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analytics
생활/문화

근본 뜻 | 인터넷 문화에서 근본 뜻 | 스포츠에서 근본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우리 일상과 인터넷 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은 흥미로운 단어, 바로 ‘근본’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이 단어는 단순히 사전적 의미를 넘어, 특정 문화적 맥락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으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비추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언어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사회 변화와 함께 끊임없이 진화하는 유기체와 같습니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와 같은 디지털 공간에서는 특정 단어가 새로운 의미를 빠르게 획득하고 확산되는 현상을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해당 커뮤니티의 특성과 가치관이 언어에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근본’이라는 단어의 의미 변화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특정 사회 집단,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의 가치 판단 기준, 유머 코드, 그리고 비판 의식이 언어에 어떻게 투영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입니다. 이는 언어가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를 넘어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반영하는 중요한 매개체임을 의미합니다. 이 글에서는 ‘근본’의 본래 의미부터 시작하여, 부정적인 표현인 ‘근본없다’가 어떻게 탄생하고 확장되었는지, 그리고 유머 코드로 사용되는 ‘근본드립’까지, 이 단어의 다채로운 변화와 그 속에 담긴 의미들을 깊이 있게 탐구해 보겠습니다.  

근본 뜻

먼저, ‘근본’이라는 단어가 본래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근본’한자어 ‘根本(근본)’에서 유래했습니다. ‘根(근)’은 나무의 뿌리를, ‘本(본)’은 나무의 밑동을 의미하며, 이 둘이 합쳐져 ‘나무의 뿌리’라는 본래의 뜻을 형성합니다.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根本’은 원래 ‘초목의 뿌리’를 이르는 말이지만, 더 나아가 ‘사물의 본질이나 사람의 본바탕’을 가리키는 의미로 확장되었습니다. 이러한 의미 확장은 단어가 단순히 물리적인 대상을 지칭하는 것을 넘어, 추상적인 개념인 ‘기원’, ‘기반’, ‘정체성’과 같은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를 담아내게 되었음을 시사합니다.  

국립국어원 사전에서도 ‘근본’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닙니다. 첫째, ‘어떤 것의 본질이나 바탕’을 뜻하며, ‘나라의 근본’, ‘물리학의 근본’, ‘정치의 근본’과 같이 사용됩니다. 이는 어떤 현상이나 사물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와 핵심을 지칭하는 용법입니다. 둘째, ‘한 사람이 자라 온 환경이나 혈통’을 의미하며, ‘근본이 나쁘다’, ‘근본이 미천하다’, ‘근본이 있다’, ‘근본이 좋다’와 같이 쓰입니다. 특히, “결혼할 상대로는 근본이 좋은 사람을 고르는 것이 좋다”는 예문은 전통적인 사회에서 혈통이나 배경을 중요시했던 인식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이처럼 ‘근본’이 단순히 물리적인 ‘뿌리’에서 ‘사물의 본질’로, 그리고 다시 ‘개인의 성장 환경이나 혈통’으로 의미가 확장된 것은 이 단어가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기원’, ‘기반’, ‘정체성’과 같은 추상적인 가치를 담아내게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자라온 환경이나 혈통’이라는 의미는 과거 신분사회나 가문 중심 사회에서 개인의 배경이 중요하게 평가되었던 사회적 맥락을 반영합니다. 이 단어의 의미 확장은 한국 사회가 오랜 기간 동안 개인의 능력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집단이나 배경을 중요하게 여겨왔던 문화적 특성을 보여줍니다. 이는 현대에 와서 ‘근본없다’는 표현이 단순한 비난을 넘어 ‘출신’이나 ‘정통성’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는 배경이 됩니다.

