양자 기술 기업으로, 미국의 산업기업 허니웰(Honeywell)의 양자컴퓨팅 사업부와 영국의 양자소프트웨어 기업 Cambridge Quantum이 합병하여 만들어졌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상장사가 아니라서 투자자들이 직접 주식을 거래하진 못하지만, 허니웰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양자업계에서 매우 중요한 플레이어이기에 언급하고자 합니다.
퀀티눔의 핵심은 허니웰이 오래 연구해온 트랩트 이온 양자컴퓨터 기술입니다. 허니웰은 원래 항공, 공장자동화 등 전통 산업을 하는 기업이지만, 의외로 양자컴퓨팅 연구를 일찍 시작하여 2020년에는 자체 이온트랩 양자컴퓨터 시스템 H0를 발표했습니다. 이후 H1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며 양자 볼륨 1024를 달성하는 등 세계 최고 성능을 인증받기도 했습니다. 허니웰의 이온트랩 기술은 아이온큐와 유사하지만, 독특하게 이온을 원형 트랩에서 이동시켜 연산하고 다시 결합하는 모듈형 접근을 취합니다. 또한 양자 오류 완화 기술을 적극 적용하여 소수 큐비트로도 효과적인 알고리즘 수행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퀀티눔은 이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Cambridge Quantum이 강점을 지닌 양자 소프트웨어/알고리즘 역량을 합쳐 end-to-end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Quantum Origin이라는 양자 난수 생성 서비스를 출시해서, 양자컴퓨터로 뽑아낸 순수난수를 고객 기업들에게 API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난수는 암호의 근간인데, 기존 컴퓨터의 난수는 완전 예측불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양자 난수가 더 안전하다는 컨셉입니다. 또한 양자 화학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TKET)나 양자머신러닝 라이브러리 등을 개발하여, 산업 분야에서 양자컴퓨터 활용을 돕는 제품군을 갖추고 있습니다.
Quantinuum의 장점은 모기업 Honeywell의 든든한 지원과 산업 네트워크입니다. 허니웰은 양자 부문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천명하고 수억 달러 투자를 단행했으며, 퀀티눔 설립 후에도 지분을 다수 보유하여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퀀티눔은 기술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무 안정성이 높고 장기 전략을 취하기 용이합니다. 또한 화학, 재료, 물류 등 허니웰 고객망을 활용해 실질적 문제 해결에 양자기술을 접목할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일본 JSR이라는 재료회사와 협업해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뮬레이션에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는 연구를 개시하는 등, 산업 밀착형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비록 Quantinuum이 아직 상장되지 않아 일반 투자자는 직접 접근할 수 없지만, 양자산업 전반의 흐름에서 매우 중요한 기업입니다. 특히 글로벌 양자 하드웨어 3강을 꼽자면 IBM, 구글과 함께 퀀티눔(허니웰)이 포함될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납니다. 허니웰의 본업과 연계해 양자센서나 양자암호 모듈 개발 가능성도 있어, 종합 양자기술 기업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향후 수년 내 IPO 가능성도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으니, 투자자들은 이 기업 이름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기타 주목할 기업들 (Intel, NVIDIA 등)
위에서 다룬 기업 외에도 양자 기술 분야에는 흥미로운 플레이어들이 더 있습니다. 몇 가지만 추가로 언급해보겠습니다.