흥미롭게도, ‘本’이라는 한자는 일본어에서 ‘책(本, 혼)’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는 ‘책’이 ‘인생의 바탕’이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제시한다는 문화적 인식을 보여줍니다. 중국어에서도 ‘書(shu)’가 책을 의미하지만, 책을 세는 단위로는 ‘本(ben)’을 사용하며, 이는 책 한 권에서 하나의 ‘근본’을 찾고, 두 권에서 두 가지 ‘근본’을 떠올리는 인식을 반영합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본’이 ‘원본’, ‘사본’ 등 ‘글 묶음’의 부분적 의미로 사용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本’이라는 한자가 한국, 중국, 일본에서 ‘책’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방식의 차이는 동일한 한자 문화권 내에서도 각국의 문화적 배경과 언어적 관습에 따라 단어의 의미와 활용이 얼마나 다르게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언어가 단순히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특정 문화권의 사유 방식, 가치관, 그리고 세계관을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근본’이라는 단어가 현대 한국 인터넷에서 특별한 의미를 획득하게 된 것도 이러한 언어적, 문화적 배경 위에 놓여 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인터넷 문화 속 ‘근본’의 재탄생: ‘원조’, ‘정석’, ‘클래식’의 의미

전통적인 의미의 ‘근본’이 인터넷 공간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으며 ‘원조’, ‘원본’, ‘최고’, ‘정석’과 같은 긍정적인 의미로 재탄생했습니다. 이는 특정 분야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거나, 압도적인 실력으로 기준을 제시하는 대상을 칭찬하고 존경하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근본’은 ‘본질, 전통 등을 의미하는 인터넷 은어’로, ‘근본이 좋은 사람이다’라는 표현이 쓰이면서 ‘자라온 환경’이라는 뜻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는 사전적 의미와 인터넷 은어로서의 의미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근본’은 2010년대 이후 ‘근본이 있다/없다’는 표현으로 자주 사용되는 인터넷 신조어가 되었으며, 주로 남초 커뮤니티, 그중에서도 유럽 축구 관련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트위치에서도 ‘트수들(트위치 시청자들)’은 언제부터인가 ‘원조, 원본, 최고’ 등의 말 대신 ‘근본’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추억의 노래,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과거의 콘텐츠가 언급될 때 ‘진정한 클래식’ 또는 ‘시작점’이라는 의미로 활용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근본 있다’는 표현은 단순히 오래되었다는 것을 넘어, 해당 분야의 ‘정석’이나 ‘기준’이 되는 존재, 혹은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지닌 대상을 칭송하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근본’이 ‘본질, 전통’에서 ‘원조, 원본, 최고’로 의미가 확장된 것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형성되었음을 시사합니다. 과거에는 ‘전통’이나 ‘본질’이 주로 ‘오랜 역사’나 ‘변치 않는 특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인터넷에서는 ‘최초’, ‘원본’, ‘가장 뛰어난 것’이라는 의미가 추가되어 ‘클래식’이나 ‘레전드’와 같은 긍정적 의미로 사용됩니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 ‘가치’가 ‘역사성’뿐만 아니라 ‘영향력’과 ‘독창성’에 기반하여 재평가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변화는 디지털 콘텐츠의 빠른 소비 주기 속에서, 오히려 변하지 않는 ‘원형’이나 ‘시작점’이 갖는 희소성과 중요성이 부각되는 현상을 반영합니다. 사용자들은 수많은 정보와 콘텐츠 속에서 ‘진정한 것’, ‘오리지널리티’를 찾아 ‘근본’이라는 이름으로 존중하고 소비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근본’이 특히 남초 커뮤니티, 그중에서도 유럽 축구 관련 커뮤니티에서 많이 사용되었다는 점은 특정 집단 내에서 언어의 의미가 형성되고 전파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는 특정 관심사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자신들만의 고유한 언어와 가치 체계를 구축하며, 외부와는 다른 방식으로 단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음을 나타냅니다. ‘근본’이라는 단어는 이러한 커뮤니티의 ‘정통성’과 ‘헤리티지’에 대한 집착을 반영하는 동시에, 내부 구성원들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인터넷 밈과 은어가 단순히 무작위적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커뮤니티의 문화, 관심사, 그리고 내부적 유대감 형성을 위한 도구로 기능하며 발전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음 표는 ‘근본’이라는 단어의 의미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요약한 것입니다.

[표 1: ‘근본’의 의미 변화 요약]

구분핵심 의미주요 사용 맥락예시
전통적 의미사물의 본질/바탕, 성장 환경/혈통철학, 사회, 인물 평가나라의 근본, 근본이 좋은 사람
인터넷 은어 (긍정적)원조/원본/최고/정석추억의 콘텐츠, 특정 분야의 기준근본 챔피언, 근본 애니
인터넷 은어 (부정적)기원/역사/정통성/실력의 부재구단/팀/인물/작품 비난노근본 구단, 근본없는 플레이

이 표는 ‘근본’이라는 단어가 전통적인 의미와 인터넷 은어로서의 의미가 복합적으로 사용되어 독자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각 의미가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는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조화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은 복잡한 의미 변화를 시각적으로 단순화하여 정보의 접근성을 높이고, 글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근본없다’의 탄생과 확장: 비난과 조롱을 넘어선 의미

‘근본없다’, 또는 ‘노근본’은 ‘근본’의 긍정적 의미와는 대척점에 서 있는 표현입니다. 이는 단순히 ‘기원이 없다’는 것을 넘어, ‘정통성이 부족하다’, ‘기준에 미달한다’, ‘예의나 교양이 없다’ 등 다양한 부정적인 의미로 확장되어 사용됩니다. 특히 특정 대상에 대한 비난이나 조롱의 의도가 강하게 담겨 있습니다.  

해외축구 갤러리에서 시작된 ‘노근본’의 역사

‘근본없다’는 표현의 발상지는 해외축구 갤러리입니다. 이곳에서는 주로 “원래 시작이 미미하고 우승 경력이 많지 않았는데 구단주의 엄청난 투자로 빅클럽 반열에 오른 구단”을 비난하는 표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첼시 FC(2003년), 맨체스터 시티 FC(2008년), 파리 생제르맹 FC(2011년) 등이 있습니다. 이 클럽들이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했을 때 이러한 ‘노근본’ 비난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클럽들이 모두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달성하면서 ‘노근본’ 비난이 줄어들었고, 최근에는 2021년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에 인수되었으나 아직 메이저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한 뉴캐슬 유나이티드 FC가 새로운 ‘노근본’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 맥락에서 ‘근본’은 단순히 ‘전통’보다는 ‘큰 성공을 이룰 기틀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돈으로만 쌓아 올린 성공은 진정한 ‘근본’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해외축구 팬덤에서 ‘근본없다’는 표현이 ‘구단주의 투자로 급성장한 클럽’에 대한 비난으로 사용된 것은 ‘근본’이 단순히 역사나 전통을 넘어, ‘자본의 투입’이라는 새로운 기준에 의해 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돈으로 산 성공’은 ‘진정한 근본’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팬들의 정서가 반영된 것입니다. 이는 스포츠 분야에서 ‘자본’이 팀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팬들이 전통적 가치(역사, 팬덤, 자생적 성장)와 신흥 자본의 충돌 속에서 ‘근본’이라는 개념을 통해 자신들의 가치관을 표현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근본’은 단순한 비난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자본’과 ‘전통’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떤 가치를 더 우위에 둘 것인가에 대한 논쟁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스포츠를 넘어 사회 전반에서 ‘벼락부자’나 ‘쉽게 얻은 성공’에 대한 비판적 시선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스포츠를 넘어선 ‘근본없다’의 확산

‘근본없다’는 개념은 스포츠를 넘어 KBO 리그, K리그 등 국내 스포츠와 특정 인물이나 단체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 비난하는 의미로 확대되었습니다.  

KBO 리그: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키움 히어로즈, NC 다이노스, kt wiz가 주로 ‘노근본’의 대상이 됩니다. 구단이 물의를 일으킬 때도 ‘근본 없는 팀’으로 전락하며, 두산 베어스나 NC, 히어로즈 등이 사고뭉치 이미지가 겹쳐 ‘노근본’ 소리를 듣습니다. 또한, 실력이 부진한 팀들(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도 ‘실력이 무근본’이라고 비판받기도 합니다. 팀 구성원이나 플레이, 작전, 구단 시설, 스폰서, 치어리더 등 모든 요소에서 ‘근본’을 따질 수 있습니다. ‘근본’의 기준은 잡는 사람 마음이기 때문에 특정 팀을 비하할 때 근본드립을 추가할 수 있으며, 라이벌 팀 간의 논쟁에서 ‘근본’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K리그: 2000년대까지 중하위권이었으나 2010년대부터 강호가 된 전북 현대 모터스가 심판매수 논란과 엮여 ‘노근본’ 드립의 주요 대상이 됩니다.  