- 인텔(Intel):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인텔도 양자컴퓨팅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초전도 대신 실리콘 스핀 큐비트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CMOS 공정을 활용해 실리콘 칩 위에 전자를 가두어 큐비트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장점은 현재 반도체 제조라인을 활용할 수 있어 대량생산에 유리하고, 초전도보다 냉각온도가 약간 덜 극한이라는 점입니다. 인텔은 2020년대 초반 소수(수 개)의 스핀 큐비트 시연에 성공했고, 호스리지(Horse Ridge)라는 독자적인 저온 제어칩도 개발했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만약 이 기술이 성장하면 인텔이 메모리칩 만들듯이 대규모 양자칩 생산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텔 주주들은 AI와 더불어 이 양자 분야의 진행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 엔비디아(NVIDIA): AI 시대의 승자인 엔비디아는 양자컴퓨팅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진 않지만, 양자 시뮬레이션 및 컨트롤용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2년 발표한 cuQuantum 라이브러리는 엔비디아 GPU 상에서 대형 양자회로 시뮬레이션을 가능케 해, 양자 알고리즘 연구자들이 초기에 결과를 검증하는 데 쓰입니다. 또한 엔비디아는 양자컴퓨터와 GPU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컴퓨팅 구상을 제시하며, 양자컴퓨팅 개발을 돕는 CUDA Quantum (CUDA-Q) 프레임워크도 발표했습니다. 이는 엔비디아가 장기적으로 양자 시대에도 GPU의 역할을 확보하려는 포석입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양자컴퓨팅이 상용화돼도 GPU와 공존하며 작동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고, 실제로 대부분 양자컴퓨터는 FPGA나 GPU 같은 클래식 컨트롤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양자 붐이 일면 엔비디아도 간접적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 글로벌 통신사 및 기타: 양자암호통신 쪽에서는 통신 대기업들도 가세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SK텔레콤(한국), 브리티시텔레콤 BT(영국), Deutsche Telekom(독일) 등이 양자암호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시범망 구축에 나섰습니다. 일본의 도시바(Toshiba)는 자체 QKD 장비를 개발해 상용 제품으로 판매 중이며, 중국의 국가적 지원 하에 등장한 국盾量子(QuantumCTek) 같은 회사는 2020년 상하이 증시에 상장해 중국내 양자암호 시장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또한 양자센싱 분야에서는 독일의 ZEISS, 미국의 Lockheed Martin 등 대기업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호주의 Q-CTRL 같은 스타트업은 양자센서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입니다. 이렇듯 양자 기술 밸류체인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 센서 등 폭넓게 분포되어 있으며 점차 많은 기업이 관심을 갖고 뛰어드는 추세입니다.
양자 산업의 현황과 미래 전망
2025년 현재, 양자 기술 산업은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양자컴퓨팅을 포함한 양자기술 분야에 유입된 민간 투자금이 2022년에 사상 처음으로 연 10억 달러를 넘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수십 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생겨났고, 주요 플레이어들은 앞다투어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며 경쟁 중입니다. 각국 정부들도 양자 기술을 전략 분야로 지정하여 대규모 R&D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2018년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 법(NQI Act)를 제정해 국가적 지원 체계를 마련했고, EU는 10억 유로 규모의 Quantum Flagship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며, 중국은 정확한 수치는 비공개지만 수조 원대의 투자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21세기판 양자 경쟁은 글로벌하게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양자 산업이 상용화되어 경제에 기여하는 시점은 언제쯤일까요?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양합니다만, 양자컴퓨팅의 유용한 활용(Quantum Advantage)이 나타나는 시점을 보통 2025~2030년 사이로 많이들 거론합니다. 즉, 이 시기에 특정 분야에서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 대비 뚜렷이 더 나은 성능을 보여주고, 기업들이 그 혜택을 실제로 얻기 시작할 거라는 예측이지요. IBM은 2026년까지 작은 규모라도 오류 수정된 양자 시스템을 구현하겠다고 했고, 구글은 2029년까지 유용한 양자컴퓨터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IonQ 같은 스타트업도 20252026년에 상용 양자 모듈 출시를 예상하고 있어, 향후 23년은 이 약속들이 시험대에 오르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양자 암호통신 분야는 오히려 양자컴퓨팅보다 상용화가 빨라서, 이미 시범서비스 단계에서 일부 수익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오사카 간, 중국의 베이징-상하이 간, 스위스 제네바-취리히 간 등 여러 양자 암호 회선이 구축되어 운용되었고, 은행 간 정보교환이나 선거관리 데이터 전송 등에 활용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2030년대에는 양자통신 위성망이 여러 나라에서 띄워져 글로벌 양자 네트워크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양자암호 장비 시장 자체는 규모가 아직 작아서, 관련 기업들의 성장은 양자컴퓨팅만큼 폭발적이진 않으나 니치마켓으로서 꾸준한 확대가 기대됩니다. 