일반적 사용: 특정인이나 특정 단체가 사고를 쳤을 때 비난하는 의미로도 확대되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인물이나 단체가 평소 능력을 인정받고 있거나, 납득할 만한 대응과 후속 조치를 했을 경우에는 이러한 비난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근본없다’가 단순히 ‘역사나 전통의 부재’를 넘어 ‘구단의 물의’나 ‘사고뭉치 이미지’와 연결되는 것은 ‘근본’이라는 개념이 ‘도덕성’이나 ‘윤리성’과 같은 비물질적인 가치까지 포괄하게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즉, 아무리 역사가 길거나 실력이 뛰어나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근본 없는’ 것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된 것입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기업이나 단체, 개인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기준’이 강화되고 있음을 반영합니다. ‘근본’은 단순히 ‘출신’이나 ‘역사’를 넘어, ‘올바른 행동’과 ‘사회적 기여’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정통성’의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 정보 확산이 빨라지면서, 한 번의 실수가 ‘근본 없음’이라는 낙인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근본의 기준은 잡는 놈 마음’이며, 라이벌 팀 간의 논쟁에서 ‘근본’을 두고 공방이 벌어진다는 점은 ‘근본’이라는 개념이 객관적인 기준이라기보다, 특정 팬덤이나 커뮤니티의 주관적인 가치 판단과 감정적 요소가 강하게 개입되어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팬덤 문화에서 ‘우리 팀’의 우월성을 주장하고 ‘상대 팀’을 비하하기 위한 수단으로 ‘근본’이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근본’은 단순한 비난어를 넘어, 팬덤 간의 정체성 싸움, 소속감 강화, 그리고 외부 집단에 대한 배타성을 드러내는 도구로 기능합니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언어가 어떻게 집단 간의 경계를 만들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사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예능과 창작물 속 ‘근본없다’

‘근본없다’는 표현은 스포츠를 넘어 예능, 게임 등 다양한 창작물 분야에서도 폭넓게 사용됩니다. 여기서는 ‘오리지널리티’, ‘정석’, ‘기존 질서’에 대한 존중 여부가 ‘근본’의 유무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예능: 박명수가 무한도전에서 공채 개그맨인 자신과 길거리에서 픽업된 노홍철을 비교하며 ‘근본 없는 개그맨’이라고 디스하는 레퍼토리를 사용했습니다. 이는 과거 방송사에서 공채와 특채를 가지고 ‘근본’을 따지고 차별했던 현실을 반영한 블랙 코미디입니다.  

창작물 (게임):

  •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게임: 하스스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처럼 자회사의 다른 게임을 전신으로 하는 작품에서 오리지널 캐릭터가 매력 없이 중요 자리를 차지할 때 ‘근본 없다’는 조롱을 듣습니다. 특히 키히라(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는 이러한 비판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 시리즈물: 맨 첫 작이 ‘근본’으로 지칭되곤 합니다 (예: 역전재판 1의 BGM, 포켓몬스터 시리즈 초대 주인공 레드).  
  • 변화에 대한 비판: 역사가 오래된 시리즈에서 그래픽이나 시스템, 전투 방식 등 큰 변화가 일어날 경우, 구작 팬들이 ‘근본이 없다’며 비난하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구작 팬덤과 최신작 팬덤 간의 다툼이 발생하며, 지나치게 ‘근본’을 외치며 구작 방식을 강요하는 팬들을 ‘구작충’이라는 멸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 피파 온라인: 팀 스쿼드를 짤 때 ‘근본’은 선수 개인의 실력보다는 해당 팀에 얼마나 오래 뛰었고 공헌했는지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AC밀란 스쿼드에서 성능이 좋은 호나우두보다 팀에 오래 공헌한 필리포 인자기가 ‘근본 있는’ 선수로 여겨집니다. ‘근본 스쿼드’는 보통 팬심과 만족도를 중심으로 은퇴한 선수를 포함하여 팀에 오래 뛴 선수를 위주로 구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리그 오브 레전드: 출시된 지 오래되거나 꾸준히 쓰여 온 챔피언들이 ‘근본 있는 챔피언’으로 꼽힙니다. 반대로 나온 지 얼마 안 되거나 이상한 방법으로 기용되는, 또는 희한한 스킬 구성으로 밸런스를 망가뜨리는 챔피언은 ‘근본이 없다’고 분류됩니다. 각 라인별로 ‘근본’ 챔피언의 기준이 다릅니다 (예: 탑솔은 근접 전사/탱커, 정글러는 일 잘하는 특급 노예, 미드는 마법사 챔피언, 바텀은 원딜, 서포터는 팀원 보조 능력).  

게임 시리즈에서 ‘첫 작이 근본’으로 지칭되거나, 큰 변화가 있을 때 ‘근본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근본’이라는 개념이 ‘정통성’과 ‘오리지널리티’를 중시하는 팬들의 보수적인 성향을 반영함을 보여줍니다. 이는 새로운 시도나 변화에 대한 저항감, 그리고 과거의 향수를 선호하는 심리가 ‘근본’이라는 단어를 통해 표출되는 것입니다. ‘구작충’이라는 멸칭의 등장은 이러한 갈등이 심화되었음을 나타냅니다. ‘근본’은 단순히 과거를 지칭하는 것을 넘어, 콘텐츠 소비자들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평가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이는 특히 장수하는 시리즈물에서 개발사나 제작사가 팬덤의 ‘근본’에 대한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 하는 중요한 과제를 던져줍니다.  

피파 온라인에서 ‘근본’이 선수 개인의 실력보다 ‘팀에 대한 공헌도’나 ‘오랜 기간 헌신’을 의미하는 것은 ‘근본’이 단순히 객관적인 능력치를 넘어, ‘관계적 맥락’과 ‘팬심’에 기반한 주관적인 가치 판단임을 보여줍니다. 이는 팬들이 특정 대상(선수, 캐릭터)과의 정서적 유대감, 그리고 그 대상이 속한 집단(팀, 시리즈)에 대한 충성심을 ‘근본’이라는 단어를 통해 표현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근본’은 객관적인 지표를 넘어서는 ‘감성적’이고 ‘관계적’인 가치를 담는 용어로 기능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소비자들이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이야기, 역사, 그리고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을 반영합니다.  

‘근본없다’와 ‘본데없다’의 차이

‘근본없다’는 표현은 때때로 ‘예의 없다’는 의미로 오해되거나 혼용되기도 하는데, 이는 ‘본데없다’라는 순우리말과 유사한 맥락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단어는 그 어원과 의미의 확장 과정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본데’는 ‘보아서 배운 범절이나 솜씨 또는 지식’을 의미하는 순우리말 명사입니다. 따라서 ‘본데없다’는 ‘보고 배운 것이 없다’, 또는 ‘행동이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데가 있다’는 뜻의 형용사입니다. 이는 ‘무례하다’, ‘버릇없다’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반면 ‘근본없다’는 사전적 의미의 ‘자라온 환경이나 혈통’이 없다는 비하적 표현에서 출발하여 , 인터넷 문화에서는 ‘전통, 원형, 정석’이 부족하거나, ‘기틀이 되는 큰 성공’이 없다는 의미로 확장되었습니다. 또한, ‘맥락없다’는 의미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회사의 체계가 없다’를 ‘근본없다’ 대신 ‘체계가 없다’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본데없다’는 주로 개인의 ‘행동’이나 ‘태도’가 예의에 어긋날 때 사용되는 반면, ‘근본없다’는 대상의 ‘기원’, ‘정통성’, ‘시스템’, ‘기반’ 또는 ‘성공의 배경’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화장실 유머’처럼 ‘예의 없고 근본 없는 놈’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언급처럼 , 일부 맥락에서는 ‘예의 없음’과 유사하게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는 ‘근본없다’의 확장된 의미 중 하나일 뿐 본질적인 의미는 다릅니다.  