또한 양자컴퓨팅이 현실화될수록 보안 위협 증가로 양자암호 수요가 급증할 수도 있기에, 보험 성격의 선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양자센싱은 기술에 따라 의료기기, 국방, 첨단계측 등 틈새 시장에서 먼저 쓰일 전망입니다. 예를 들어 양자 자력계를 이용한 뇌자도(MEG) 장비가 병원에 도입된다거나, 양자 중력 센서로 지하자원 탐사가 정밀해진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상용화 시기는 분야마다 차이가 있지만, 이미 양자 센싱 솔루션을 판매하는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고 있어 머지않아 우리 생활 속에 녹아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 관점에서 양자 기술 분야는 “긴 호흡이 필요한 미래 테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1년께 투자 열풍이 일면서 상장한 양자기업들의 주가가 그 이후 대부분 부진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기술 상용화의 긴 시간, 그리고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성장주 차익실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실제로 양자 스타트업들은 상당수가 아직 수익을 못 내고 투자금으로 운영되는 단계라, 투자 리스크도 높습니다. 앞서 소개한 아이온큐, 리게티, 디웨이브, 아르킷 모두 20222023년에 주가가 고점 대비 5090%까지 하락을 겪은 바 있습니다.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시는 분산과 신중함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 일부 투자자들은 양자기술 ETF 등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현재 해외주식 시장에는 Defiance Quantum ETF(QTUM) 등이 상장되어 있는데, 이 ETF는 여러 양자 및 첨단기술 관련주를 바스켓으로 담고 있어 개별 종목 리스크를 줄여줍니다. 전문가들도 양자산업이 초기이므로 개별 주식보다는 ETF처럼 묶음투자가 안전하다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실제 신한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기업들의 연간 주가 변동률(볼래틸리티)이 평균 90% 수준으로, 원유선물이나 비트코인 투자보다도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는 그만큼 기술 불확실성과 투기적 변동이 크다는 뜻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 기술은 거스를 수 없는 미래의 흐름이라는 데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습니다. 현재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이나 각국 정부펀드들은 계속해서 유망한 양자 스타트업을 찾아 투자하고 있고, 대기업들은 인수합병이나 파트너십을 통해 양자 기술을 확보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 보잉, 로레알 등 전통 산업군 기업들도 양자컴퓨팅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를 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들도 단기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5년, 10년 뒤를 내다보고 양자 기술 분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지속한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맺음말: 양자 혁명의 길목에서
양자(Quantum)의 세계는 여전히 일반인에게는 난해하고 실감이 안 나는 영역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살펴본 것처럼, 양자 기술은 서서히 연구실 문턱을 넘어 현실 산업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팅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고, 양자 센서는 우리에게 보이지 않던 신호를 읽어내고 있으며, 양자 암호통신은 정보보안의 절대 방패를 제공하려 하고 있습니다. 마치 20세기 초에 전기가 발명되고 수십 년에 걸쳐 산업 전반을 바꿔놓았듯이, 양자혁명도 시간은 필요하지만 일단 문이 열리면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현재 2025년 시점에서 양자 기술은 “가능성의 증명” 단계에서 “초기 실용화” 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과도기에 수많은 기업이 생겨나고 경쟁하며, 또 어떤 기술표준이 주류가 될지 모르는 혼돈과 기회의 시간이 이어질 것입니다. 그 중에서 오늘 소개한 IonQ, Rigetti, D-Wave, Arqit 같은 기업들은 저마다 독특한 기술과 비전을 갖고 이 경쟁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양자 분야의 개척자들로서 성공한다면 엄청난 열매를 거두겠지만, 실패한다면 사라질 위험도 감수하고 있습니다. 한편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공룡들은 막대한 자본과 인력으로 양자 패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어, 이들의 행보에 따라 산업 지형이 출렁일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다이내믹을 잘 파악하여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양자 기술은 인류의 지적 도전의 산물이라는 점입니다. 수십 년 전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개념들이 이제 현실 기계로 구현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지 않나요? 이 분야의 발전은 단순히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이해하고 이용하는지를 바꿀 수 있는 과학사적 사건입니다. 따라서 일반인들도 너무 어렵다 피하기보다는, 오늘 이 글을 계기로 조금씩 흥미를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 미래에 양자컴퓨터가 스마트폰처럼 흔해진다면, 그때 가서 “나도 저 기술 태동기에 알고 있었지”라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양자 기술의 진보와 양자 기업들의 행보를 흥미롭게 지켜보며, 다가올 양자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함께 해나가길 바랍니다. Quantum의 세계에 대한 탐구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끝까지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