‘근본없다’와 ‘본데없다’의 의미 차이를 명확히 하는 것은 언어 사용에 있어서 ‘의도’와 ‘맥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비록 일부 상황에서 ‘예의 없음’과 유사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 ‘근본없다’는 주로 대상의 ‘기원’, ‘체계’, ‘정통성’에 대한 비판을 담는 반면, ‘본데없다’는 개인의 ‘행동 양식’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는 인터넷 은어가 기존 언어의 의미를 단순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뉘앙스와 비판적 관점을 추가하며 언어의 표현력을 풍부하게 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동시에, 이러한 신조어를 사용할 때는 그 내포된 의미와 사회적 파장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다음 표는 ‘근본없다’가 사용되는 분야별 특징을 요약한 것입니다.

[표 2: ‘근본없다’ 사용 분야별 특징]

분야‘근본없다’의 의미주요 대상/예시
스포츠 (해외축구)자본으로 급성장한 팀/전통 부족첼시, 맨시티, PSG, 뉴캐슬
스포츠 (KBO/K리그)역사/우승/실력/구단 운영의 문제키움, NC, kt, 두산, 전북
예능공채/특채 등 정통성 부족노홍철
게임 (블리자드)오리지널리티 부족/매력 없는 캐릭터키히라
게임 (시리즈물)구작과의 단절/과도한 변화최신작 변화
게임 (피파 온라인)팀 공헌도 부족/팬심 결여호나우두 vs 인자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밸런스 파괴/비정석적 플레이신규 챔피언, 비주류 챔피언
일반적 비난특정 인물/단체의 물의/비도덕성사고뭉치 인물/단체

이 표는 ‘근본없다’는 표현이 너무나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어, 독자들이 각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의미와 맥락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합니다. 각 분야별로 ‘근본없다’가 어떤 의미로 사용되는지, 그리고 어떤 대상에 주로 적용되는지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은 복잡한 정보를 구조화된 형태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근본없다’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의 스펙트럼을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보여주어, 독자들이 각 분야에서의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근본드립’의 유머 코드와 문화적 파급력

‘근본드립’은 ‘근본’과 ‘근본없다’의 개념을 활용하여 특정 대상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동시에, 커뮤니티 내부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유머 코드로 발전했습니다. 이는 특히 디시인사이드와 트위치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사용되며 독특한 문화적 현상을 만들어냈습니다.  

‘근본드립’의 발상지: 해외축구 갤러리 및 디시인사이드

‘근본드립’의 발상지는 해외축구 갤러리입니다. 이곳에서 ‘우승 경력 등 구단의 현 상태’를 언급하거나 ‘유망주의 프로 정신’을 언급하는 경우, 또는 단순히 ‘우승 경력’을 의미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특정 팀이나 선수의 ‘정통성’이나 ‘클래스’를 평가절하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디시인사이드의 밈 목록에도 ‘근본론’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근본드립’이 해당 커뮤니티의 주요 유머 코드 중 하나임을 보여줍니다.  

‘근본드립’이 ‘우승 경력’이나 ‘프로 정신’ 등 특정 분야의 ‘권위’나 ‘기준’을 언급하며 시작되었다는 점은 이 드립이 단순히 조롱을 넘어, 기존의 ‘권위’나 ‘명성’을 재평가하고 때로는 전복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의 익명성과 자유로운 비판 문화 속에서, 기성 권위에 대한 도전적인 태도가 언어적으로 표출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근본드립’은 특정 대상의 ‘겉모습’이나 ‘현재의 성공’ 이면에 숨겨진 ‘취약점’이나 ‘결핍’을 꼬집으며, 표면적인 권위가 아닌 ‘진정한 가치’를 찾아내려는 시도를 반영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보여지는 것’과 ‘실제’ 사이의 괴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건 없다 게이야’ 밈과의 연관성

‘근본드립’은 디시인사이드에서 유행한 또 다른 밈인 ‘그런건 없다 게이야’와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집니다. 이 밈은 낚시성 제목으로 사용자의 기대를 유발한 뒤, 본문에서 ‘그런건 없다 게이야’라는 문구와 함께 페페콘, 강호동의 ‘나만 아니면 돼’ 짤 등을 사용하여 상대방을 조롱하고 분노를 유발하는 방식입니다.  

‘그런건 없다 게이야’ 밈은 메이플스토리 갤러리에서 시작되었는데,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사건’ 이후 게임을 접었던 유저들에게 ‘아이템 복구’와 같은 허위 정보를 제공하며 조롱하는 글에서 유래했습니다. “왜 남들 따라 접고 아이템 다 버렸냐, 그런 건 없다 게이야”라는 내용으로, 집단 심리에 휩쓸려 행동한 사람들을 비웃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이 밈은 ‘안 돼 안 바꿔줘 바꿀 생각 없어 빨리 돌아가’,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근데 어쩔건데?’ 등 다른 밈과 결합하여 사용되기도 합니다. ‘근본드립’은 이처럼 상대방의 기대를 꺾고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거나, 특정 대상의 ‘기반 없음’을 비웃는 맥락에서 ‘그런건 없다 게이야’ 밈과 유사한 유머 코드를 공유합니다.  

‘근본드립’이 특정 대상의 ‘부족한 기반’을 꼬집는 반면, ‘그런건 없다 게이야’ 밈은 사용자의 ‘헛된 기대’를 꺾고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유머를 사용합니다. 이 두 밈은 ‘기대-좌절-조롱’이라는 유사한 유머 구조를 공유하며, 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환상’이나 ‘기대’를 비웃고 ‘냉소적인 현실’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 사건처럼 사회적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러한 유머가 더욱 확산되는 것은, 현실에 대한 불만과 체념이 유머로 승화되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유머 코드는 단순히 웃음을 넘어, 사회적 불만이나 집단 심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이러한 밈을 통해 자신들이 겪는 불합리한 현실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시에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타인을 조롱함으로써 우월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트위치에서의 ‘근본’ 밈

트위치에서는 ‘근본’이라는 단어가 ‘원조, 원본, 최고’ 등의 의미로 자주 사용되며, 특히 추억의 노래,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과거의 콘텐츠가 언급될 때 ‘진정한 클래식’이라는 의미로 활용됩니다. 이는 ‘근본’이 단순한 비하 표현을 넘어, 특정 콘텐츠의 ‘오리지널리티’와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긍정적인 의미로도 사용됨을 보여줍니다. ‘동희는 아가야’ 밈처럼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데에도 ‘근본’의 개념이 간접적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트위치에서 ‘근본’이 ‘추억의 콘텐츠’와 연결되어 ‘원조, 원본, 최고’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은 이 밈이 ‘향수’를 자극하고 특정 세대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과거의 콘텐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단순히 ‘오래됨’을 넘어 ‘그때 그 시절’의 문화적 가치와 경험을 공유하려는 욕구를 반영합니다. ‘근본’은 디지털 시대의 빠른 변화 속에서 오히려 ‘변하지 않는 가치’나 ‘시대를 초월한 명작’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세대 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문화적 코드로 기능합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새로운 것을 쫓기보다, 과거의 유산을 재조명하고 재해석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을 추구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근본드립’이 주는 재미와 사회적 의미

‘근본드립’은 공분이나 허탈감을 일으킬 만큼 터무니없는 발언에 대한 비난 이나, 특정 대상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이는 커뮤니티 내에서 ‘선근필승’과 같은 현상을 낳기도 합니다.  

‘근첩’ 밈과 같이 ‘근본’과 관련된 다른 밈들도 디시인사이드에서 활발하게 사용됩니다. ‘근첩’은 루리웹 출신이거나 그 성향을 가진 사람을 비하하는 용어로, ‘근첩 방역’이라는 명목 하에 특정 짤(노무현, 욱일기 등)을 사용하며 ‘근본’을 따지는 행위와 연결되기도 합니다. ‘선근필승’은 자신이 모르는 내용이나 불리한 내용이 나오면 바로 ‘근첩몰이’를 시전하여 상대방의 주장을 무효화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이는 ‘찡하다’, ‘설왕설래’와 같은 일상적인 단어조차 자신이 모르면 ‘근첩’이라고 욕하는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드립은 커뮤니티 내 유대감을 형성하고 외부인을 배척하는 도구로 기능하며, 때로는 도배나 꾸준글로 인해 불쾌감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근본’은 실력과도 연결되어, 아무리 인성 좋은 선수라도 성적이 안 좋으면 ‘뛰는 폼이 노근본이다’, ‘생긴 게 근본이 없다’는 식으로 비난받기도 합니다.  

‘근본드립’이 ‘선근필승’과 같은 현상으로 이어지며 특정 짤(노무현, 욱일기 등)과 결합하여 ‘근첩 방역’에 사용되는 것은 이 드립이 단순히 유머를 넘어, 특정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외부인’이나 ‘이질적인 사상’을 배척하는 강력한 도구로 기능함을 보여줍니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자신들만의 ‘내부 코드’를 통해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고, 집단적 동질감을 형성하려는 욕구를 반영합니다. ‘근본드립’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배타성과 폐쇄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특정 정치적/사회적 성향을 가진 집단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데 언어를 어떻게 악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집단 극화’ 현상과도 연결됩니다.  

선수의 인성이나 엘리트 코스 여부와 상관없이 ‘성적이 안 좋으면 노근본’이라고 비난받는다는 점은 ‘근본’이라는 개념이 현대 사회의 ‘성과 지상주의’를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아무리 좋은 배경이나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도 결국 ‘결과’나 ‘실력’이 없으면 ‘근본 없음’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 인식이 담겨 있습니다. ‘근본’은 단순한 ‘뿌리’나 ‘전통’을 넘어, ‘현재의 성과’와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로 작용합니다. 이는 특히 경쟁이 심한 분야에서 ‘결과’가 모든 것을 정당화하거나 부정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강화하며, 개인이나 집단이 ‘성과’를 통해 ‘근본’을 증명해야 하는 압박감을 느끼게 합니다.  

결론: ‘근본’의 진화, 그리고 우리 사회의 거울

지금까지 ‘근본’이라는 단어가 전통적인 의미를 넘어 인터넷 문화 속에서 어떻게 다채롭게 진화해 왔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 단어는 본래 ‘사물의 본질’이나 ‘개인의 배경’을 의미하는 한자어 ‘根本’에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공간에서는 ‘원조’, ‘정석’, ‘클래식’과 같은 긍정적 의미로 재탄생하여 특정 콘텐츠나 대상의 ‘오리지널리티’와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반면, ‘근본없다’는 표현은 주로 해외축구 갤러리에서 ‘자본으로 급성장한 팀’을 비난하는 데서 시작하여 , 국내 스포츠, 예능, 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었습니다. 이 부정적인 용법은 단순히 ‘기원이나 전통의 부재’를 넘어, ‘도덕성’, ‘윤리성’, ‘사회적 책임’의 결여, 그리고 ‘실력’이나 ‘성과’의 부족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특히, ‘근본없다’는 특정 대상의 ‘정통성’이나 ‘기반’을 공격하고, 때로는 ‘예의 없음’이나 ‘맥락 없음’과 유사하게 사용되기도 합니다.  

‘근본드립’은 이러한 ‘근본’과 ‘근본없다’의 개념을 활용하여 유머와 조롱의 코드를 형성했습니다. ‘그런건 없다 게이야’ 밈과 같이 냉소적인 현실을 직시하게 하거나 , 특정 커뮤니티의 내부 결속을 다지고 외부인을 배척하는 도구로 기능하기도 합니다. 동시에 트위치에서는 ‘향수’와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긍정적인 의미로도 활용되어, ‘변하지 않는 가치’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근본’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우리 사회의 가치관, 전통과 변화에 대한 인식, 그리고 집단 간의 역학 관계를 반영하는 흥미로운 거울이 되어주었습니다. 이 단어의 의미 변화는 언어가 사회의 흐름과 어떻게 밀접하게 연결되어 진화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디지털 커뮤니티의 발달은 이러한 언어의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복잡하게 만들었으며, ‘근본’이라는 단어는 이러한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처럼 언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을 넘어, 특정 시대와 사회의 문화적 특성, 가치관, 그리고 집단적 심리를 담아내는 살아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근본’이라는 단어의 여정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언어가 어떻게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추고 재구성하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